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에 교토를 걸었을 때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건 이름난 절의 풍경이 아니었다. 아침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 사이로 자전거가 천천히 지나가던 골목이었다. 추워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다가도, 가게 문이 열릴 때 새어 나오는 따뜻한 공기 앞에서는 잠깐 발이 멈췄다. 사람 적은 곳을 찾아간다면 겨울의 교토에서는 일정을 빽빽하게 채우지 않는 편이 좋았다.
데마치야나기에서 아침 걸음을 시작했다
나는 데마치야나기역에서 나와 강 쪽으로 먼저 걸었다. 가모강과 다카노강이 만나는 부근은 넓어서, 도심에 있으면서도 숨이 트인다. 겨울 아침에는 물가에 오래 앉아 있기보다 다리를 건너며 강을 보는 정도가 알맞았다. 바람이 손끝으로 바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강에서 멀지 않은 데마치 마스가타 상점가로 들어가니 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채소와 반찬을 고르는 사람, 가게 앞에서 짧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이 보였다. 관광객을 위한 무언가를 찾으려 하기보다, 동네의 아침을 방해하지 않고 한 바퀴 걷는 시간이 좋았다. 상점가의 가게마다 여는 시간이 다르니 이른 아침에 모든 문이 열려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는 편이 편하다.
이 근처에서는 목적지를 몇 군데 찍어 두고 서두르기 쉽다. 그런데 한 블록만 천천히 걸어도 큰길의 차 소리와 골목의 생활 소리가 다르게 들린다. 나는 따뜻한 음료를 하나 사서 강가로 돌아왔고, 식기 전에 마시느라 풍경을 조금 덜 찍었다. 그날 사진보다 그 시간이 더 또렷하다.
시모가모 신사는 숲길을 걷는 마음으로
데마치야나기에서 다리를 건너 시모가모 신사 쪽으로 향했다. 신사에 닿기 전, 다다스노모리의 나무 사이를 지나는 길이 길게 남았다. 잎이 무성한 계절과 달리 1월에는 가지 사이로 하늘이 잘 보인다. 발걸음을 멈추면 바깥 도로의 기척도 들리지만, 길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을 살피며 걷게 된다.
시모가모 신사는 알려진 장소라 언제나 한적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새해 초에는 참배객이 몰릴 수 있다. 내가 찾았을 때도 신사 앞과 숲길의 분위기는 달랐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잠시 기다리고, 다시 길이 넓어지는 쪽으로 걸었다. 조용한 여행을 원한다고 해서 인기 있는 장소를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그곳에서 무엇을 보러 가는지 스스로 정해 두니 마음이 덜 급했다.
주택가와 이어지는 길에서는 목소리를 낮추고 사진도 조심해서 찍었다. 이 동네는 누군가에게는 관광지가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골목에서 오래 머물 자리와 그냥 지나갈 자리가 조금씩 보인다.
니시진에서는 목적지보다 골목이 좋았다
다른 날에는 니시진 쪽으로 걸었다. 센본이마데가와 부근에서 큰길을 따라 움직이다가, 차가 적은 골목으로 한두 번 들어갔다. 니시진은 직물의 역사로 알려진 동네지만 거리 전체가 전시실처럼 꾸며져 있지는 않다. 낮은 집과 작업장, 평범한 가게가 섞여 있었다. 그 점이 오히려 좋았다.
작은 가게를 발견해도 문이 닫혀 있으면 다음 골목으로 걸었다. 영업일이 맞지 않아 계획을 바꾼 적도 있었다. 그런 날은 가까운 상점가에서 점심을 먹고, 큰길로 돌아가는 길에 오래된 집의 창과 처마를 구경했다. 한곳을 꼭 들어가야 성립하는 코스가 아니라서 겨울의 짧은 낮에도 마음이 느긋했다.
니시진은 골목이 조용한 만큼 걸을 때 더 신경 쓸 부분도 있다. 집 앞이나 좁은 길을 사진 찍는 장소처럼 오래 차지하지 않고, 차와 자전거가 오면 먼저 비켜섰다. 살림이 이어지는 거리에서 여행자는 잠시 지나가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잊지 않으려 했다.
1월의 추위에 맞춰 걷는 시간을 나눴다
교토시 관광 안내에서는 1월 평균 기온을 약 5도로 소개한다. 숫자만 보고 견딜 만하겠다 싶었는데, 강가와 그늘진 골목에서는 체감이 달랐다. 두꺼운 겉옷에 목도리와 장갑을 챙기고, 실내에 들어갔을 때 벗기 쉬운 옷을 안에 겹쳐 입었다. 발이 차가워지면 걷는 재미도 금방 줄어서 두꺼운 양말과 익숙한 신발이 특히 유용했다.
나는 아침에 한 동네를 걷고, 점심 무렵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쉬었다. 오후에는 욕심내어 먼 곳으로 이동하기보다 같은 동네에서 길을 조금 바꿨다. 1월 교토 여행이라면 눈 덮인 풍경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시내에 눈이 쌓이는 일은 드물다는 교토시 관광 안내를 참고하는 편이 좋다. 맑고 차가운 날의 골목만으로도 충분히 겨울다운 장면을 만났다.
돌아오는 길에는 유명한 곳을 몇 군데 빠뜨렸는지보다, 아침에 지나온 상점가가 생각났다. 여행지의 평범한 하루를 잠깐 함께 걸은 느낌이었다. 다음에 교토에 가도 하루쯤은 지도를 덜 보고, 그 동네의 속도에 맞춰 걷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