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닭다리를 구우면 같은 양념을 써도 결과가 꽤 다릅니다. 한쪽은 속까지 촉촉한데, 다른 쪽은 겉이 벌써 진해졌는데도 뼈 가까이가 덜 익어 있지요. 제가 처음 에어프라이어로 닭다리를 구웠을 때도 그랬습니다. 간장을 처음부터 발랐더니 껍질은 타고 속은 익기를 기다려야 했어요. 그 뒤로는 닭의 크기를 먼저 보고, 양념은 굽는 순서에 맞춰 넣습니다.
닭다리 크기에 맞춰 재료를 잡습니다
아래 양은 뼈가 있는 닭다리 2개, 합계 400~500g을 기준으로 합니다. 작은 닭다리라면 익는 시간이 줄고, 큰 통닭다리라면 더 걸립니다. 포장지의 중량을 확인해 두면 시간을 조절하기가 훨씬 편합니다.
- 뼈 있는 닭다리 2개, 합계 400~500g
- 식용유 1작은술, 약 5ml
- 소금 4g, 양념 없이 구울 때 사용
- 후추 약간
간장 맛으로 먹을 거라면 소금은 2g만 쓰고, 간장 2작은술(10ml), 물 2작은술(10ml), 올리고당 1작은술(5ml), 다진 마늘 1/2작은술을 따로 섞어 둡니다. 올리고당이 없으면 설탕 1작은술을 물에 녹여 써도 됩니다. 간장도 없다면 억지로 비슷한 소스를 만들 필요 없이 소금 4g으로 굽는 편이 낫습니다. 소금은 작은술로 재면 입자에 따라 양이 달라져서, 가능하면 저울로 재는 게 정확합니다.
물기를 닦고 간을 하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냉동 닭다리는 냉장고에서 속까지 해동한 뒤 씁니다. 겉만 녹은 채로 구우면 껍질은 빨리 색이 나도 뼈 쪽은 차갑게 남을 수 있어요. 생닭은 물에 씻지 않고 키친타월로 표면과 껍질 아래 고인 물기만 눌러 닦습니다. 닭을 만진 손과 도마, 집게는 다른 재료를 만지기 전에 씻어 주세요.
껍질이 겹친 부분을 펴고 두꺼운 살 쪽에 칼집을 한두 군데, 뼈에 닿기 직전까지만 냅니다. 너무 깊게 벌리면 육즙이 빠지고 얇은 부분부터 마릅니다. 물기를 닦은 닭에 소금과 후추를 고루 묻히고 식용유를 얇게 바릅니다. 시간이 있으면 냉장고에서 20분 정도 두세요. 바로 구워도 되지만, 잠깐 두면 간이 표면에 덜 몰립니다.
바스켓에는 물을 붓지 않습니다. 수분이 많으면 뜨거운 공기가 닿는 껍질이 바삭해지기보다 축축하게 익어요. 바닥에 기름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닭다리 사이를 손가락 하나 정도 띄우고 한 겹으로 놓습니다. 서로 포개야 할 만큼 바스켓이 작다면 두 번에 나눠 굽는 편이 결과가 고릅니다.
180도에서 속을 익힌 뒤 색을 냅니다
에어프라이어를 180도로 3분 예열하고 닭다리를 껍질이 위로 가게 넣습니다. 먼저 15분 굽고 뒤집어서 12~15분 더 굽습니다. 처음부터 200도로 오래 굽지 않는 이유는 뼈 있는 고기의 속보다 껍질과 당분이 먼저 색을 내기 때문입니다. 기기마다 바람 세기와 실제 온도가 달라서 시간은 기준으로만 보고, 닭다리의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간장 양념을 쓸 때는 이 시점에 닭다리를 다시 뒤집어 껍질이 위로 오게 한 뒤, 준비한 양념을 얇게 바릅니다. 190도에서 3~5분 더 구워 색을 냅니다. 양념을 한꺼번에 붓거나 두껍게 바르면 아래로 흘러 바닥에서 타기 쉬워요. 소금구이도 껍질 색이 연하다면 같은 온도에서 2~3분만 더 굽습니다. 이미 진한 갈색이면 온도를 올리지 말고 익힘 상태부터 확인합니다.
가장 확실한 확인법은 온도계를 뼈에 닿지 않게 가장 두꺼운 살에 찔러 중심 온도 74도 이상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두꺼운 곳을 두 군데 재면 더 안심할 수 있어요. 온도계가 없다면 가장 두꺼운 부분을 잘라 속에 덜 익은 살이 없는지 확인하고, 의심스러우면 180도에서 3~5분씩 추가로 굽습니다. 겉색이나 흘러나오는 육즙만으로 익힘을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다 구운 뒤 접시에서 5분 쉬게 하면 자를 때 육즙이 덜 쏟아집니다.
겉이 타거나 속이 덜 익었을 때
껍질이 너무 빨리 짙어졌다면 양념을 더 바르지 말고 160~170도로 낮춰 4~5분씩 추가로 익힙니다. 그때마다 두꺼운 부분의 온도를 확인하세요. 간장 양념에 설탕을 많이 넣거나 처음부터 발랐을 때 자주 생기는 일입니다. 다음번에는 양념을 마지막 몇 분에만 바르고, 올리고당 양도 절반으로 줄이면 됩니다.
반대로 속은 익었는데 껍질이 축축하다면 바스켓에 닭이 겹쳐 있었거나 표면 물기가 남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키친타월로 껍질만 살짝 눌러 닦고, 간격을 띄워 190도에서 2~3분 더 굽습니다. 닭다리가 작은 편이라면 처음 굽는 시간을 각 단계에서 2~3분씩 줄여 시작하세요. 시간을 다시 더하는 건 쉽지만, 한 번 마른 살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제가 수업에서 가장 자주 건네는 말은 ‘몇 분’보다 ‘지금 닭이 어떤 상태인지’를 보라는 것입니다. 물기를 닦고, 겹치지 않게 놓고, 단맛 나는 양념을 끝에 바르는 세 가지만 지켜도 집에서 굽는 닭다리가 훨씬 안정적으로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