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마트에서 프로틴 제품을 고르다가 한참 서 있었다. 한 통에는 ‘고단백’, 다른 통에는 ‘운동 후 필수’라고 적혀 있는데, 정작 내게 얼마나 필요한지는 알기 어려웠다. 프로틴은 특별한 성분이 아니라 단백질을 뜻한다. 평소 식사로 충분히 먹고 있다면 분말을 꼭 추가할 필요는 없다.
먼저 하루 식사에서 단백질을 얼마나 먹는지 보기
단백질은 근육뿐 아니라 피부와 여러 신체 조직을 만드는 데 쓰인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의 성인 단백질 권장량은 체중 1kg당 하루 0.8g이다. 체중 60kg이라면 약 48g이다. 이 수치는 일반 성인의 필요량을 가늠하는 출발점으로 보면 된다. 운동량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양은 달라질 수 있다.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오지 않는다. 달걀 한 개에는 단백질이 약 6g, 우유 한 컵에는 약 6~8g이 들어 있다. 익힌 닭가슴살 100g은 대략 30g이다. 아침에 달걀을 먹고 점심과 저녁에 고기, 생선, 두부 같은 반찬을 곁들이면 하루 섭취량이 생각보다 쉽게 쌓인다. 음식의 크기와 조리법에 따라 수치는 달라지니 대략적인 기준으로만 쓰면 된다.
평소 먹는 양이 궁금하다면 하루나 이틀만 식사를 적어보는 것도 괜찮다. 밥과 빵에도 단백질이 조금씩 들어 있지만, 단백질 반찬을 거의 먹지 않는 끼니가 반복되는지 보는 편이 더 실용적이다. 특히 아침을 커피로 넘기고 점심도 간단히 먹는 날에는 저녁 한 끼에만 단백질 섭취가 몰리기 쉽다.
운동을 한다면 목표를 따로 잡기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일반적인 권장량보다 더 먹는 경우가 많다. 국제스포츠영양학회는 운동하는 사람의 근육 형성과 유지에 필요한 하루 단백질 섭취량으로 체중 1kg당 1.4~2.0g 범위를 제시한다. 체중 60kg이면 하루 약 84~120g이다. 다만 운동을 가끔 하는 사람까지 무조건 이 범위의 높은 쪽을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다. 운동 강도와 전체 식사량을 함께 봐야 한다.
운동을 시작하면 프로틴 한 잔부터 챙기고 싶어진다. 그런데 하루 식사에서 이미 충분히 먹었다면 한 잔을 더 마신다고 운동 효과가 그만큼 커지는 건 아니다. 반대로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날에는 분말 한 잔이 부족한 양을 채우는 간편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프로틴을 먹는 시간 하나보다 하루 동안 먹은 총량과 꾸준한 운동이 더 중요하다.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여러 끼에 나눠 먹으면 식사 계획도 편하다. 예를 들어 아침에 달걀과 우유, 점심에 생선이나 두부 반찬, 저녁에 고기나 콩류를 곁들이는 식이다. 숫자를 매번 정확히 맞추느라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단백질 식품이 빠진 끼니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오래가기 쉽다.
프로틴 제품은 단백질 양부터 비교하기
제품 앞면의 큰 글씨보다 영양정보를 먼저 보는 게 낫다. ‘1회 제공량’이 몇 스푼인지 확인하고, 그 양에 단백질이 몇 g 들어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제품마다 한 번 먹는 양과 실제 단백질 함량이 다르다. 같은 크기의 통이라도 몇 번 먹을 수 있는지까지 계산하면 가격 비교가 훨씬 쉬워진다.
- 식사 사이에 마실 용도라면 단백질 함량과 함께 당류, 열량을 확인한다.
- 우유를 마시면 속이 불편하다면 유당이 적은 제품이나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살펴본다.
- 견과류·우유·대두 등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원재료와 알레르기 표시를 꼼꼼히 읽는다.
유청 단백질, 카제인, 대두 단백질처럼 원료도 다양하다. 어느 한 종류가 모두에게 가장 좋은 건 아니다. 우유 성분을 잘 먹는지, 맛이 입에 맞는지, 물이나 우유에 섞었을 때 꾸준히 마실 만한지가 실제 선택에는 더 크게 작용한다. 맛이 맞지 않아 몇 번 먹고 통째로 남겨두면 높은 단백질 함량도 의미가 없다.
식사를 대신할 때는 한 번 더 생각하기
프로틴 음료는 바쁠 때 편하지만 일반 식사를 그대로 대신하지는 못한다. 닭고기와 채소, 밥을 함께 먹으면 단백질 외에도 여러 영양소와 식이섬유를 얻는다. 분말만 물에 타서 한 끼를 넘기는 일이 잦다면 단백질 양은 채워도 식사 구성이 단조로워질 수 있다. 간단히 먹어야 하는 날에는 과일이나 통곡물 빵처럼 곁들일 음식을 생각해 볼 만하다.
또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이 누구에게나 좋은 선택은 아니다. 신장 질환이 있거나 의료진에게 식사 제한을 안내받았다면 일반적인 섭취량을 그대로 적용하지 말고 개인 상태에 맞는 지침을 따라야 한다. 임신 중이거나 특별한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 경우에는 새 제품을 고르기 전에 평소 식사부터 돌아보는 편이 훨씬 간단했다. 프로틴은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편리하지만, 매일 먹는 음식과 내 생활 패턴을 먼저 아는 것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