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시립팽성도서관이 2026년 10월 그림책 원화 전시와 시집 북큐레이션을 통해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문학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였다. 도서관을 찾은 이용자들은 책을 대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책의 장면과 젊은 시인들의 문장을 차례로 살펴보며 관심 있는 작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그림책을 감상하는 동선과 시집을 고르는 공간을 함께 마련해 세대별로 문학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는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상상하고, 성인은 시집에 소개된 문장을 읽으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탐색할 수 있다.
계단에서 이어지는 그림책 원화
그림책 『달 언덕에 가면 보일까?』 원화는 팽성도서관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계단 벽면에 전시됐다. 별도 전시실을 찾아가지 않아도 층을 오가는 동안 작품 속 장면을 순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구성이다.
전시 작품은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계단을 따라 배치된 다정한 분위기의 그림은 어린이와 보호자가 한 장씩 천천히 살펴보며 등장인물과 이야기의 흐름을 나누기에 알맞다. 도서관 이용자들이 이동하는 일상적인 공간이 그림책을 만나는 전시 장소로 활용되면서 책 속 장면도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온다.
두더지에게 달을 보여주려는 토끼
『달 언덕에 가면 보일까?』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두더지에게 달을 보여주려는 토끼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아름다운 달을 친구와 함께 보고 싶어 하는 토끼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린이와 함께 원화를 감상할 때는 토끼가 두더지에게 달을 보여주려 한 이유와 두더지가 느꼈을 마음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그림을 단순히 바라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등장인물의 행동과 감정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는 전시다.
전시 당시 해당 그림책은 팽성도서관에 비치돼 있지 않았다. 평택시 도서관이 소장한 1권도 대출 중이어서 현장에서 곧바로 빌리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다만 계단에 전시된 원화를 통해 작품의 주요 분위기와 따뜻한 색채를 살펴볼 수 있었다.
젊은 작가의 시 열두 권
도서관 입구 오른쪽에는 ‘젊은 작가의 시’를 주제로 한 북큐레이션 공간이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모두 12권의 시집을 소개했다. 책 표지만 나열하지 않고 작가의 작품 활동과 시의 일부 구절을 함께 안내해, 시집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책의 분위기를 가늠하고 관심 있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시집의 제목과 소개 문장은 저마다 다른 정서와 이야기를 보여준다. 짧은 안내를 먼저 읽은 뒤 책을 고를 수 있어, 평소 시를 자주 읽지 않거나 어떤 작품부터 접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공한다.
스무 살의 시선이 건넨 문장
북큐레이션에 소개된 작품 가운데 이재성 시인의 『스무 살의 시선』은 오늘보다 더 행복하지 않더라도 오늘만큼 행복한 내일을 바라는 내용의 문구를 표지에 담았다. 더 나은 내일만을 요구하기보다 평범한 오늘의 행복을 돌아보게 하는 문장이다.
표지의 짧은 문구는 작품 전체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궁금하게 만들며 실제 대출로도 이어졌다. 이는 북큐레이션이 책의 존재를 알리는 데 머물지 않고, 이용자가 마음에 남는 문장을 출발점으로 시집을 직접 선택하도록 돕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상적인 제목에 담긴 시의 개성
안희연 시인의 『당근밭 걷기』는 문학동네에서 발행한 시집이다. 전시에서는 눈을 감았다 뜨는 사이 무언가가 자라기 시작하고 화자가 그것을 기르는 사람이 된다는 내용의 구절을 소개했다. 평범해 보이는 행동과 성장의 장면이 짧은 문장 안에서 연결된다.
고선경 시인의 『샤워젤과 소다수』에서는 슬픔과 기쁨을 함께 들이켜며 친구에게 여전히 콜드플레이와 데미안 나이스를 듣는지 묻는 내용의 구절을 만날 수 있었다. 감정과 음악에 관한 질문이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인 작품이다.
이리나 시인의 『내 사랑은 시작한다』에서는 ‘분장실’에 수록된 문장이 소개됐다. 뭉개지고 번지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다시 그려내는 일을 담담하게 표현한 대목이다.
차정은 시인의 『토마토 컵라면』은 제목부터 뚜렷한 개성을 드러낸다. 전시에서는 ‘토마토 소년’ 가운데 노란 햇볕이 들판을 감쌀 때 아이가 땅을 파는 장면을 담은 구절을 안내했다.
친숙한 사물과 일상적인 표현이 들어간 제목은 젊은 작가들의 시를 어렵게 느끼는 독자에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계기를 만든다. 이용자는 제목에서 관심이 가는 책을 고른 뒤 소개된 구절을 읽으며 작품의 정서를 비교할 수 있다.
문장으로 시집을 고르는 전시
이번 북큐레이션의 핵심은 책 제목과 표지만 보여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작가 정보와 작품 소개, 시의 한 구절을 함께 제시했다는 데 있다. 시집을 자주 읽지 않는 사람도 짧은 문장을 먼저 접한 뒤 자신의 마음에 닿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다.
전시된 12권은 한 가지 분위기로 묶이지 않는다. 성장과 일상, 감정, 음악, 자신을 다시 그려내는 과정 등 서로 다른 장면이 소개돼 이용자가 관심사에 따라 책을 살펴볼 수 있다. 입구 오른쪽에 마련된 전시 공간은 도서관에 들어선 이용자가 자료실을 이용하기 전후로 자연스럽게 둘러보기 좋은 위치에 자리한다.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만나는 문학
팽성도서관의 2026년 10월 기획전시는 그림책과 시를 한 공간에서 연결했다. 계단에서는 『달 언덕에 가면 보일까?』의 따뜻한 원화를 감상할 수 있고, 입구에서는 ‘젊은 작가의 시’에 선정된 작품과 문장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그림을 보며 인물의 마음과 다음 장면을 상상하는 시간이 되고, 성인에게는 평소 쉽게 펼치지 않았던 시집을 발견하는 기회가 된다. 책을 빌리는 기능을 넘어 새로운 작품과 문장을 소개하는 도서관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는 구성이다.
원화가 이어지는 계단에서는 이용자들이 이동 중 걸음을 늦추고 그림을 살펴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북큐레이션 앞에서는 책 표지와 소개 문장을 차례로 읽으며 자신에게 맞는 시집을 고를 수 있다. 그림 한 장과 짧은 문장 하나가 서로 다른 세대의 독자를 문학으로 이끄는 장면이다.
팽성도서관 장소 정보
| 시설명 | 평택시립팽성도서관 |
|---|---|
| 소재지 |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로95번길 15-25 |
| 원화 전시 위치 |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계단 벽면 |
| 북큐레이션 위치 | 도서관 입구 오른쪽 |
| 전시 구성 | 『달 언덕에 가면 보일까?』 원화와 ‘젊은 작가의 시’ 시집 12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