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로스쿨 진학을 고민하는 지인이 “일단 법학 책부터 사야 할까?”라고 묻더라고요. 막상 준비를 시작하려니 시험, 학점, 영어 성적, 자기소개서가 한꺼번에 눈에 들어온다는 거죠. 로스쿨은 준비할 것이 많지만, 지원 자격과 전형 순서를 먼저 확인하면 당장 해야 할 일이 훨씬 분명해집니다.
지원 자격부터 확인하기
로스쿨의 정식 명칭은 법학전문대학원입니다. 보통 국내외 대학의 학사학위를 취득했거나 입학 전까지 취득할 예정이라면 지원할 수 있습니다. 법학 전공자만 받는 과정은 아니어서 인문학, 공학, 경영학 등 다양한 전공자가 지원합니다.
다만 학사학위만 있으면 지원 준비가 끝나는 건 아닙니다. 대체로 해당 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성적, 학부 성적, 공인영어 성적을 요구하고, 서류와 면접으로 지원자의 경험과 역량을 평가합니다. 영어 시험의 종류와 인정 기간, 최저 점수, 서류 양식은 학교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같은 2027학년도 입학전형이라도 영어 성적을 인정하는 시작일은 학교별 모집요강에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관심 있는 학교 몇 곳의 모집요강을 펼쳐 지원 자격과 제출 서류를 나란히 적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기본계획은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지만, 실제 지원에는 각 학교가 발표한 최종 모집요강이 기준이 됩니다.
법학적성시험은 어떻게 준비할까
법학적성시험은 흔히 리트(LEET)라고 부릅니다.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로 구성되며, 법률 지식을 얼마나 외웠는지보다 글을 읽고 논리를 따라가는 힘을 봅니다. 처음부터 법전이나 판례집을 쌓아두기보다 공개된 기출문제를 시간에 맞춰 한 번 풀어보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이때 맞힌 개수만 보지 말고 틀린 이유를 나눠 적어보면 좋습니다. 지문을 끝까지 읽지 못했는지, 조건을 놓쳤는지, 선택지 두 개 사이에서 판단이 흔들렸는지에 따라 연습 방법이 달라지거든요. 긴 글을 읽는 속도가 부족하다면 매일 일정량의 글을 읽고 핵심 주장과 근거를 짧게 적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추리논증에서는 풀이 시간을 기록해 오래 붙잡는 문제 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논술도 빼놓기 쉽습니다. 학교별 반영 방식은 다르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쟁점을 파악하고 근거를 갖춰 쓰는 연습은 해둘 만합니다. 2027학년도 법학적성시험은 2026년 7월에 시행됐습니다. 이후 학년도를 준비한다면 예전 일정에 맞춰 계획을 세우지 말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새 시행계획을 확인해야 합니다.
학점과 영어 성적은 지원 학교에 맞춰 보기
학부 성적은 이미 졸업했다면 바꾸기 어렵고, 재학 중이라면 남은 학기의 성적 관리가 중요합니다. 학점이 걱정된다고 해서 리트 준비를 미루기보다는 지원 학교가 학점을 어떻게 환산하고 반영하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같은 성적표라도 학교별 계산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영어도 무조건 최고 점수를 목표로 잡기 전에 모집요강을 읽는 게 효율적입니다. 어떤 학교는 일정 기준을 넘으면 자격 충족 여부를 중심으로 보고, 어떤 학교는 점수에 따라 평가에 차이를 둡니다. 인정하는 시험과 성적 유효 기간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원서 접수 직전에 성적이 만료된 사실을 알면 다시 응시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지원 학교를 고를 때는 리트 점수만 보고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전형 요소의 배점, 면접 방식, 지역 관련 지원 자격, 특별전형 대상 여부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관심 학교를 세 곳 정도 추려 각 항목을 비교하면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서류와 면접에는 어떤 경험을 담을까
자기소개서에는 화려한 활동을 많이 나열하는 것보다 왜 법률가가 되고 싶은지, 그 생각이 어떤 경험에서 생겼는지를 분명하게 쓰는 편이 읽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계약 문제를 다뤘다면 맡았던 역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어려움, 법학 공부로 더 알고 싶은 부분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경험의 크기보다 설명의 구체성이 중요합니다.
면접을 준비할 때는 자신의 서류에 적은 내용을 먼저 다시 읽어보는 게 좋습니다. 어떤 선택을 했고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말로 설명해 보면 막연한 표현이 금방 드러납니다. 시사 문제를 읽을 때도 찬반을 외우기보다 서로 다른 입장의 근거와 약점을 살피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비용과 시간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로스쿨은 통상 3년 과정이고, 등록금 외에 생활비와 교재비가 듭니다. 학교별 장학금, 소득에 따른 지원 제도, 통학이나 거주 비용을 확인해 3년 동안 감당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졸업 뒤에는 별도의 변호사시험도 거쳐야 하며, 법무부 안내에 따르면 응시 기간과 횟수에 제한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맞추려 하면 시작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저는 지원하고 싶은 학교의 최신 모집요강을 먼저 읽고, 기출문제 한 회분을 풀어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순서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두 가지를 해두면 막연했던 로스쿨 준비가 날짜와 할 일로 바뀝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