
전주 한옥마을 지도를 펼쳐 보니 이름난 장소들이 생각보다 가까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입구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같은 골목을 여러 번 오가게 된다. 처음 간다면 전동성당에서 시작해 경기전, 오목대, 전주향교를 거쳐 남부시장으로 내려오는 동선이 편하다. 길을 따라 걷다가 전주천을 만나면 방향을 확인하기도 쉽다.
전주역에서 한옥마을 입구까지 가는 길
기차를 타고 왔다면 전주역 앞 승강장에서 전동성당·한옥마을 방면 버스를 찾으면 된다. 전주시 한옥마을 안내에는 79번과 119번 등이 이 구간을 지나는 버스로 소개돼 있고, 이동 시간은 약 25분으로 안내한다. 도로가 막히면 더 걸릴 수 있으니 돌아가는 기차 시간에는 여유를 두자. 버스에 오르기 전에는 정류장 전광판에서 ‘전동성당·한옥마을’ 경유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류장에서 내린 뒤에는 전동성당을 첫 목적지로 잡는다. 성당과 경기전이 서로 가까워 출발 위치를 확인하기 좋고, 태조로를 따라 한옥마을 안쪽으로 들어가기도 쉽다. ‘한옥마을’이라는 넓은 이름만 지도에 입력하면 예상과 다른 쪽 입구로 안내될 수 있다. 처음에는 전동성당처럼 건물 이름을 찍는 쪽이 덜 헷갈린다.
차로 간다면 한옥마을 제1공영주차장은 기린대로 99에 있어 중심부 접근이 편하다. 제4공영주차장으로 안내되는 대성공영주차장은 춘향로 5299에 있으며 무료 주차장으로 소개돼 있다. 대신 중심부와 거리가 있어 셔틀버스 이동을 고려해야 한다. 전주시 안내상 셔틀은 대성공영주차장과 오목대 승강장 사이를 운행한다. 주말에는 운행 간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발 전에 전주한옥마을 안내에서 당일 시간을 확인하자.
전동성당과 경기전은 한 묶음으로 걷기
전동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면 다음은 경기전이다. 두 장소를 먼저 보고 태조로 안쪽으로 들어가면 남부시장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전동성당은 주변에서 외관을 보고, 내부 방문은 현장 안내를 따른다. 종교 시설이라 행사나 미사 시간에 따라 관람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경기전에서는 건물 앞만 보고 나가기보다 안쪽까지 걸어보는 편이 좋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과 관련된 공간, 전주사고가 이어져 있어 한옥마을의 역사적 배경이 눈에 들어온다. 전주시 관광 안내에 따르면 경기전 관람 시간은 계절별로 다르고 입장 마감은 폐장보다 한 시간 빠르다. 겨울 오후에 도착한다면 경기전을 먼저 넣어야 일정이 꼬이지 않는다. 해설을 듣고 싶다면 정문 안에서 출발하는 경기전 역사투어도 있다. 관람과 해설까지 생각하면 이곳에만 한 시간 안팎을 잡는 것이 무난하다.
태조로를 지나 오목대와 향교로 이어가기
경기전에서 나와 태조로를 따라 동쪽으로 걷는다. 큰길에는 간식집과 상점이 많지만, 옆 골목으로 한 블록만 들어가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초행길이라면 태조로를 기준선으로 삼고, 골목 구경을 마친 뒤 다시 그 길로 돌아오면 된다. 지도에서 다음 목적지를 오목대로 찍어두면 어느 방향으로 계속 가야 하는지 분명해진다.
오목대는 한옥 지붕을 위쪽에서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다만 올라가는 구간에 계단과 경사가 있으니 유모차를 밀거나 계단이 불편하다면 오르막을 무리해서 넣지 않아도 된다. 아래쪽 골목만 걸어도 한옥마을 풍경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오목대에 올랐다면 사진을 찍고 다시 내려와 향교길로 향한다. 전주향교까지 가는 길은 번화한 태조로보다 차분해, 걷는 속도를 조금 늦추기 좋다.
전주향교에 들른 뒤에는 남천교를 다음 표지로 삼는다. 전주시가 소개하는 향교 선비길 도보 코스도 향교길을 지나 남천교 청연루로 이어진다. 다리 주변에서는 전주천의 위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방향을 잃었을 때 기준점이 된다. 향교나 오목대의 개방 상황은 방문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특정 장소의 내부 관람이 꼭 목적이라면 미리 전주시 관광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남천교에서 남부시장까지 내려오는 시간
남천교에 도착하면 천변을 잠깐 걷거나 청연루 주변에서 쉬어도 좋다. 이후에는 풍남문을 목적지로 잡고 북서쪽으로 이동하면 남부시장과 이어진다. 시장에서 식사를 할 계획이라면 이 구간을 점심이나 이른 저녁 시간에 맞추면 동선이 자연스럽다. 국밥 한 그릇을 먹거나 시장 안을 천천히 둘러볼 시간을 별도로 40분에서 한 시간쯤 남겨두자.
전동성당에서 출발해 경기전 관람, 태조로 골목 산책, 오목대, 전주향교, 남천교, 남부시장을 모두 넣으면 쉬는 시간에 따라 반나절 정도가 알맞다. 장소 사이를 걷는 시간보다 사진을 찍고 가게를 둘러보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 쉽다. 일정이 빠듯하면 오목대와 향교 중 한 곳만 골라도 흐름은 유지된다. 돌아갈 때는 시장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을 그때 확인하자. 출발할 때 내린 정류장까지 무조건 되돌아갈 필요는 없다.
처음 가는 지역에서는 명소의 개수보다 길의 순서가 기억에 남는다. 전주 한옥마을도 전동성당을 시작점으로 잡고 태조로와 전주천을 길잡이로 삼으니, 골목을 마음껏 둘러본 뒤에도 다음 방향을 찾기가 한결 수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