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매수 전에 확인할 숫자 4가지

비트코인 매수 전에 확인할 숫자 4가지

얼마 전 비트코인 차트를 같이 보던 지인이 가격이 올랐으니 지금이라도 사야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가격보다 거래량을 먼저 봤다. 상승 폭이 같아도 실제 매수가 붙은 날과 얇은 호가를 타고 오른 날은 다음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7년간 거래소 화면과 온체인 데이터를 같이 보면서 배운 건 단순하다. 숫자 하나로 매수 버튼을 누르면, 그 숫자가 놓친 위험까지 함께 떠안게 된다.

1. 가격보다 현물 거래량을 먼저 본다

비트코인이 하루 5%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수요가 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최근 20일의 일평균 거래량과 상승 당일 거래량을 비교해야 한다. 평소 거래량이 10억 달러인 시장에서 5억 달러만 거래되며 오른 경우와 20억 달러가 거래되며 오른 경우는 무게가 다르다. 이 숫자는 비교 방법을 보여주는 예시다. 실제 판단에는 같은 거래소, 같은 거래쌍, 같은 시간대의 데이터를 써야 한다.

현물과 무기한 선물도 나눠 본다. 선물 거래량만 커지고 현물 거래량이 따라오지 않으면 레버리지 포지션이 가격을 밀었을 가능성이 있다. 미결제약정까지 빠르게 늘었다면 청산이 반대 방향의 급격한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가격이 오르는데 미결제약정이 줄었다면 신규 매수보다 숏 포지션 청산의 영향이 컸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상승 이유를 단정하기 전에 현물 체결이 이어지는지 확인한다.

2. 거래소 입금량은 매도 압력의 후보로 읽는다

온체인에서 거래소 주소로 비트코인이 들어오면 매도 가능한 물량이 늘 수 있다. 다만 입금이 곧 매도는 아니다. 거래소 내부 지갑 이동, 수탁업체의 자산 재배치, 담보 이전도 입금으로 잡힌다. 그래서 단일 대형 이체보다 며칠간의 순입금 추세와 실제 거래소 매도량을 함께 본다. 글래스노드도 거래소 지표가 식별된 주소에 의존하며, 주소 분류는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22년 11월 FTX 사태는 이 차이를 잘 보여줬다.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코인을 개인 지갑으로 옮겼고, 동시에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다. 거래소 잔고 감소를 무조건 강세 신호로 읽었다면 위험을 거꾸로 해석했을 것이다. 출금이 장기 보관 목적이었는지, 거래소 위험을 피하려는 움직임이었는지 당시의 사건과 가격 반응을 같이 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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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유자의 손익 구간을 확인한다

MVRV는 시가총액을 실현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글래스노드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시장가격과 코인이 이동했을 때의 가격을 반영한 비용 기준을 비교하는 지표다. 값이 1보다 크면 시장 전체가 평균적으로 평가이익 구간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1을 넘었다고 곧바로 과열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상승 추세에서는 이익 구간이 오래 이어질 수 있고, 오래 움직이지 않은 코인의 비용 기준도 현재 매수자의 체감 손익과 다르다.

SOPR은 실제로 이동한 코인이 이익을 남기고 팔렸는지를 보는 지표다. 1을 웃돌면 이동한 코인이 평균적으로 이익 상태였다는 의미다. 나는 가격이 오르는 동안 SOPR이 높아지고 거래소 입금도 함께 늘어나는지 본다. 이익 실현 물량을 새 매수세가 계속 받아내면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 거래량이 줄면서 매도 물량만 쌓이면 같은 수치라도 부담이 커진다. 온체인 손익 지표는 체결된 시장 수요와 붙여 읽어야 쓸모가 있다.

4. 공급 감소와 당장의 매수세를 구분한다

2024년 4월 반감기에는 블록당 신규 발행량이 6.25개에서 3.125개로 줄었다. 하루 평균 144개 블록을 가정하면 신규 공급은 약 900개에서 450개로 감소한 셈이다. 공급 변화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날 시장에서 팔려고 나온 기존 보유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이를 받아 줄 현물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반감기 숫자만으로 특정 날짜의 상승을 예약할 수는 없다.

실제 매매에서는 먼저 틀렸을 때의 손실을 계산한다. 예를 들어 진입가와 손절 기준의 거리가 5%이고 한 번의 거래에서 전체 자금의 1%만 잃기로 했다면, 수수료와 미끄러짐을 제외한 포지션 규모는 자금의 약 20%다. 손절 폭이 10%라면 같은 위험 한도에서 규모는 약 10%로 줄어든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포지션도 작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을 볼 때 내가 가장 경계하는 순간은 여러 지표가 한 방향을 가리킨다고 느껴져 확인을 멈출 때다. 거래량은 누가 샀는지까지 말해주지 않고, 온체인 이동은 왜 옮겼는지까지 말해주지 않는다. 숫자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할 때는 서둘러 한쪽을 고르기보다 거래 규모를 낮추는 편이 내 계좌를 더 오래 지켜줬다.

비트코인 매수 전에 확인할 숫자 4가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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