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코인 거래를 하는 지인이 “코인 세금 폐지됐다던데, 이제 신경 안 써도 되지?”라고 물었습니다.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폐지’와 ‘유예’가 섞여 있어 헷갈릴 만했습니다. 세금을 아예 없애자는 법안이 나온 것과 실제로 법이 바뀐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코인 세금 폐지, 지금 확정된 걸까
2026년 10월 현재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폐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국세청 안내와 현행 소득세법상 시행 예정일은 2027년 1월 1일입니다. 이날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에 과세하는 규정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코인을 판 돈 전체에 세금을 매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취득가액과 수수료 같은 필요경비를 뺀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과세 일정은 이미 여러 번 미뤄졌습니다. 원래 2022년에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2023년, 2025년으로 연기됐고, 2024년 말 법 개정으로 다시 2027년으로 늦춰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바뀌겠지’라는 기대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유예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음 유예나 폐지가 확정되는 건 아닙니다.
최근 국회에는 과세 규정을 없애자는 안과 시행 시기를 더 늦추자는 안이 각각 제안됐습니다. 제안된 법안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효력이 생깁니다. 기사 제목에 ‘폐지 추진’이라고 적혀 있다면, 본문에서 법안 발의 소식인지 통과 소식인지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유예와 폐지를 구분하는 방법
유예는 과세 시작일을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폐지는 해당 과세 규정을 없애는 것이고요. 지금까지 확정된 변화는 유예입니다. 2025년부터 과세하려던 일정을 2027년으로 옮긴 것이죠. “2026년에는 코인 수익에 대한 이 과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과 “앞으로 코인 수익에는 세금이 전혀 없다”는 말은 의미가 다릅니다.
또 하나 헷갈리는 게 금융투자소득세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같은 시기에 법 개정으로 다뤄졌습니다. 두 소식이 함께 전해지다 보니 코인 세금도 폐지된 것으로 기억하기 쉽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 역시 두 변화를 각각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소득 과세 유예’로 구분합니다.
예정대로 시행되면 세금은 얼마나 될까
국세청이 안내한 기준으로는 한 해의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빼고, 연간 250만 원을 공제한 뒤 남은 금액에 소득세율 20%를 적용합니다. 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22%로 설명합니다. 거래할 때마다 수익금의 22%가 바로 빠지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같은 해의 거래 손익을 합쳐 보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2027년에 거래한 코인의 연간 순소득이 1,000만 원이라면, 250만 원을 뺀 750만 원이 과세 대상 금액입니다. 여기에 소득세 20%를 적용하면 150만 원이고, 지방소득세 15만 원을 더하면 총 165만 원입니다. 반대로 연간 순소득이 200만 원이라면 250만 원을 넘지 않아 이 계산상 낼 세금은 없습니다. 실제 금액은 취득가액과 필요경비를 어떻게 확인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2027년 이전에 산 코인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취득가액 규정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현행 규정은 시행 전에 보유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12월 31일 시가 중 더 큰 금액으로 보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에 산 코인의 해당 시점 시가가 300만 원이고, 이후 400만 원에 팔았다면 취득가액으로 300만 원을 적용하는 식입니다. 이 사례에서 매도가액과 취득가액의 차이는 100만 원입니다. 다른 거래가 있는지, 필요경비가 얼마인지에 따라 연간 최종 소득은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지금 거래 기록을 챙겨두면 좋은 이유
과세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져도 매수·매도 기록은 남겨두는 편이 편합니다. 언제 얼마에 샀고 팔았는지, 수수료를 얼마나 냈는지 알아야 나중에 손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코인을 다른 지갑으로 옮겼다면 거래 내역만 보고 취득가액을 바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거래소별 체결 내역과 입출금 내역을 주기적으로 내려받아 날짜순으로 보관해 두면 자신의 투자 손익을 살피는 데도 쓸모가 있습니다. 코인을 다른 지갑으로 보낸 기록은 매수·매도 기록과 구분해 두는 게 좋습니다. 단순한 이동을 수익이 난 거래로 잘못 읽거나, 나중에 어느 코인을 얼마에 샀는지 찾느라 시간을 쓰는 일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의 일정은 국회에서 법이 실제로 바뀌는지, 국세청 안내가 달라지는지를 기준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제안과 확정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폐지를 전제로 거래 계획을 세우기보다, 현행 일정인 2027년 시행을 염두에 두고 기록을 챙겨두는 쪽이 마음이 편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