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묵은지 닭볶음탕을 끓이면 같은 재료를 써도 국물 맛이 제각각 나와요. 처음부터 물을 넉넉히 붓거나, 감자를 너무 일찍 넣는 경우가 많거든요. 묵은지의 신맛과 짠맛은 집마다 다르니 양념을 한 번에 완성하려고 하기보다, 끓이면서 맞추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닭 1kg에 묵은지와 물은 얼마나 넣을까
4인분 기준으로 뼈 있는 닭볶음탕용 닭 1kg, 묵은지 450g, 감자 중간 크기 2개, 양파 1개, 대파 1대를 준비합니다. 묵은지 450g은 포기김치로 치면 대략 4분의 1포기지만, 포기 크기가 다르니 가능하면 한 번 무게를 재는 게 정확해요. 김치 국물은 100ml, 물은 500ml를 씁니다. 김치 국물이 없다면 물을 600ml로 늘리되, 마지막에 신맛과 간을 따로 맞추세요.
- 양념: 고춧가루 2큰술, 고추장 1큰술, 진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반, 설탕 1큰술, 후춧가루 약간
- 선택 재료: 생강가루 4분의 1작은술 또는 다진 생강 반 작은술
- 계량 기준: 큰술은 15ml, 작은술은 5ml
김치를 맛봤을 때 입안이 얼얼할 만큼 시다면 설탕을 반 큰술 더 준비하세요. 반대로 달게 익은 김치라면 설탕은 처음에 반 큰술만 넣어도 됩니다. 묵은지가 없고 잘 익은 배추김치만 있다면 같은 무게로 바꿀 수 있어요. 다만 오래 익은 김치의 깊은 맛은 덜하니 김치를 볶는 시간을 2분 정도 늘려 맛을 끌어냅니다.
닭과 김치를 먼저 익히는 순서
닭은 포장을 뜯어 물기를 키친타월로 눌러 닦습니다. 생닭을 흐르는 물에 씻으면 물방울이 주변으로 튈 수 있어요. 핏덩이나 뼛조각이 보이는 부분만 키친타월로 떼어내고, 손과 도마를 씻어 주세요. 냉동 닭이라면 냉장실에서 완전히 해동한 뒤 시작해야 겉만 익고 뼈 근처는 차가운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감자는 한 입보다 조금 크게 썰고 양파는 굵게 채 썹니다. 대파는 어슷하게 썰어 두세요. 묵은지는 속 양념을 가볍게 털어 5~6cm 길이로 자릅니다. 김치를 꽉 짜거나 씻으면 국물 맛이 얇아져요. 너무 짠 김치일 때만 속 양념을 조금 더 털어내면 됩니다.
바닥이 두꺼운 냄비를 중불로 1분 데운 뒤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닭을 겹치지 않게 놓습니다. 한쪽 면을 3분, 뒤집어서 2분 굽습니다. 속까지 익히는 단계가 아니라 표면에 색을 내는 단계예요. 냄비가 작으면 두 번에 나눠 굽고, 바닥이 타기 시작하면 불을 한 단계 낮춥니다.
닭 위에 묵은지를 넣고 3분 볶습니다. 이때 고춧가루, 고추장, 진간장, 마늘, 설탕, 생강을 넣어 1분만 더 섞으세요. 양념을 오래 볶으면 고춧가루가 타서 쓴맛이 납니다. 김치를 먼저 데운 뒤 물을 부으면 처음부터 모두 물에 잠겨 끓을 때보다 김치 향이 또렷해져요.
끓기 시작한 뒤 불 세기와 감자 넣는 때
물 500ml와 김치 국물 100ml를 붓고 센불에서 끓입니다.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고 불을 중약불로 줄여 뚜껑을 덮으세요. 국물 표면에서 작은 기포가 꾸준히 올라오는 정도면 맞습니다. 15분 끓인 뒤 닭을 한 번 뒤집고 감자를 넣습니다. 감자를 처음부터 넣으면 닭이 익는 동안 모서리가 부서져 국물이 지나치게 걸쭉해질 수 있어요.
감자를 넣은 뒤 뚜껑을 덮고 중약불에서 12~15분 더 끓입니다. 젓가락이 감자 가운데까지 들어가면 양파를 넣고 뚜껑을 연 채 5분 끓이세요. 마지막에 대파와 후춧가루를 넣고 2분 더 끓입니다. 냄비와 화력에 따라 물이 줄어드는 속도가 달라서, 중간에 바닥이 보일 만큼 졸면 뜨거운 물을 50ml씩 보태면 됩니다. 닭은 가장 두꺼운 살의 중심까지 익어야 하며, 조리용 온도계가 있다면 뼈를 피해 잰 중심 온도가 74℃ 이상인지 확인하세요.
시거나 짜거나 국물이 묽어졌다면
맛은 감자가 익은 뒤에 보세요. 김치에서 짠맛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초반에 간장을 더 넣으면 마지막에 짜지기 쉽습니다. 신맛이 너무 튄다면 설탕 반 큰술을 더하고 3분 끓인 뒤 다시 맛봅니다. 설탕을 넣어도 날카로우면 물 50~100ml를 보태고 뚜껑을 연 채 조금 더 끓이세요. 신맛을 한꺼번에 누르려다 달기만 한 국물이 되지 않도록 조금씩 넣는 게 좋습니다.
이미 짜졌다면 물 100ml를 넣고 5분 끓여 보세요. 감자 몇 조각을 더 넣는 것보다 물로 농도를 맞추는 편이 결과를 예측하기 쉽습니다. 국물이 너무 묽다면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5분씩 졸이되, 바닥에 양념이 붙지 않게 한두 번 저어 줍니다. 매운맛이 부담스럽다면 다음에는 고춧가루를 1큰술로 줄이고, 빼낸 만큼을 고추장으로 채우지는 마세요. 고추장까지 늘리면 짠맛과 단맛도 함께 올라갑니다.
제가 처음 이 메뉴를 가르칠 때는 감자까지 한꺼번에 넣어 푹 끓이면 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자는 풀어지고 닭은 아직 덜 익은 냄비가 자주 나왔습니다. 닭과 김치에 먼저 시간을 주고 감자를 뒤에 넣으니 맛도 모양도 한결 안정됐어요. 남은 국물에는 다음 끼니에 두부를 넣어 끓여도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