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아이들과 식빵맨 샌드위치를 만들면 꼭 한 번은 얼굴이 찢어져요. 맛있게 구운 식빵 위에 재료를 올렸는데, 빵이 너무 바삭해서 눈을 붙이는 순간 부서지는 거죠. 식빵맨은 앞면을 희게 두고, 속재료의 물기를 줄이면 훨씬 만들기 편합니다. 계란 샌드위치 두 개를 만드는 양으로 적어볼게요.
식빵 두 장에 맞춘 재료
식빵 4장으로 샌드위치 2개를 만듭니다. 속에는 달걀 2개, 마요네즈 20g(계량스푼으로 약 4작은술), 소금 0.6g(두 꼬집)이 들어갑니다. 얼굴 장식에는 슬라이스 치즈 1장, 김 1장, 당근 얇게 썬 것 2조각이 필요해요. 달걀 삶을 물은 지름 16cm 안팎의 작은 냄비 기준 약 700mL를 준비합니다.
치즈가 없으면 얼굴 옆쪽 장식은 생략해도 괜찮아요. 당근 대신 빨간 파프리카를 쓰면 썰기 쉽고, 김이 없으면 검은깨로 눈을 만들어도 됩니다. 다만 깨는 잘 굴러가니 마요네즈를 아주 조금 묻혀 붙이세요. 식빵이 두 장뿐이라면 달걀과 마요네즈도 절반만 쓰면 됩니다.
달걀 속을 먼저 만들어 식히기
냄비에 달걀 2개를 넣고 찬물을 부어 달걀 윗면보다 물이 1cm쯤 높게 올라오게 합니다. 제가 쓰는 작은 냄비에서는 약 700mL지만, 냄비가 넓다면 숫자보다 물 높이를 기준으로 잡으세요. 중불로 끓이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낮춰 10분 더 삶습니다. 달걀이 냄비 바닥에서 심하게 부딪힐 만큼 팔팔 끓이면 껍데기가 깨지기 쉬워요.
삶은 달걀은 찬물에 3분 담갔다가 껍데기를 벗깁니다. 흰자와 노른자를 포크로 잘게 으깨고, 김이 가신 뒤 마요네즈 20g과 소금 0.6g을 섞어요. 뜨거울 때 마요네즈를 넣으면 속이 느슨해져 빵 가장자리로 밀려 나오기 쉽습니다. 숟가락으로 떠서 떨어뜨렸을 때 덩어리째 내려오는 정도면 알맞아요. 달걀이 큰 편이라 퍽퍽하다면 마요네즈를 5g만 더 넣습니다.
앞면은 희게 두고 뒷면만 굽기
식빵맨 얼굴이 될 식빵 2장은 팬에 닿는 쪽만 살짝 굽습니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을 약불로 1분 데운 뒤 식빵을 올리고, 한쪽 면만 1분 30초에서 2분 굽습니다. 빵 밑면에 연한 갈색이 조금 보이면 꺼내세요. 빵 윗면은 팬에 닿지 않아야 식빵맨 특유의 흰 얼굴이 남습니다.
나머지 식빵 2장은 취향에 따라 양면을 굽되, 약불에서 한 면당 1분 정도면 충분해요. 센 불에서는 겉만 금세 진해지고 속의 수분은 그대로라 속재료를 넣은 뒤 눅눅해지기도 합니다. 굽고 난 빵은 접시에 바로 겹치지 말고 2분 펼쳐 식히세요. 뜨거운 빵을 포개면 사이에 맺힌 김 때문에 바삭하던 면도 축축해집니다.
얼굴을 붙인 뒤 속을 채우기
치즈를 작게 잘라 눈 밑의 볼 장식 두 쌍을 준비합니다. 김은 가위로 눈 네 개, 눈썹 네 개, 웃는 입 두 개를 잘라요. 당근은 아주 얇게 썰어 볼에 하나씩 올릴 크기로 다듬습니다. 모양이 정확히 같을 필요는 없어요. 눈과 입의 자리를 먼저 잡고 나면 훨씬 얼굴답게 보입니다.
흰 면이 위를 향하도록 얼굴용 식빵을 놓고, 김 조각 뒷면에 마요네즈를 쌀알보다 적게 묻혀 붙입니다. 치즈와 당근도 같은 방식으로 올려요. 마요네즈를 넓게 바르면 김이 젖어 오그라들 수 있으니 접착할 자리만 살짝 찍는 게 좋습니다. 식빵 가장자리에서 1cm 안쪽에 얼굴을 만들면 나중에 잡고 먹을 때 장식이 덜 떨어져요.
바닥용 식빵에는 달걀 속을 각각 절반씩 펴 바릅니다. 가장자리 1cm는 비워 두고, 속을 가운데가 조금 높게 올리세요. 얼굴 식빵을 흰 면이 위로 오게 덮은 뒤 손바닥으로 가운데를 한 번만 가볍게 누릅니다. 세게 누르면 달걀이 옆으로 밀려 나오고 얼굴도 울퉁불퉁해져요.
제가 처음 만들 때는 달걀에 오이까지 듬뿍 넣었다가 십 분도 안 돼 빵이 젖었습니다. 오이를 넣고 싶다면 씨 부분을 빼고 잘게 썬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눌러 제거해, 달걀 2개당 20g만 섞으세요. 이미 속이 묽어졌다면 마요네즈를 더 넣기보다 삶은 달걀을 조금 보태는 편이 낫습니다. 완성한 샌드위치는 바로 먹을 때 얼굴도 가장 또렷하고 빵 식감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