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4,000만원짜리 차를 계약한 지인이 캐시백 1%면 40만원을 돌려받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견적서를 보니 계약금은 이미 계좌이체로 냈고, 카드로 결제할 금액은 3,500만원이었다. 행사에 지급 한도까지 있다면 실제 받는 돈은 더 줄어든다. 신차 캐시백은 광고에 적힌 비율보다 카드로 얼마를 결제할 수 있는지부터 계산해야 한다.
1. 차값과 캐시백 대상 금액은 다르다
계산의 출발점은 차량 총가격이 아니라 카드사의 행사 대상 가맹점에서 승인될 일시불 금액이다. 계약금, 취득세, 등록비, 보험료를 어디에 어떻게 냈는지에 따라 차이가 난다. 판매점이 카드 결제를 받더라도 카드사가 분류한 가맹점 업종이 행사 대상인지 확인해야 한다. KB국민카드의 신차 일시불 안내도 대상 가맹점을 자동차 판매점 업종 기준으로 판단하고, 중고차와 리스차 등을 제외한다.
예를 들어 총지출이 4,000만원이어도 카드 결제 예정액이 3,500만원이면 캐시백 계산식의 첫 숫자는 3,500만원이다. 여기에 1%를 곱하면 35만원. 다만 지급 한도가 30만원인 행사라면 실제 캐시백은 30만원이다. 이때 카드 결제액 대비 실효율은 약 0.86%다. 이 수치는 계산 예시일 뿐, 현재 어느 카드사의 행사율을 뜻하지 않는다.
2. 신청 순서와 결제 방식에서 갈린다
신차 캐시백은 평소 쓰던 카드로 차값을 긁기만 하면 자동 적용되는 혜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행사 신청을 먼저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신차 구매 안내에는 사전 신청 조건이 명시돼 있다. 승인 전에 신청이 끝났는지, 신청한 카드와 결제 카드가 같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제 방식도 중요하다. 일시불 캐시백 행사와 무이자할부, 자동차금융 상품은 혜택 구조가 다르다. 신한카드의 신차 행사 안내에서는 일시불 캐시백과 무이자할부를 별도 혜택으로 제시한 사례가 있다. 삼성카드 다이렉트 오토도 카드할부의 선수금 캐시백과 카드일시불 캐시백을 구분한다. ‘차를 카드로 샀다’는 사실만으로 같은 비율을 적용하면 계산이 틀어진다.
3. 추가 캐시백은 평소 소비액으로 판단한다
광고의 ‘최대’ 비율에는 구매 후 일반 카드 이용 조건이 붙기도 한다. 신한카드 My Car의 추가 혜택 안내에는 자동차 구매금액을 제외한 일반 결제액을 일정 기간 채워야 하는 조건이 있다. 차값 3,500만원을 결제했으니 실적 100만원도 당연히 넘었다고 생각하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가령 기본 캐시백 0.8%에 추가 0.2%가 붙고, 추가 혜택을 받으려면 구매 뒤 3개월간 일반 소비 100만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해 보자. 원래 그 카드로 매달 40만원씩 쓰던 사람은 조건을 채우는 데 부담이 적다. 반면 평소 그 카드 사용액이 월 10만원이라면 부족한 70만원을 옮겨 써야 한다. 다른 카드에서 받던 할인 2만원을 포기해야 한다면 추가 캐시백 7만원의 순증가는 5만원이다. 필요 없는 물건을 사서 실적을 채운다면 그 지출은 혜택이 아니라 비용이다.
4. 연회비와 기존 카드 혜택을 함께 뺀다
새 카드를 발급받아 30만원을 돌려받는다고 해서 30만원을 번 것은 아니다. 연회비와 기존 카드로 결제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혜택을 빼야 한다. 앞의 3,500만원 결제 예시에서 새 카드의 캐시백이 1%, 한도가 30만원이고 연회비가 2만원이라고 하자. 이미 가진 카드가 동일한 결제에 제한 없이 0.7%를 제공한다면 기존 카드 혜택은 24만5,000원이다. 새 카드의 추가 이익은 30만원에서 24만5,000원과 연회비 2만원을 뺀 3만5,000원이다.
한도에 닿기 전까지 두 카드의 혜택 차이는 결제액의 0.3%다. 연회비 2만원을 회수하려면 약 667만원을 결제해야 한다. 이 계산은 두 카드 모두 해당 자동차 결제에 혜택을 주고, 다른 조건이 없을 때만 성립한다. 실제로 자동차 구매액은 일반 포인트 적립이나 다른 행사 혜택과 중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삼성카드 다이렉트 오토와 KB국민카드의 안내에도 자동차 구매 혜택을 적용한 금액은 카드 기본 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기존 카드의 0.7%가 자동차 업종에도 적용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비교가 성립한다.
5. 계약 전에 확인할 숫자는 네 개다
견적을 받으면 카드 결제 가능액, 캐시백률, 지급 한도, 추가 실적 조건을 한 줄에 적어보면 된다. 계산은 ‘대상 결제액 × 캐시백률’과 지급 한도 중 작은 금액에서 시작한다. 그다음 연회비와 포기하는 기존 혜택을 빼면 내게 남는 금액이 나온다. 카드 한도가 부족하다면 특별한도 신청 가능 여부도 결제 전에 확인해야 한다.
신청 시점, 대상 가맹점, 취소 시 처리, 지급일을 행사 안내에서 확인한다. 카드사마다 조건이 다르고 행사 내용도 바뀐다. 나는 신차 캐시백이 몇 퍼센트인지보다, 이미 하던 소비만으로 조건을 채운 뒤 통장에 얼마가 남는지를 본다. 계산 결과가 몇만원 차이라면 새 카드 관리까지 감수할 이유가 있는지도 함께 따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