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 “이제 중국산 모델 Y도 FSD를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이 부쩍 늘었습니다. 테슬라코리아가 국토교통부에 감독형 FSD 승인 신청을 했다는 소식 때문이죠. 그런데 신청과 승인은 다른 단계입니다. 2026년 10월 30일 현재, 신청 대상 차종과 심사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내 차의 사용 가능 여부는 생산지와 하드웨어, 실제 기능 활성화 상태를 함께 봐야 합니다.
승인 신청으로 달라진 것과 아직 그대로인 것
테슬라코리아는 10월 22일 국토교통부에 감독형 FSD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다음 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청 사실이 확인됐지만, 국토교통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지는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신청서에 중국산 모델 3와 모델 Y가 어디까지 포함됐는지도 공개되지 않았고요. 따라서 ‘신청했으니 곧 모든 차량에 업데이트가 온다’는 해석은 앞서간 이야기입니다.
이미 국내 일부 차량에서 FSD가 작동한다는 점이 헷갈릴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안전기준 인정 경로가 적용돼 감독형 FSD가 먼저 제공됐습니다. 반면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 3와 모델 Y는 국내 자동차안전기준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같은 모델 Y라도 생산 공장이 다르면 현재 이용 가능 여부가 갈리는 이유입니다.
모델명보다 생산지와 하드웨어를 먼저 확인하기
2026년 9월 말 테슬라코리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내 등록 차량 23만 8,968대 중 FSD를 사용할 수 있는 미국산 차량은 5만 3,477대였습니다. 사용이 제한된 차량은 18만 5,491대, 전체의 77.6%입니다. 그중 중국산 모델 3·Y가 18만 3,407대이고, 미국산 모델 S·X 중 HW3 탑재 차량도 2,084대 포함됐습니다. ‘미국산이면 전부 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숫자죠.
- 미국산 모델 S·X: 국내에 감독형 FSD가 제공됐지만, HW3 탑재 차량은 위 집계에서 사용 제한 차량으로 분류됐습니다.
- 미국산 모델 3·Y: 2026년 7월부터 HW3용 FSD v14 라이트가 순차 배포됐습니다. 실제 적용 여부는 차량의 소프트웨어 상태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 중국산 모델 3·Y: 현재 사용 제한 차량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승인 신청만으로 기능이 열린 것은 아닙니다.
HW3와 HW4는 FSD 연산에 쓰이는 차량 컴퓨터 세대입니다. 테슬라가 2026년 7월 투자자 자료에서 한국의 AI3, 즉 HW3 차량에 FSD v14 라이트를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것도 미국산 모델 3·Y의 적용 범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하드웨어 이름 하나만으로 사용 가능 여부를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테슬라 역시 지역, 모델, 연식, 차량 구성과 소프트웨어 버전에 따라 기능이 달라진다고 안내합니다.
내 차에서 확인할 순서
가장 먼저 차량 등록 정보나 구매 서류에서 생산지를 확인하세요. 모델명이나 구매 연도만으로 미국산과 중국산을 가르면 틀릴 수 있습니다. 중고차라면 판매자의 설명에만 기대지 말고 차량별 서류를 직접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음으로 차량 화면의 ‘컨트롤 → 어시스티드 드라이빙 → 추가 차량 정보’에서 FSD 컴퓨터 사양을 확인합니다. 테슬라 앱의 ‘차량 → 사양 및 보증’에서도 차량 구성을 볼 수 있습니다. 차량 화면에 감독형 FSD 기능이 실제로 표시되는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완료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구독 메뉴가 보인다는 사실과 현재 도로에서 기능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은 같지 않습니다.
옵션 비용도 따져볼 부분입니다. 테슬라의 국내 안내 기준 월 구독료는 기본 오토파일럿 차량이 15만 원, 향상된 오토파일럿 차량이 7만 5,000원입니다. 요금과 기능 제공 범위는 바뀔 수 있으므로 결제 화면에서 해당 차량의 조건을 다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중국산 차량을 구매하거나 중고 FSD 옵션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때는 앞으로의 승인 가능성을 현재 제공 기능처럼 계산하지 않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FSD를 쓸 수 있어도 운전 책임은 남는다
FSD라는 이름 때문에 운전대를 맡겨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국내에 제공되는 기능은 ‘감독형’입니다. 테슬라 안내에서도 운전자가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할 때 즉시 차량을 제어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교차로의 복잡한 신호, 공사 구간의 임시 차선,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처럼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먼저 대비해야 합니다.
이번 신청은 사용이 제한된 차주에게 중요한 변화의 시작입니다. 다만 실제로 어느 차종이 언제 추가될지는 심사 결과와 테슬라의 차량별 배포 안내가 나와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모델 3인가, 모델 Y인가’보다 내 차의 생산지와 하드웨어, 화면에 표시된 실제 기능을 확인하는 일이 더 정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