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반환소송 이자 따져보니 이사 날짜가 갈랐다

보증금반환소송 이자 따져보니 이사 날짜가 갈랐다

입찰장에서 임차인 서류를 보다 보면 보증금 액수보다 날짜에 눈이 먼저 갑니다. 계약이 언제 끝났는지, 집을 언제 비웠는지, 소장이 임대인에게 언제 도착했는지. 보증금반환소송 이자는 이 날짜 하나에 몇백만 원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계약 끝났으니 그날부터 연 12%겠지’ 하고 계산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렇게 잡으면 실제 판결에서 인정되는 금액과 차이가 납니다.

계약 만료일만으로 이자가 붙지는 않는다

임대차가 끝나면 임대인은 보증금을 돌려주고, 임차인은 집을 돌려줘야 합니다. 두 의무는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행하는 관계입니다. 임차인이 계속 살면서 집을 인도할 준비도 하지 않았다면, 임대인이 보증금을 못 줬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지연손해금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 판례도 임차목적물 반환과 보증금 반환의 관계를 이자 판단에서 중요하게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도는 단순히 짐 일부를 뺐다는 뜻이 아닙니다. 실제로 점유를 넘겼는지, 열쇠를 건넸는지, 임대인이 집을 받을 수 있는 상태였는지가 문제 됩니다. 임대인이 인수를 거부했다면 임차인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인도를 제안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문자 한 통만 보내 놓고 ‘이제부터 이자’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반대로 보증금을 못 받은 채 먼저 이사할 때는 다른 위험도 생깁니다. 주택의 점유와 전입신고를 유지해 얻은 권리를 잃을 수 있어서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면 등기가 실제로 마쳐졌는지 확인한 뒤 움직이는 게 안전합니다. 신청서 접수와 등기 완료는 같은 날이 아닐 수 있습니다. 돈이 급하다고 이사 날짜부터 잡았다가 우선순위가 흔들리는 장면을 경매 현장에서 여러 번 봤습니다.

연 5%와 연 12%는 적용 구간이 다르다

주택 임대차의 보증금 반환 지연손해금은 별도 약정이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민법상 연 5%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소송을 제기했다고 즉시 연 12%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는 원칙적으로 보증금 지급을 구하는 소장 등이 임대인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 적용을 검토합니다. 법원에 접수한 날과 임대인이 송달받은 날은 다릅니다.

그때도 임대인의 지급 지체가 먼저 성립해야 합니다. 집을 아직 인도하지 않았고 적절한 인도 제안도 없었다면, 소장이 송달됐다는 사실만으로 연 12%가 자동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 보증금 액수나 반환 의무를 다투는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법원이 인정하면, 판결 선고일까지 연 12% 적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실제 판결문에서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연 12%’처럼 구간이 나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임대인이 일부를 먼저 돌려줬다면 그날 이후에는 남은 원금으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미납 월세나 인정되는 손해액이 보증금에서 공제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증금 전액에 높은 이율을 끝까지 곱한 숫자는 협의할 때도 신뢰를 잃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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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원 보증금이면 하루 차이가 얼마일까

숫자를 넣어 보겠습니다. 계약이 종료됐고 임차인이 집을 인도해 임대인의 지체가 성립한 2억 원짜리 보증금이라고 가정합니다. 연 5%라면 하루 지연손해금은 약 2만 7,397원입니다. 연 12%라면 약 6만 5,753원입니다. 계산식은 ‘미반환 보증금 × 해당 연이율 × 지연 일수 ÷ 365’입니다. 윤년이나 실제 기산일은 사건의 날짜에 맞춰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연 5%가 적용되는 기간이 100일이면 약 274만 원, 연 12%가 적용되는 기간이 100일이면 약 658만 원입니다. 같은 100일이라도 약 384만 원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고 두 금액 중 큰 것만 고르면 안 됩니다. 집 인도일, 소장 송달일, 일부 변제일을 순서대로 놓고 기간을 잘라야 합니다.

제가 권리분석할 때도 채권액을 한 줄로 적지 않습니다. 원금, 이미 발생한 지연손해금, 앞으로 늘어날 금액을 따로 봅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도 계산표를 한 장 만들어 두면 임대인과 합의할 때 ‘대충 이 정도’라는 말에 끌려가지 않습니다. 다만 판결에서 인정되는 이자와 경매 배당으로 실제 회수할 수 있는 돈은 별개입니다. 집의 담보권 순위와 매각 가능 금액까지 봐야 합니다.

소송 전에 날짜와 증거부터 맞춰 둔다

우선 계약이 적법하게 끝났다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계약서, 갱신 거절이나 해지 통지 내역, 상대방이 받은 날짜를 확인합니다. 다음은 집을 넘긴 사실입니다. 열쇠 전달 기록, 퇴거 사진, 관리비 정산 내역, 인도 일정을 제안한 문자 등이 도움이 됩니다. 소장을 냈다면 법원 사건 기록에서 임대인에게 송달된 날짜를 확인합니다. 입금 내역은 원금이 줄어든 날짜를 알려 줍니다.

보증금을 못 받아 대출 이자를 계속 냈다는 사정도 자주 듣습니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내가 은행에 낸 이자를 임대인에게 그 금액 그대로 받을 수 있다고 보면 곤란합니다. 통상적인 보증금 반환 지연손해금과 별도로 추가 손해를 청구하려면 발생 사실과 법적 근거를 따져야 합니다. 이사비나 중개보수도 자동으로 보증금 이자에 얹히는 항목은 아닙니다.

소송은 보증금 반환을 확정받는 수단이지만, 이자는 그 과정의 날짜와 행동을 따라갑니다. 집을 언제, 어떤 상태로 넘겼는지 남겨 두는 일이 소장에 연 12%를 적는 일보다 먼저입니다. 저는 보증금 사건을 볼 때 이율보다 달력을 먼저 펼칩니다.

보증금반환소송 이자 따져보니 이사 날짜가 갈랐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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