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매수 전 확인하는 숫자 5가지

코인 매수 전 확인하는 숫자 5가지

며칠 전 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거래소 앱의 상승률 순위부터 보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그럴 때 가격보다 거래대금과 미결제약정을 먼저 연다. 같은 10% 상승이라도 현물 매수가 밀어 올린 장과 레버리지 포지션이 쌓인 장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숫자 다섯 개로 다음 가격을 맞힐 수는 없다. 대신 지금 내가 어떤 위험을 사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지표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할 때는 매매를 서두르지 않는 편이다.

1. 거래대금은 평소와 비교한다

거래량이 늘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코인 수량으로 표시한 거래량은 가격 변화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어서, 나는 같은 거래소의 같은 거래쌍에서 최근 20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과 오늘 수치를 비교한다. 예를 들어 평균이 500억 원인데 가격이 8% 오르는 동안 거래대금이 1,500억 원이면 평소의 3배다. 실제 시장 수치가 아니라 비교 방법을 보여 주는 예시다.

그런데 거래대금 3배도 매수 신호로 단정하지 않는다. 급등 구간의 거래는 신규 매수일 수도 있고, 오래 들고 있던 사람이 물량을 넘기는 과정일 수도 있다. 종가가 고점 부근에서 유지되는지, 다음 날 거래대금이 줄어도 가격이 지탱되는지까지 봐야 한다. 한 거래소에서만 거래가 몰렸다면 거래소별 가격 차이와 호가 두께도 확인한다.

2. 미결제약정과 펀딩비를 한 쌍으로 본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닫히지 않은 선물 계약의 규모다. 코인글래스가 설명하는 거래대금은 일정 기간 체결된 거래의 양이고, 미결제약정은 특정 시점에 남아 있는 계약의 양이다. 가격이 오르면서 미결제약정도 빠르게 늘면 새 포지션이 들어온 셈이지만, 그 포지션이 전부 매수라는 뜻은 아니다. 모든 선물 매수 계약에는 상대방의 매도 계약이 있다.

그래서 펀딩비를 같이 본다. 무기한 선물에서 펀딩비가 양수라면 보통 매수 포지션이 매도 포지션에 비용을 지급한다. 가령 8시간마다 0.03%를 내는 조건이 하루 세 차례 이어지면 단순 계산한 하루 부담은 포지션 명목가치의 0.09%다. 1,000만 원어치 포지션이면 하루 9,000원이다. 실제 정산 주기와 요율은 거래소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가격 급등, 미결제약정 증가, 높은 양의 펀딩비가 겹치면 상승 추세가 강하다는 해석과 함께 매수 포지션이 붐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작은 하락이 강제청산을 부르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펀딩비가 음수라고 해서 곧바로 반등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포지션이 몰렸는지 읽는 지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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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거래소 입출금은 가격 신호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온체인에서는 거래소로 들어오는 코인과 나가는 코인을 본다. 거래소 유입 증가는 매도 가능한 물량이 늘었다는 경계 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입금 목적은 현물 매도, 담보 이전, 계정 이동 등으로 갈린다. 거래소 내부 지갑 이동이 섞이거나 주소 분류가 바뀌면 집계도 흔들린다. 그래서 단일 큰 입금보다 며칠간의 순유입 추세와 가격 반응을 같이 본다.

2022년 FTX 사태가 좋은 반례다. 체이널리시스는 당시 비트코인이 그 주 월요일 이후 11월 10일까지 약 14% 하락했다고 기록했다. 같은 분석에서 거래소 유입은 11월 7일부터 다소 늘었지만 순유출이 발생한 시간도 여럿 있었다. 이후 중앙화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옮기는 흐름도 커졌다. 유출을 곧바로 강세 신호로 읽었다면 보관 위험을 피해 이동한 자금까지 매집으로 오해할 수 있었다.

스테이블코인 유입도 비슷하다. 매수 대기 자금일 수 있지만 위험 자산을 팔고 잠시 피한 돈일 수도 있다. 코인 유입과 스테이블코인 유입을 따로 보고, 현물 거래대금이 실제로 따라오는지 확인해야 해석이 좁혀진다.

4. 마지막 숫자는 내가 감당할 손실이다

시장 지표가 그럴듯해도 손실 한도를 정하지 않으면 매매 계획이 아니다. 계좌가 1,000만 원이고 한 번의 거래에서 1%인 10만 원까지만 잃겠다고 정했다고 하자. 진입가에서 손절 기준까지의 거리가 5%라면 단순 계산상 포지션 규모는 200만 원이다. 수수료와 체결 미끄러짐을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더 작아야 한다. 이 숫자들도 설명을 위한 가정이다.

레버리지를 쓰면 필요한 증거금은 줄지만 손실 한도까지 여유가 생기는 건 아니다. 급변할 때는 지정한 가격에 청산되지 않을 수 있고, 거래소 장애가 겹치면 대응이 늦어진다. 나는 거래소 이슈나 유동성 공백이 보이면 손절선만 촘촘히 옮기기보다 포지션 자체를 줄인다.

코인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숫자가 하나의 방향만 가리킨다고 믿을 때다. 거래대금, 미결제약정, 펀딩비, 온체인 입출금, 내 손실 한도가 서로 맞물리는지 보는 습관이 예측보다 오래 남았다. 수급이 불분명한 날에는 쉬는 것도 숫자로 내린 판단이다.

코인 매수 전 확인하는 숫자 5가지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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