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재훈 신임 단장 선임 소식에 기록을 다시 봤다

두산 정재훈 신임 단장 선임 소식에 기록을 다시 봤다

얼마 전 두산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보면서 묘한 생각이 들었다. 곽빈이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았는데도 팀은 LG에 1대 4로 졌다. 마운드가 버텨도 한 점으로는 이기기 어렵다. 그 경기가 끝난 지 닷새 만인 10월 19일, 두산은 정재훈 운영팀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팬 입장에서는 인사 발표 자체보다 그 뒤에 따라올 선수단 구성이 더 궁금해진다.

16년 만에 바뀐 단장 자리

정재훈 신임 단장은 올해 45세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해 3년간 선수로 뛰었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독립리그를 경험했다. 2011년 11월 두산 프런트에 합류한 뒤에는 전력분석,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1군 매니저를 거쳐 2024년 4월부터 운영팀장을 맡았다. 선수단 안팎에서 어떤 정보가 오가는지 직접 겪은 인물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전임 김태룡 단장은 2011년부터 16시즌 동안 자리를 지켰고, 두산은 그 사이 한국시리즈에서 세 차례 우승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시기도 있었다. 김 전 단장은 구단 자문으로 이동한다. 이름 하나만 바뀐 인사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두산 구단도 이번 선임과 함께 프런트 조직 개편, 당장의 전력 강화와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직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앞으로의 인사와 선수단 운영을 봐야 알 수 있다.

5위라는 숫자 안에 남은 숙제

KBO 공식 기록을 보면 두산은 2026년 정규시즌을 73승 66패 5무, 승률 0.525로 마쳤다. 순위는 5위였다. 포스트시즌에 돌아왔다는 성과는 분명하다. 그런데 1위 KT와의 승차는 17경기였다. 5위 진입과 우승권 복귀 사이에는 여전히 꽤 긴 거리가 남아 있다.

팀 기록을 나란히 놓으면 그 거리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았지만, 팀 타율은 0.267로 7위였다. 144경기에서 688점을 내고 630점을 내줬다. 투수 쪽에서 강점을 만들었는데 공격에서는 그만큼 힘을 보태지 못한 셈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한 경기만으로 시즌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1득점에 그친 마지막 장면이 이 기록과 겹쳐 보이는 건 사실이다.

상대별 성적도 흥미롭다. 두산은 정규시즌 KT와 LG를 상대로 각각 4승 11패 1무였다. 반면 NC에는 12승 4패를 거뒀다. 전체 승률만 보면 승리가 패배보다 많았지만, 상위권 팀과 자주 만나는 가을야구를 생각하면 KT와 LG전 기록이 마음에 걸린다. 홈에서는 40승 28패 3무, 원정에서는 33승 38패 2무였다. 단장이 바뀐 뒤 어떤 보강을 하든, 강팀 상대와 원정에서 드러난 격차를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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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과 스카우트 경험이 쓰일 자리

정 단장의 이력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전력분석과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모두 맡아봤다는 점이다. 다만 경험이 곧바로 성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올해처럼 투수진이 강한 팀이라면, 새 선수를 데려오는 일만큼 기존 선수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타선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어느 포지션에 출전 기회를 더 줄지, 외국인 선수 구성에서 무엇을 우선할지, 2군 선수의 성장 경로를 어떻게 만들지가 서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타선 보강을 홈런 숫자 하나로만 판단하면 놓치는 게 생긴다. 두산은 올해 114홈런을 쳤지만, 득점은 출루와 주루, 득점권에서의 타석이 이어져야 만들어진다. 새 단장이 타격의 약점을 짚을 때도 선수 한 명의 이름보다 타순 전체가 어떻게 점수를 내는지 보는 편이 맞다. 같은 이유로 평균자책점 3.86을 다음 시즌에도 당연히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마운드가 좋았던 해일수록 그 기반을 지키는 판단도 필요하다.

다음 시즌에 확인하고 싶은 변화

정 단장은 선임 소감에서 현장과 프런트의 역량을 모으고, 선수들이 꾸준히 성장할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팬으로서는 그 말이 어떤 운영으로 이어질지 보고 싶다. 새 얼굴을 몇 명 데려왔는지보다 젊은 선수가 어디에서 기회를 얻고, 그 기회가 시즌 내내 이어지는지가 더 오래 남는 변화일 수 있다.

당장 확인할 숫자는 팀 득점과 타율, 상위권 팀 상대 성적이다. 여기에 원정 승패까지 함께 놓고 보면 두산이 5위에서 얼마나 앞으로 갔는지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정재훈 단장 선임은 긴 시간 이어진 운영 체제에 생긴 큰 변화다. 그 변화의 무게는 발표 날의 기대감보다, 다음 시즌 경기 기록 속에서 조금씩 드러날 것 같다.

두산 정재훈 신임 단장 선임 소식에 기록을 다시 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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