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소유진 딸’을 검색하다가 예능 클립을 몇 개 이어서 봤다. 처음엔 백종원·소유진 부부의 가족 이야기가 궁금해서 눌렀는데, 보다 보니 아이들마다 다른 반응이 더 눈에 들어왔다. 소유진에게는 아들 용희와 두 딸 서현, 세은이 있다. 방송에서 만날 수 있는 딸들의 모습도 한 가지 분위기로 묶이지 않는다.
가족 예능은 큰 사건이 없어도 재미있다. 여행 중 자리가 마음에 안 들거나, 준비한 물건에 예상 밖으로 신이 나는 순간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소유진 가족이 나온 방송도 그런 장면을 따라가며 보는 편이 좋았다. 아래에는 방송에서 공개된 내용과 내가 흥미롭게 본 지점을 나눠 적었다. 오래된 장면의 당시 나이는 지금 나이와 다르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면 헷갈리지 않는다.
소유진 딸은 두 명, 방송에서 보이는 매력도 다르다
두 딸의 이름은 서현과 세은이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2021년 추석 특집으로 선보인 ‘슈퍼맘이 돌아왔다’에서는 소유진과 삼 남매의 일상이 소개됐다. 내레이터로 익숙했던 소유진이 아이들과 함께 화면에 등장한다는 점부터 흥미로운 구성이었다. 목소리로 다른 가족의 육아에 공감하던 사람이 자기 집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이니까.
이런 프로그램을 볼 때 나는 아이에게 붙는 ‘똑 부러진 언니’, ‘귀여운 막내’ 같은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몇 분짜리 방송만으로 성격을 단정할 수는 없어서다. 그래도 같은 상황에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장면은 재미있다. 소유진 딸 이야기가 계속 눈길을 끄는 것도 유명한 부모의 자녀라는 사실에 더해, 가족 안에서 주고받는 말과 표정이 꽤 생생하게 잡히기 때문인 듯하다.
오키나와 여행에서는 계획보다 아이들 반응이 재미있었다
가족끼리 떠난 여행을 보고 싶다면 KBS ‘걸어서 환장 속으로’의 오키나와 편이 잘 맞는다. 소유진이 어머니와 삼 남매를 데리고 떠난 여행이라 세대가 다른 가족들이 한 화면에 모인다. 여행 예능에서 흔히 기대하는 풍경이나 맛집도 있지만, 내 눈에는 준비한 일정에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더 재미있었다.
2023년 6월 방송 클립에는 소유진이 준비한 대나무 국수 키트에 서현과 세은이 신이 나 고양이 놀이를 하는 장면이 있다. 어른은 먹을 것을 준비했는데 아이들은 거기서 놀이를 먼저 발견한다. 이 엇갈림이 꽤 귀엽다. 다른 클립에서는 음식을 먹는 자리 때문에 막내 세은이 속상해하는 모습도 나온다. 가족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만한 장면이다. 일정표에는 없는 작은 일이 그날의 분위기를 확 바꿔 놓는다.
호불호도 갈릴 수 있다. 아이들이 투닥거리는 장면까지 여행의 재미로 보는 사람이라면 웃으면서 볼 만하다. 반대로 차분한 여행 정보나 오키나와 풍경을 길게 보고 싶다면 가족의 대화와 돌발 상황에 시선이 쏠리는 구성이 조금 산만할 수 있다. 나는 오히려 그 소란스러움 덕분에 여행이 꾸며진 그림처럼 보이지 않아 좋았다.
세은이 나온 플리마켓 장면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2023년 4월 방송에는 소유진과 세은이 사유리·젠 모자와 함께 플리마켓을 여는 이야기도 있다. 사용하지 않는 옷과 물건을 모아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한 자리다. KBS의 방송 소개에는 세은이 물건의 가격을 정하고, 손님에게 옷을 골라주는 모습이 담겼다.
이 장면에서 재미있는 건 막내를 그저 옆에서 따라다니는 아이로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님이 무엇을 고를지 살피고 자기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권하는 과정에 작은 역할이 생긴다. 물론 방송 한 장면을 보고 아이의 장래나 특별한 재능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아이가 자기 몫의 일을 해보는 동안 어른들이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지 보는 편이 훨씬 흥미롭다.
기부라는 취지도 따뜻하지만, 예능으로서의 재미는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현장에 있다. 어린 손님을 만나면 말을 걸고, 물건을 고르는 사람 앞에서는 직접 추천도 한다. 가족 여행 편에서 보였던 세은의 반응과 나란히 떠올려 보면, 장소가 달라지면서 화면의 리듬도 달라진다. 소유진 딸 관련 방송을 골라 볼 때 여행 편 다음으로 이 장면이 생각나는 이유다.
가족 예능이라 더 조심해서 보게 되는 부분
솔직히 아이가 나온 예능은 재미있게 보다가도 잠깐 멈추게 된다. 화면 속 표정 하나로 실제 성격을 판단하거나, 자라는 모습을 계속 비교하는 이야기가 따라붙기 쉽다. 특히 서현과 세은은 아직 어린 만큼 방송에 나온 순간과 평소의 삶을 같은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되겠다 싶다. 짧게 편집된 장면은 그날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누가 더 엄마를 닮았다’는 식의 이야기보다 가족이 함께 있을 때 생기는 반응을 보는 쪽이 편하다. 오키나와에서는 준비한 음식이 놀이가 되고, 플리마켓에서는 아이에게 손님을 맞는 작은 역할이 주어진다. 같은 가족이 나와도 프로그램의 상황에 따라 볼거리가 달라지는 셈이다.
소유진 딸이 궁금해서 방송을 찾는다면 이름이나 최신 사진부터 훑기보다, 이렇게 가족이 함께 등장한 장면부터 보는 걸 권하고 싶다. 나는 여행 편의 부산스러운 식탁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잘 짜인 일정 하나보다 아이들이 예상 밖으로 반응한 몇 초가 오래 남는다는 게 가족 예능의 재미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