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잇는 목포 36년

사진으로 잇는 목포 36년

사진 두 장이 보여주는 목포의 시간

30여 년 전 촬영한 사진과 2026년 현재의 사진을 나란히 놓으면 같은 장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기록에는 1990년부터 1995년까지 촬영된 목포의 여섯 장소와 오늘의 모습을 담았다.

건물과 도로, 상점은 시대에 따라 바뀌었지만 산과 물길, 교차로의 형태처럼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풍경도 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흔적을 따라가면 두 사진이 같은 장소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공사 현장에서 숲속 도서관으로

1990년 목포시립도서관 자리에서는 언덕 위 건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비계를 두른 건물 한 동이 올라가고 있었고, 앞마당은 포장되지 않은 흙바닥으로 남아 있었다. 여러 대의 레미콘 차량은 현장을 오가며 콘크리트를 붓고 있었다.

건물 앞 비탈에는 계단을 만들기 위한 나무틀이 길게 놓였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건물과 흙이 드러난 주변 풍경에서는 도서관이 모습을 갖춰 가던 당시의 공사 과정이 확인된다.

2026년 같은 언덕에는 붉은 지붕을 얹은 목포시립도서관이 숲을 등지고 서 있다. 흙바닥이었던 앞마당에는 나무와 잔디가 자리 잡았고 주차장도 조성됐다. 과거 계단 틀이 놓였던 비탈에는 실제로 도서관까지 이어지는 계단이 설치됐다. 공사 사진에 남은 나무틀과 현재의 계단은 36년의 시간을 이어주는 뚜렷한 기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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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에서 도시로 바뀐 옥암지구

1993년 옥암 일대는 낮은 산 사이로 논과 밭이 넓게 펼쳐진 들판이었다. 밭 사이에는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졌고, 길을 따라 낮은 지붕을 얹은 마을이 군데군데 모여 있었다. 멀리 왼쪽에는 넓은 물길과 둑도 보였다.

넓은 지역을 담은 당시 파노라마 사진에는 농경지와 마을, 산과 물길이 한 장면 안에 펼쳐져 있다. 2026년의 옥암지구는 세 장의 사진으로 살펴볼 만큼 도시의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

과거 논밭이 이어지던 자리에는 고층 아파트 단지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산자락 아래로는 철길과 넓은 도로가 나란히 지나며 운동장과 상가 건물도 자리 잡았다. 낮은 지붕의 마을과 농경지가 중심이던 공간이 주거지와 생활 기반 시설을 갖춘 도시 풍경으로 변한 것이다.

변화 속에서도 산과 물길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파트 앞쪽에 남아 있는 밭은 1993년 사진 속 들판을 떠올리게 한다. 옥암지구의 두 시기를 비교하면 목포의 도시 공간이 확장된 모습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항구의 일상을 간직한 여객선터미널 인근

1994년 여객선터미널 인근 거리에는 항구 앞 상권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3층 건물의 1층에는 횟집 간판이 연이어 걸려 있었고, 2층 창문에는 다방 이름이 붙어 있었다.

가게 앞에는 붉은 고무 대야가 늘어서 있었다. 파라솔 아래에서는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고, 거리 한쪽에서는 수레를 미는 사람이 지나갔다. 간판과 영업 도구, 행인의 움직임이 어우러지며 당시 항구 앞 거리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2026년 같은 거리에는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닻 모양 장식을 단 가로등과 가로수가 도로를 따라 이어지고, 버스와 승합차가 줄지어 서 있다. 거리의 시설과 모습은 정비됐지만 많은 사람과 차량이 오가는 항구 앞길이라는 성격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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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가 이어주는 용해사거리

1995년 이로동 용해사거리의 왼쪽에는 큼직한 숫자를 표시한 아파트가 줄지어 서 있었다. 사진 가운데 뒤편으로는 바위가 드러난 언덕이 보였으며, 넓게 뚫린 도로 위로 당시의 승용차와 택시가 비교적 여유롭게 지나갔다.

2026년 사진에서도 왼쪽 아파트는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벽 색은 달라졌지만 건물의 위치와 형태가 남아 있어 과거 사진과 현재 사진을 이어주는 기준점이 된다.

오른쪽에는 새로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도로에는 차량이 줄지어 오간다. 같은 아파트를 중심에 두고 두 사진을 비교하면 교차로 주변의 변화와 유지된 요소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기찻길에서 산책로가 된 동목포역 철도

1995년 동목포역 인근에서는 산 아래 주택가 사이로 철길이 이어졌다. 기관차는 객차를 끌고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고, 철길 옆 풀이 자란 비탈에는 기차를 바라보는 사람도 서 있었다.

2026년에는 기차가 지나던 자리에 나무 그늘이 드리운 산책로가 이어진다. 철길을 따라 나무 울타리와 보행로가 놓였고, 산책로에서는 사람들이 천천히 걷는 모습이 보인다.

철도와 기관차가 있던 풍경은 보행 공간으로 바뀌었지만 뒤편의 산은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길을 내려다보고 있다. 산의 윤곽은 이곳이 과거 동목포역 인근 철길과 같은 장소라는 점을 보여준다.

간판은 바뀌고 갈림길은 남은 남교동

1995년 남교동의 현재 남교트윈스타 일대에는 원도심 특유의 간판 풍경이 펼쳐졌다. 모퉁이 건물에는 햄버거 가게 간판이 크게 걸려 있었고, 건너편 건물에도 층마다 여러 간판이 붙어 있었다.

길가에는 플라타너스가 줄지어 서 있었으며 그 아래로 사람들이 오갔다. 건물 외벽을 채운 간판과 가로수, 행인이 함께 담기면서 당시 원도심 골목의 분위기를 전한다.

2026년 같은 모퉁이에서는 갈림길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모퉁이 가게와 간판은 모두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고, 길 뒤편에는 높은 건물이 들어서 골목 너머의 하늘을 채운다. 도로 구조는 유지됐지만 거리의 표정과 건물의 높이는 크게 달라졌다.

여섯 장소의 변화 한눈에 보기

장소과거2026년 현재
목포시립도서관1990년 언덕 위 공사 현장나무와 잔디, 주차장을 갖춘 숲속 도서관
옥암지구1993년 논밭과 낮은 지붕의 마을아파트 단지와 도로, 철길, 운동장, 상가가 자리한 도시
여객선터미널 인근1994년 횟집 간판과 붉은 고무 대야가 이어진 거리횡단보도와 신호등, 가로등과 가로수가 놓인 항구 앞길
이로동 용해사거리1995년 차량이 여유롭게 지나던 넓은 도로새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차량이 줄지어 오가는 교차로
동목포역 철도1995년 기관차와 객차가 지나던 기찻길나무 울타리와 보행로가 이어지는 산책로
남교트윈스타 일대1995년 상점 간판이 건물을 채운 원도심 거리새 가게와 높은 건물이 들어선 거리

남은 풍경이 증명하는 같은 자리

목포시립도서관의 계단과 용해사거리의 아파트, 옥암지구의 산과 물길, 동목포역 철도 뒤편의 산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여객선터미널 인근은 정비된 도로에서도 사람과 차량이 모이는 항구 앞길의 특징을 유지하고 있으며, 남교동은 가게와 간판이 바뀐 뒤에도 갈림길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같은 자리에서 촬영된 사진은 건물의 변화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논밭이 주거지가 되고 철길이 산책로가 되는 동안에도 남아 있는 지형과 길의 흔적을 함께 기록한다. 여섯 장소의 과거와 현재를 차례로 살펴보면 목포가 지나온 시간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사진으로 잇는 목포 36년
사진으로 잇는 목포 3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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