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으로 다시 떠오른 계란초
삶은 계란에 오이와 초고추장을 얹은 간식 ‘계란초’가 인천 원도심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천 출신 샤이니 민호가 학창 시절 즐겨 먹었던 간식으로 계란초를 소개하고 직접 만들어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방송을 계기로 과거 학교 앞 분식점과 문구점에서 판매됐던 계란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계란초는 재료와 조리법이 단순하지만, 특정 시기와 지역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들에게는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삶은 계란의 담백함과 오이의 산뜻한 식감, 초고추장의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인천 전역보다 원도심에 익숙한 간식
계란초는 과거 인천 모든 지역에서 보편적으로 판매된 음식은 아니었다. 주로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추홀구의 옛 남구 지역과 동구, 남동구 등 원도심 일대에서 판매됐다.
미추홀구에서는 계란초라는 이름이 비교적 익숙했지만, 동네에 따라 ‘초계란’이나 ‘공룡알’로 불리기도 했다. 반면 부평구와 서구, 계양구 등 다른 지역에서 성장한 이들에게는 이름과 형태가 낯선 음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누가 처음 만들었고 어떤 경위로 판매하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해당 시기에 인천 원도심 학교 주변을 오갔던 학생들의 기억에는 분식점이나 문구점에서 간편하게 사 먹던 주전부리로 남아 있다.
삶은 계란과 오이의 단순한 조합
계란초를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 않다. 기본 재료는 삶은 계란과 오이, 초고추장이다. 먼저 취향에 맞는 익힘 정도로 계란을 삶은 뒤 찬물에 담가 식힌다. 이 과정은 계란 껍데기를 한결 수월하게 벗기는 데 도움이 된다.
계란이 식는 동안 고명으로 사용할 오이를 준비한다. 오이는 얇게 썰거나 가늘게 채를 썰 수 있다. 과거 학교 앞 가게들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오이를 손질해 올렸으며, 일부 가게에서는 오이 대신 채를 썬 양배추를 사용하기도 했다.
계란을 취향에 맞게 삶아 찬물에서 식힌다.
식힌 계란의 껍데기를 벗기고 반으로 자른다.
얇게 썰거나 채를 썬 오이를 계란 위에 올린다.
기호에 맞는 양의 초고추장을 뿌려 마무리한다.
반으로 자른 계란 위에 오이 고명을 올리고 초고추장을 뿌리면 계란초가 완성된다. 익숙한 재료로 만드는 만큼 그 맛은 쫄면에 올라가는 삶은 계란과 채소 고명을 함께 먹을 때와 비슷하다.
남는 동전으로 사 먹던 학교 앞 주전부리
당시 계란초의 가격은 보통 한 개에 150원에서 200원 정도였다. 학생들이 남은 동전으로도 부담 없이 살 수 있어 학교 앞의 소박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계란과 고명, 초고추장을 손에 들고 먹으면 양념이 묻기 쉬웠다. 이 때문에 분식점이나 문구점 주인이 주문을 받은 자리에서 재료를 빠르게 조합한 뒤 학생이 곧바로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건네는 방식이 흔했다.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가게 앞에 모여 작은 간식을 기다리는 풍경과 함께 기억되는 음식이기도 하다.
비싸거나 화려한 간식은 아니었지만, 짧은 시간에 만들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과 새콤달콤한 맛이 학생들의 발길을 끌었다. 계란초는 저렴한 가격과 간단한 조리법 속에 당시 인천 원도심 학교 주변의 생활상을 담고 있는 간식이다.
추억에서 이색 메뉴로
계란초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방송에서 소개된 방식처럼 집에서 직접 만들어 과거의 맛을 되살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실내 포장마차나 술집에서 이색 안주로 등장해 옛 간식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반가움을 주고 있다.
삶은 계란과 오이, 초고추장이라는 단순한 구성은 그대로지만, 계란초가 전하는 의미는 단순한 조리법에 그치지 않는다. 특정 시기 인천 원도심에서 학교생활을 했던 세대에게는 하굣길과 학교 앞 가게, 손에 쥔 동전까지 함께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음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