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친구 원룸을 같이 꾸몄는데, 장바구니에 담아 둔 것만 70만 원이 넘더라고요. 막상 방에 들어가 보니 가장 거슬리는 건 낡은 벽 한 면과 어두운 책상 자리였습니다. 원룸 인테리어 비교를 할 때 사진 속 완성된 모습만 보면 이런 차이를 놓치기 쉽습니다. 저는 먼저 바꿀 곳을 두 군데만 고르고, 퇴거할 때 되돌릴 수 있는지부터 따집니다.
돈 쓰기 전에 방부터 재는 방법
6평 원룸이라도 가구가 차지하는 면적과 창 위치에 따라 필요한 작업이 달라집니다. 줄자로 침대와 책상 사이 통로 폭, 문이 열리는 범위, 벽 높이를 재서 종이에 적어 두세요. 가구를 들인 뒤 통로가 60cm도 안 나오면 색을 바꾸는 것보다 가구 배치를 손보는 편이 체감이 큽니다.
제가 쓰는 비교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지금 불편한 점이 실제로 줄어드는지, 설치와 철거에 시간이 얼마나 드는지, 원상복구 비용이 생길 수 있는지입니다. 전월세라면 계약서의 못질·도장 관련 조건도 먼저 확인합니다. 접착식 제품이라고 벽지가 멀쩡하게 떨어진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벽은 페인트와 접착식 시트를 이렇게 비교합니다
벽 한 면을 가로 3m, 높이 2.3m로 잡으면 면적은 약 7㎡입니다. 페인트는 색 선택 폭이 넓고 이음매가 없지만, 기존 벽지가 들떴거나 얼룩이 번지는 상태라면 밑작업부터 해야 합니다. 벽지를 붙인 채 칠할 수 있는지는 벽지 종류와 접착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서리가 벌어졌다면 그 위에 바로 칠하지 않습니다.
제 작업 기준으로 한 면 페인트칠은 가구 이동과 바닥 보양에 1~2시간, 먼지 제거와 마스킹에 1시간 안팎, 두 번 칠하는 데 2~3시간을 잡습니다. 건조 대기 시간은 제품 표시를 따로 봐야 해서 하루 일정이 비는 게 편합니다. 페인트, 롤러, 붓, 트레이, 보양재를 처음부터 산다면 예산은 8만~15만 원 정도로 잡고 품목별 가격을 확인합니다. 롤러와 트레이는 빌리기 어렵지만 사다리는 빌릴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볼 만합니다.
접착식 시트는 작은 포인트 면이나 흠집을 가리는 데 손이 덜 갑니다. 다만 폭이 좁은 제품으로 큰 벽을 덮으면 이음매가 늘고, 울퉁불퉁한 벽지 위에서는 기포가 잘 보입니다. 한 면 작업에 재단과 부착까지 3~5시간을 예상합니다. 시트와 헤라, 칼을 합친 예산은 5만~12만 원 정도로 잡되 필요한 길이를 계산한 뒤 구매합니다. 임대 주택이라면 눈에 덜 띄는 곳에 작은 조각을 붙였다 떼어 벽지 손상부터 확인하세요. 손상이 걱정되면 벽 전체를 바꾸는 계획은 접는 편이 낫습니다.
바닥은 러그부터 놓아 보고 결정합니다
바닥 색이 마음에 안 든다고 처음부터 전체를 덮으면 가구를 전부 옮겨야 합니다. 6평 방에서 제가 먼저 해보는 건 침대 옆이나 책상 아래에 러그를 놓는 일입니다. 바닥을 닦고 말린 뒤 까는 데 30분~1시간이면 되고, 예산은 크기와 소재에 따라 5만~12만 원 정도로 잡습니다. 미끄럼 방지 패드와 청소할 때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까지 같이 봅니다.
조립식 바닥재나 접착식 바닥 시트는 보이는 면을 더 넓게 바꿀 수 있지만 문 아래 틈, 바닥 굴곡, 가구 다리 높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접착식 제품은 기존 바닥재에 자국을 남길 수 있습니다. 재단이 들어가는 전체 시공은 초보자라면 주말 하루를 비워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재료를 사기 전에는 바닥을 여러 군데 재고, 벽이 반듯하지 않을 것을 감안해 여유분을 계산합니다. 누수 흔적이나 들뜬 바닥을 덮어서 숨기지는 마세요. 그런 상태는 먼저 집주인에게 알리고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조명과 수납은 설치 방식이 비용을 가릅니다
어두운 책상에는 스탠드나 콘센트형 조명을 먼저 놓습니다. 설치는 대개 10~30분이면 끝나고, 3만~8만 원 정도의 예산으로 밝기와 위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천장 조명 교체는 집의 배선 상태와 등기구 방식에 따라 일이 커집니다. 전선 연결이나 스위치 작업이 필요하다면 직접 만지지 말고 관리인 또는 자격을 갖춘 전기 작업자에게 맡깁니다. 물이 새는 곳의 수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납은 벽 선반과 바닥형 선반을 비교할 때 퇴거 비용까지 봐야 합니다. 벽 선반은 바닥을 비우지만 벽 재질에 맞는 고정 방식, 하중, 벽 속 배선 위치를 알아야 합니다. 드릴을 새로 사서 한두 군데 뚫는다면 비용도 금방 늘어납니다. 반면 바닥형 선반은 조립에 30분~1시간 정도 걸리고 옮기기 쉽습니다. 좁은 방에서는 깊이 25~30cm 정도의 얕은 제품부터 치수를 대보면 통로를 지키기 좋습니다.
친구 방에서는 벽 전체 시트와 바닥재를 빼고 벽 한 면 페인트, 작은 러그, 책상 스탠드만 남겼습니다. 준비와 칠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지만, 매일 보이는 낡은 벽과 어두운 자리가 달라졌습니다. 원룸에서는 작업을 많이 하는 것보다 불편한 곳을 정확히 고치는 쪽이 오래 만족스럽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