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KT 이적설, LG의 선택은?

박동원 KT 이적설, LG의 선택은?

얼마 전 LG 경기를 다시 보다가 박동원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타석까지 들어서는 장면에서 손이 멈췄다. 포수 한 명의 거취가 왜 이렇게 큰 이야기일까. 박동원 KT 이적설이 나오자 처음엔 또 스토브리그를 앞둔 가벼운 소문인가 싶었다. 그런데 LG의 기록과 KT의 포수 구성을 나란히 놓으니, 두 팀 모두 계산할 지점이 꽤 많았다.

이적설은 어디까지 와 있나

출발점은 이강철 KT 감독이 박동원에게 ‘우리 팀 올래?’라고 말했다는 보도다. 시즌을 마치면 박동원의 LG와 4년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다만 감독의 한마디와 구단의 영입 제안은 다르다. 10월 말 현재 공개된 계약 합의나 구체적인 제안 금액은 없다. KT행을 기정사실로 놓고 LG의 대응을 따질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박동원은 2022년 11월 LG와 4년 총액 65억 원에 계약했고,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 우승을 함께했다. KBO의 자유계약선수 자격 공시와 선수의 권리 행사 절차도 남아 있다. 지금 확실한 것은 기존 계약이 끝나 간다는 사실이다. 어느 팀과 새 계약을 맺을지는 그다음 이야기다.

홈런 22개가 14개로 줄어든 해

숫자만 보면 LG가 고민할 만하다. 박동원은 2025년 139경기에서 타율 0.253, 22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2026년 정규시즌에는 128경기, 타율 0.225, 14홈런, 56타점으로 내려왔다. 홈런이 8개, 타점이 20개 줄었다. 한 시즌의 기복으로 볼 수도 있지만, 새 다년 계약을 논의하는 구단이라면 그냥 넘기기 어려운 변화다.

그렇다고 14홈런을 평범한 숫자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박동원은 LG에 온 뒤 2023년과 2024년 각각 20홈런, 2025년 22홈런을 쳤다. 포수로 경기를 소화하면서 타선에 장타까지 보탠 시간이 세 시즌 쌓였다. 올해의 하락과 앞선 세 시즌의 생산력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둘지가 협상액을 가를 것이다.

수비도 함께 봐야 한다. 포수의 가치는 도루 저지율 하나나 투수 평균자책점 하나로 깔끔하게 환산되지 않는다. 투수와의 호흡, 경기 전 준비, 위기에서의 판단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익숙한 주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앞으로의 수비 부담을 가볍게 봐서도 안 된다. LG는 박동원이 맡아 온 이닝과 체력 관리 계획까지 새 계약 기간에 대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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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도 이미 포수들이 있다

KT 쪽 사정을 보면 이적설의 온도가 조금 달라진다. KT는 올해 1월 장성우와 2년 최대 16억 원에 재계약했다. 한승택도 지난겨울 영입했고, 2026년에는 한승택이 포수로 선발 출전하고 장성우가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기가 있었다. 포수 자리가 완전히 비어 있어 박동원을 반드시 데려와야 하는 구성은 아니다.

물론 좋은 포수가 많으면 선택지가 늘어난다. 장성우의 나이와 출전 부담을 나눌 수 있고, 타선에 힘을 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박동원을 영입하려면 계약 비용뿐 아니라 기존 포수들의 출전 시간, 지명타자 자리, 선수단 전체의 연봉 배분까지 맞춰야 한다. KT가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실제 영입전으로 이어지려면 이 계산에 답이 나와야 한다.

지난겨울 LG에서 KT로 옮긴 김현수의 사례가 떠오르는 팬도 있을 것이다. 같은 두 구단 사이의 이동이라는 점에서는 흥미롭다. 근데 포수는 사정이 다르다. 타격 성적 외에 투수진과 쌓은 호흡이 있고, 새 팀에서는 그 관계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름값만 놓고 앞선 이적과 같은 길을 예상하긴 어렵다.

LG가 계산해야 할 것은 빈자리의 크기

LG에는 이주헌이라는 젊은 포수가 있다. 2026년에는 박동원과 이주헌 두 명을 중심으로 1군 포수진을 운영했고, 포스트시즌 명단에도 둘을 올렸다. 이주헌에게 더 많은 이닝을 맡길 길은 열려 있다. 다만 백업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것과 한 시즌 내내 주전 포수의 부담을 감당하는 것은 다른 과제다.

LG의 선택은 박동원의 올해 타율만 보고 값을 매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가 떠났을 때 이주헌에게 어느 정도의 시간을 줄지, 그사이 투수진과 타선에서 생길 공백을 어떻게 견딜지까지 봐야 한다. 반대로 잔류 계약을 한다면 2025년의 22홈런이 매년 반복될 것처럼 계산해서는 곤란하다. 올해 14홈런으로 내려온 흐름과 앞으로의 포수 출전 부담을 계약 기간에 반영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내 눈에는 LG가 박동원을 붙잡되 이주헌의 출전도 늘릴 수 있는 구성이 가장 설득력 있다. 계약 규모와 기간에서 양쪽의 생각이 맞아야 가능한 그림이다. KT가 실제 제안을 내놓는다면 그때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지금 이 소문의 무게를 재는 숫자는 박동원의 홈런 14개만이 아니라, 그가 빠졌을 때 LG가 메워야 할 포수 자리의 이닝이기도 하다.

박동원 KT 이적설, LG의 선택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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