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차 한 대가 충전기 앞에 비스듬히 서 있는 걸 봤습니다. 빈자리는 있었는데 케이블이 차까지 닿지 않아 결국 다시 주차하더군요. 운전 14년 해보니 주차는 자리를 찾는 것만큼 차를 어느 방향으로 넣느냐가 중요합니다. 아우디 a6 이트론처럼 차체가 긴 전기차라면 더 그렇고요.
좁은 자리는 차 길이보다 문 열 공간을 먼저 본다
아우디가 공개한 A6 이트론 스포트백의 전장은 4,928mm, 전폭은 거울을 제외하고 1,923mm입니다. 거울까지 포함하면 폭이 2,137mm라 오래된 지하주차장의 기둥 옆 자리는 꽤 빡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5m가 채 안 되지만, 주차선 안에 넣고도 운전자가 내릴 공간이 있는지는 다른 얘기예요.
저는 기둥 옆에 댈 때 먼저 운전석 문이 열릴 쪽을 봅니다. 벽이나 기둥이 운전석 바로 옆에 붙는 자리라면 반대쪽 여유가 넉넉해도 내리기가 힘들거든요. 후진할 때는 화면만 보지 말고 양쪽 거울로 주차선과 뒷바퀴 위치를 한 번씩 확인합니다. 바퀴를 선에 맞춰 넣어도 차체가 비스듬하면 옆 차 문 열 공간을 잡아먹습니다.
스포트백은 뒤쪽 문이 크게 열리는 형태라 트렁크를 쓸 자리도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벽을 등지고 바짝 붙여 주차하면 차 안의 짐은 멀쩡히 보이는데 꺼낼 수가 없죠. 큰 짐을 실었다면 뒤쪽에 사람이 설 공간을 남기는 편이 편합니다.
충전기 앞에서는 케이블부터 확인한다
전기차 충전 자리는 일반 주차 자리보다 확인할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충전기 위치와 케이블 길이예요. 자리가 비었다고 바로 들어갔다가 충전구가 반대편에 있거나 케이블이 짧아 다시 빼는 일이 생깁니다. 진입 전에 충전기 본체가 어느 쪽에 있는지, 케이블이 다른 차의 통로를 가로지르지 않고 닿을지 훑어보면 수고가 줄어요.
특히 급속과 완속은 차에 연결하는 방식부터 다를 수 있으니, 양쪽에 충전구가 보인다고 아무 쪽에나 꽂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아우디 A6 이트론의 실제 충전구 구성과 사용 가능한 방식은 차량 사양을 확인해 두는 게 정확합니다. 처음 가는 충전소라면 충전기 표시와 차량 충전구를 보고 주차 방향을 정하세요. 케이블을 팽팽하게 당겨 연결하는 자리라면 차를 조금 옮기는 편이 낫습니다.
아우디 코리아는 A6 이트론 퍼포먼스의 최대 급속 충전 출력을 270kW로 안내합니다. 다만 그 숫자는 충전기가 지원하고 배터리 상태도 맞을 때 가능한 최대치입니다. 10%에서 80%까지 약 21분이라는 안내도 매번 똑같이 찍히는 타이머는 아니고요. 충전소에 도착했을 때의 잔량, 배터리 온도, 충전기 출력에 따라 시간이 달라집니다. 약속 시간에 딱 맞춰 충전을 끝내겠다고 계산하면 마음만 급해집니다.
충전이 끝난 뒤에도 주차 시간을 챙긴다
제가 전기차 충전 자리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건 충전 시작 시간입니다. 커피 한 잔 마시러 갔다가 대화가 길어지면 충전이 끝난 차를 그대로 두기 쉽거든요. 휴대전화 알림을 켜고, 급속 충전 중이라면 차로 돌아올 시간을 미리 잡아 두는 게 편합니다.
현행 충전 방해행위 기준상 급속 충전구역은 충전을 시작한 뒤 1시간, 완속 충전구역은 전기차 기준 14시간을 넘겨 계속 주차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충전 중인 전기차라도 무한정 세워 둘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일부 소규모 공동주택 등에 설치된 완속 충전시설에는 예외가 있어 장소에 따른 기준도 확인해야 합니다. 충전구역 주차나 충전 방해행위에는 유형에 따라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될 수 있으니, ‘전기차니까 괜찮겠지’ 하고 넘길 일은 아니죠.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과 관련 고시에서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충전 자리가 비어 보여도 충전하지 않을 거라면 일반 주차 자리를 찾는 편이 속 편합니다. 잠깐 세워 두려다 누군가 충전하러 오면 차를 빼러 내려가야 하니까요. 충전 케이블을 뽑은 뒤에는 뚜껑이 닫혔는지 보고 출발합니다. 충전소에서 급히 나올 때 의외로 잊기 쉬운 순서입니다.
아우디 a6 이트론을 볼 때 주차장도 함께 본다
차를 고를 때는 주행거리나 실내 화면에 먼저 눈이 갑니다. 그런데 매일 쓰는 차라면 집과 회사 주차장이 더 솔직한 시험장입니다. 기둥 사이 폭은 괜찮은지, 회전 구간에서 앞머리를 한 번에 돌릴 수 있는지, 자주 쓰는 충전기에서 케이블이 무리 없이 닿는지 직접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버추얼 사이드미러처럼 트림에 따라 달라지는 장비도 있다면 시승차가 내가 살 사양과 같은지 봐야 하고요.
제 기준으로는 자주 가는 주차장 한두 곳만 편하게 드나들어도 차에 대한 만족감이 꽤 달라집니다. 아우디 a6 이트론을 고민한다면 시승할 때 넓은 도로만 달리지 말고, 평소 가장 신경 쓰이는 주차장 입구와 충전 자리까지 가보는 게 가장 현실적인 확인 방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