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터리에서 손님이 “마키아토는 라떼보다 달죠?”라고 물으면, 저는 먼저 어떤 마키아토를 떠올리셨는지 묻습니다. 작은 잔에 나오는 에스프레소 마키아토와 큰 잔에 시럽이 들어간 카라멜 마키아토는 이름은 비슷해도 맛이 꽤 다르거든요. 마키아토 라떼 차이를 알려면 이름보다 잔에 들어간 우유의 양을 보는 편이 빠릅니다.
작은 마키아토는 커피 맛이 중심입니다
이탈리아어 마키아토는 ‘자국이 난’이라는 뜻입니다. 에스프레소 마키아토는 에스프레소 위에 스팀 밀크나 우유 거품을 조금 얹어 표시를 남긴 음료예요. 제가 매장에서 더블 샷으로 만들 때는 원두 18g으로 에스프레소 약 36g을 뽑고, 고운 우유 거품을 한두 숟가락 올립니다. 잔은 대개 60~90ml 정도로 작습니다. 다만 우유의 양이나 잔 크기에 딱 하나의 규격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첫 모금은 에스프레소에 가깝습니다. 우유가 쓴맛의 모서리를 조금 둥글게 만들지만, 원두의 산미나 로스팅 향은 여전히 선명해요. 밝게 볶은 원두라면 과일 같은 산미가 남고, 진하게 볶은 원두라면 초콜릿이나 견과류 같은 인상이 더 또렷할 수 있습니다. 우유를 조금 넣었다고 커피의 성격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라떼는 우유가 맛의 폭을 넓힙니다
카페 라떼는 에스프레소에 데운 우유를 넉넉히 붓고 얇은 거품층을 얹습니다. 같은 더블 샷 36g을 쓰더라도 우유가 150~200g 들어가면 작은 마키아토와는 전혀 다른 잔이 됩니다.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비율은 매장마다 다르니, 이 숫자는 집에서 맛을 비교할 때 쓸 만한 출발점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라떼에서는 우유의 단맛과 질감이 먼저 느껴집니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따뜻한 우유가 달게 느껴질 수 있어요. 보통 우유를 55~65℃ 정도로 데우면 마시기 편하고 질감도 부드럽습니다. 너무 뜨겁게 만들면 혀가 먼저 열을 느껴서 커피의 섬세한 향을 잡기 어려워집니다.
같은 원두로 두 잔을 만들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마키아토에서는 에스프레소의 산미와 쓴맛이 앞에 서고, 라떼에서는 그 맛이 우유 사이로 길게 퍼집니다. 그래서 산미가 부담스럽던 손님도 라떼로 마시면 편하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맛인지는 취향의 문제예요.
라떼 마키아토와 카라멜 마키아토는 따로 봐야 합니다
이름이 헷갈리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에스프레소 마키아토는 ‘커피에 우유 자국’, 라떼 마키아토는 ‘우유에 커피 자국’에 가깝습니다. 라떼 마키아토는 먼저 스팀 밀크를 잔에 담고 에스프레소를 부어 만듭니다. 우유 180~220ml에 에스프레소 한 샷을 넣는 식으로 만들면 커피 맛은 비교적 순합니다. 층이 보이기도 하지만, 층의 모양만으로 음료를 구별할 필요는 없습니다. 붓는 속도와 거품 상태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니까요.
카라멜 마키아토는 더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우유와 에스프레소에 바닐라 시럽이나 카라멜 소스를 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맛의 상당 부분은 ‘마키아토’라는 방식이 아니라 추가된 재료에서 옵니다. 따라서 달콤한 큰 잔을 기대하고 에스프레소 마키아토를 주문하면 작고 진한 커피가 나와 놀랄 수 있습니다. 주문할 때는 시럽이 들어가는지, 잔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면 헷갈림이 줄어듭니다.
집에서는 같은 샷으로 비교해 보면 쉽습니다
차이를 몸으로 익히려면 에스프레소를 같은 조건으로 두 번 추출해 보세요. 예를 들어 원두 18g씩 사용해 각각 36g 안팎의 에스프레소를 뽑습니다. 한 잔에는 우유 거품을 한두 숟가락, 다른 잔에는 데운 우유 약 170g을 넣으면 됩니다. 첫 잔에서 커피 향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느껴지는지, 두 번째 잔에서 단맛과 질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세요. 비싼 머신보다 두 잔의 추출량을 비슷하게 맞추는 일이 이 비교에는 더 중요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다면 진하게 내린 커피로 비슷한 실험은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필터 커피는 에스프레소보다 농도가 낮아 우유를 같은 양으로 넣으면 맛이 옅어집니다. 이때는 우유 양을 조금씩 늘리면서 원하는 균형을 찾는 편이 낫습니다. 커피 40g에 우유 100g부터 시작해도 좋고요. 숫자는 취향을 가두는 규칙이 아니라, 다음 잔의 맛을 바꾸기 위한 기준점입니다.
저는 짧고 진한 커피가 당길 때 에스프레소 마키아토를, 천천히 마실 부드러운 잔이 필요할 때 라떼를 고릅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우유가 한 숟가락인지 한 컵인지에 따라 커피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꽤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