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일본 여행 경비를 계산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상대는 토스뱅크 체크카드의 ‘해외 2% 캐시백’을 기대하고 있었다. 카드 혜택은 날짜를 빼고 계산하면 틀리기 쉽다. 토스뱅크 안내에 따르면 2026년 8월 11일부터 해외 결제 2% 캐시백은 끝났고,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로 바뀌었다. 지금 일본에서 이 카드를 쓸 때 돌려받는 현금을 2%로 잡아서는 안 된다.
1. 일본 결제에서 아끼는 돈은 건수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면제 대상은 국제브랜드 수수료 1%와 해외이용 수수료 결제 건당 0.5달러다. 조건은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체크카드의 해외 결제계좌로 연결하는 것. 전월 실적이나 일본 가맹점별 할인 한도를 채워야 받는 혜택은 아니다. 식당, 편의점, 쇼핑처럼 결제처를 나눠 따질 필요 없이 수수료 구조를 보면 된다.
비교를 위해 1달러를 1,400원으로 가정해 보자. 같은 수수료를 받는 일반 카드와 비교하면 일본에서 총 30만 원을 20번 나눠 결제할 때 절감액은 약 1만 7,000원이다. 결제금액의 1%인 3,000원에 건당 700원씩 20번, 1만 4,000원을 더한 값이다. 총 100만 원을 두 번에 결제했다면 약 1만 1,400원이다. 금액은 더 커도 결제 횟수가 적어 절감액은 작다. 실제 원화 환산액은 이용 시점의 환율과 결제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서 ‘절감’은 비교 카드에 같은 수수료가 붙는다는 가정 아래의 금액이다. 이미 해외 결제 수수료가 면제되는 카드를 갖고 있다면 이 부분의 추가 이득은 0원이다. 또 수수료 면제는 캐시백과 다르다. 일본에서 100만 원을 썼다고 계좌에 2만 원이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다.
2. 엔화 환전은 무료여도 환율은 움직인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일본 엔화를 지원하고, 엔화를 살 때와 남은 엔화를 원화로 바꿀 때 환전 수수료를 면제한다. 여행 전에 엔화를 채워 둘 수도 있고, ‘부족한 돈 자동환전’을 신청해 결제할 때 모자라는 금액만 바꿀 수도 있다. 자동환전 기능은 앱에서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환전 수수료 0원과 환차손 0원은 다른 말이다. 예를 들어 100엔을 900원에 계산해 5만 엔을 사면 45만 원이다. 여행 뒤 남은 1만 엔을 100엔당 880원일 때 원화로 바꾸면 8만 8,000원을 받는다. 그 1만 엔을 살 때 낸 9만 원보다 2,000원 적다. 환전 수수료가 없어도 환율이 내려가면 생기는 차이다. 현지 소비액을 모르겠다면 큰돈을 한 번에 바꾸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나눠 바꾸는 편이 계산하기 쉽다.
결제 단말기가 엔화와 원화 중 통화를 고르라고 하면 엔화를 선택하는 편이 유리한지 확인해야 한다. 원화 선택은 현지 가맹점이나 결제 대행업체가 환율을 정하는 해외원화결제다. 토스뱅크의 카드 수수료 면제 조건을 충족해도 그 환율에 포함된 비용까지 없애 주지는 않는다. 마스터카드도 현지 통화 결제와 원화 환산 결제의 환율 적용 주체가 다르다고 안내한다.
3. 일본 ATM은 월 5회와 700달러를 함께 본다
일본에서는 카드만으로 지출을 끝내기 어려운 때가 있어 현금 인출 조건도 봐야 한다. 외화통장을 해외 결제계좌로 연결하면 토스뱅크의 해외 ATM 수수료인 인출액의 1%와 건당 3달러가 면제된다. 다만 한국 시각으로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누적 5회와 누적 700달러 상당액이라는 두 한도 안에서만 적용된다. 현지 ATM 운영사가 별도로 받는 수수료는 면제 대상이 아니다.
가령 100엔을 900원, 1달러를 1,400원으로 놓고 일본에서 1만 엔씩 네 번 인출했다면 총 36만 원이다. 같은 수수료를 내는 카드와 비교한 토스뱅크 쪽 절감액은 인출액의 1%인 3,600원과 건당 3달러 네 번에 해당하는 1만 6,800원을 합쳐 약 2만 400원이다. 단, 현지 ATM 운영사 수수료는 이 계산에 넣지 않았다. 운영사 수수료가 붙으면 실제 절감액은 줄어든다.
횟수가 먼저 한도를 넘으면 6회차부터 인출액의 1%와 3달러가 붙는다. 금액이 먼저 700달러를 넘는 거래에는 초과분의 1%와 3달러가 적용되고, 이후 거래에는 인출액의 1%와 3달러가 붙는다. 현지 ATM 수수료도 누적 인출 금액 한도 계산에 포함된다. 소액을 자주 찾는 여행이라면 ‘ATM 무료’라는 문구만 보고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연회비 손익분기점보다 중요한 사용 조건
토스뱅크 체크카드는 연회비가 없다. 따라서 연회비를 회수하려고 일본에서 일정 금액 이상 써야 하는 손익분기 소비액은 0원이다. 대신 출발 전에 외화통장이 카드의 해외 결제계좌로 연결됐는지, 자동환전을 쓸 생각이라면 신청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처음 해외 결제를 한다면 토스 앱에서 요구하는 본인 확인도 미리 끝내 두는 편이 낫다.
이미 수수료 면제 카드가 있고 일본에서 현금을 거의 찾지 않는 사람에게는 새로 기대할 금전적 차이가 작다. 반대로 소액 결제를 여러 번 하고 현금도 월 한도 안에서 몇 차례 찾는 사람이라면 절감액이 눈에 보인다. 제 계산에서는 화려한 적립률보다 결제 횟수, ATM 이용 횟수, 외화통장 연결 여부가 이 카드의 일본 여행 가치를 더 정확하게 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