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 이름을 찾다 보면 ‘라 솔라나’가 여러 병에 적혀 있어 잠깐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같은 이름을 쓰는 와인이 여럿이라, 이름만 보고 맛을 예상하기는 어렵거든요. 국내에서 ‘라 솔라나 와인’으로 소개되는 제품 중 하나는 수에르테스 델 마르케스가 만든 스페인 레드 와인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와인을 기준으로 병을 고를 때 확인할 점과 마시는 방법을 이야기해 볼게요.
먼저 생산자와 포도 품종을 확인해요
수에르테스 델 마르케스의 라 솔라나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의 오로타바 계곡에서 나옵니다. 사용한 포도는 리스탄 네그로 100%입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에 익숙하다면 품종 이름부터 낯설 수 있어요. 병 앞면에서 ‘La Solana’를 찾았다면 뒷면의 생산자 이름도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핀카 라 솔라나’처럼 이름이 비슷해도 다른 생산자가 다른 포도로 만든 와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와이너리가 공개한 2022년 빈티지 자료를 보면 포도밭은 동쪽을 향한 해발 380~450m 지점에 있습니다. 면적은 약 1헥타르이고, 화산암 위에 점토층이 놓인 땅에서 포도를 키웁니다. 오래된 포도나무를 줄처럼 엮어 기르는 방식도 이곳의 특징이에요. 이런 설명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테네리페의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나온 리스탄 네그로’ 정도로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진한 레드 와인을 기대했다면 맛이 조금 다를 수 있어요
라 솔라나는 색이 짙고 묵직한 레드 와인만 떠올릴 때 의외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붉은 과일 향에 허브와 후추 같은 향이 겹치고, 잔에 따른 뒤 시간이 지나면 향의 인상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판매처의 시음 설명에는 은은한 연기 향도 자주 등장해요. 다만 향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니 꼭 특정 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입안에서는 과일 맛과 함께 산뜻한 산미가 눈에 띄는 편입니다. 달콤한 와인을 찾는다면 기대와 다를 수 있고, 음식과 함께 마실 산뜻한 레드를 원한다면 흥미로운 선택이 될 수 있죠. 와이너리의 2022년 자료에 적힌 알코올 도수는 12.7%입니다. 빈티지에 따라 도수와 양조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로 사는 병의 라벨을 기준으로 확인하세요.
온도와 잔을 조금만 신경 써도 좋아요
이 와인을 마실 때는 너무 따뜻하지 않게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략 15~17℃에서 시작하면 붉은 과일 향과 산미를 느끼기 편해요. 실내가 따뜻한 날에는 마시기 전 잠깐 시원한 곳에 두면 됩니다. 반대로 냉장고에서 막 꺼내 아주 차갑다면 잔에 따르고 몇 분 기다려 보세요. 향이 처음보다 또렷해질 수 있습니다.
처음 한 잔은 병을 열자마자 맛보고, 다음 잔은 잔 안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마셔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향이 얌전하다가 공기와 닿으며 과일이나 향신료 느낌이 살아날 수 있거든요. 특별한 와인잔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향을 맡을 공간이 있는 잔이면 변화를 느끼기 좋습니다. 잔을 가득 채우기보다 조금씩 따라 마시면 온도 변화도 살피기 쉽고요.
음식은 양념의 세기를 맞춰 골라요
음식을 곁들인다면 구운 닭고기, 버섯 요리, 담백한 돼지고기부터 떠올려 볼 만합니다. 와인의 산미가 기름진 맛을 덜 무겁게 느끼게 하고, 후추 같은 향은 구운 음식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참치 스테이크처럼 향이 강한 생선 요리와도 시도해 볼 수 있어요. 다만 맵고 단 양념이 진한 음식은 와인의 산미나 떫은맛을 더 두드러지게 만들 수 있으니, 처음 마신다면 간이 단순한 음식이 편합니다.
선물하거나 매장에서 고를 때는 생산자, 품종, 빈티지 세 가지만 확인해도 혼동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수에르테스 델 마르케스, 리스탄 네그로, 그리고 병에 적힌 생산 연도예요. 가격은 판매처와 시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예전에 본 금액보다 현재 진열된 병의 상태와 정보를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평소 마시던 레드 와인과 다른 향을 찾는 날이라면, 라 솔라나의 산뜻함이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