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친구 집 거실을 꾸미면서 소품을 새로 사기 전에 선반 위 물건부터 전부 내려봤습니다. 작은 화병 다섯 개, 사진 액자 세 개, 향초 두 개가 있었는데 각각은 예뻤어요. 그런데 한곳에 모여 있으니 선반이 꽉 차 보이더군요. 액자 하나와 화병 하나만 다시 올렸더니 오히려 눈길이 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니멀 인테리어 소품의 출발점은 물건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어디에 무엇을 남길지 정하는 일입니다.
사기 전에 빈자리를 먼저 재보세요
소품을 놓을 자리를 하나만 고르고 가로 폭과 깊이를 잽니다. 준비물은 줄자, 마스킹테이프, 휴대전화면 충분합니다. 저는 선반이나 수납장 위에 테이프로 소품이 차지할 범위를 표시한 뒤, 두세 걸음 물러나 사진을 찍습니다. 10분이면 끝나요. 매장에서 보기 좋았던 물건도 집에 놓으면 너무 크거나 작을 수 있어서 이 과정이 꽤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폭 90cm 수납장이라면 90cm를 장식으로 채우지 않습니다. 한쪽 30~40cm 정도에만 액자와 화병을 놓고 나머지는 비워둡니다. 이 수치는 규칙이라기보다 시작하기 편한 기준이에요. 사진을 찍었을 때 시선이 자꾸 여러 곳으로 흩어지면 하나를 더 내려놓습니다. 반대로 물건이 너무 작아 허전하다면 개수를 늘리기보다 높이가 있는 액자 하나로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소품은 높이와 쓰임이 다른 두세 개면 충분합니다
처음 꾸미는 분에게는 액자, 화병, 작은 조명 가운데 필요한 것만 고르라고 말합니다. 높이가 비슷한 소품 세 개를 나란히 세우면 진열대처럼 보여요. 21×30cm 액자 옆에 높이 15~20cm 화병을 두고, 필요하면 낮은 받침이나 책 한 권을 더하는 식이 편합니다. 서로 높이가 달라야 눈이 머무는 자리가 생깁니다.
색도 집에 이미 있는 색에서 가져옵니다. 벽이 흰색이고 가구가 밝은 나무색이라면 액자 테두리는 흰색이나 나무색 중 하나를 고르는 거죠. 화병까지 꼭 같은 색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무늬와 광택이 강한 물건을 여러 개 섞었을 때 실패를 많이 했습니다. 작은 물건이라 괜찮겠지 싶어도, 모이면 생각보다 산만합니다.
먼지가 쌓이는 자리라면 장식만 하는 물건보다 쓰임이 있는 물건이 오래 남습니다. 자주 읽는 책을 세워두거나, 열쇠를 놓는 작은 접시를 쓰는 식입니다. 다만 접시를 두는 순간 잡동사니가 계속 쌓인다면 그 자리는 장식 자리로 잡지 않는 게 낫습니다. 생활 동선을 거스르는 소품은 결국 치우게 되더군요.
3만 원 안팎으로 시작하는 실제 예산
처음부터 한 세트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작은 수납장 하나를 꾸민다면 집에 있는 병을 화병으로 쓰고, 액자와 조명만 살 겁니다. 이케아에서 확인되는 21×30cm 액자는 5,900원, 작은 탁상 조명은 24,900원인 제품도 있습니다. 이 조합이면 소품값은 30,800원입니다. 전구가 별도인 조명은 전구값을 더해야 하고, 배송비도 구매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격은 바뀔 수 있으니 사기 전에 다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준비물: 줄자, 마스킹테이프, 마른걸레, 액자에 넣을 사진이나 인쇄물
- 작업 시간: 자리 비우기 15분, 치수 확인 10분, 배치 바꾸기 20~30분
- 도구 비용: 집에 줄자와 걸레가 있다면 추가로 살 도구는 없음
조명을 빼고 액자 하나만 사면 비용은 훨씬 줄어듭니다. 소품은 한꺼번에 주문하면 색과 크기가 집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할 틈이 없어요. 하나를 놓고 며칠 생활해본 뒤 다음 물건이 정말 필요한지 판단하는 편이 실패가 적었습니다.
벽에 걸거나 조명을 놓을 때는 여기서 막힙니다
액자를 세워두는 것과 벽에 거는 것은 작업이 다릅니다. 가벼운 액자라도 접착식 걸이를 쓸 때는 제품의 허용 하중과 벽면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벽지를 붙인 지 얼마 안 됐거나 표면이 들떠 있으면 걸이와 함께 벽지가 떨어질 수 있어요. 임대 주택이라 구멍을 낼 수 없다면 먼저 선반 위에 세워 배치해보는 게 편합니다. 접착식 제품을 쓰더라도 벽지가 손상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나사로 고정해야 하는 무거운 선반이나 큰 거울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벽 재질에 맞는 고정 부품과 공구가 필요하고, 벽 안쪽 설비 위치도 확인해야 합니다. 전동드릴을 이 작업 한 번 때문에 새로 사기보다는 대여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고정 방식이나 벽 속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설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습니다. 특히 큰 거울을 소품처럼 생각하고 기대어 두면 넘어질 위험이 있어요.
분위기를 바꾸려고 천장 조명을 교체하는 경우도 있는데, 소품 배치와 전기 작업은 구분해야 합니다. 배선 연결이나 스위치 교체는 직접 하지 말고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게 맡기세요. 작은 탁상 조명도 코드가 통로를 가로지르지 않는지, 전구와 주변 천이 닿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여러 집을 꾸며보니 가장 오래 만족한 자리는 값비싼 물건을 모아둔 곳이 아니라, 살면서 필요한 것만 손 닿는 곳에 남겨둔 자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