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현관 타일 색이 마음에 안 들어 페인트부터 바른 적이 있습니다. 칠한 날은 꽤 그럴듯했는데, 신발장이 닿는 자리부터 금세 벗겨졌어요. 그때 배운 건 바닥타일 페인트 작업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부분이 칠하기가 아니라 청소와 건조라는 점입니다.
타일을 뜯기엔 부담스럽고 색만 바꾸고 싶다면 페인트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벽 타일보다 바닥은 발과 가구가 계속 닿습니다. 욕실 바닥처럼 물이 자주 고이는 곳이라면 미끄러움까지 따져야 하고요. 작은 공간부터 작업해 보는 편이 실패 비용을 줄이기 좋습니다.
칠하기 전에 타일 상태부터 확인합니다
타일을 손잡이 끝으로 가볍게 두드려 보세요. 주변과 달리 빈 소리가 나거나, 밟을 때 움직이는 타일이 있다면 페인트로 덮을 상태가 아닙니다. 깨진 타일과 깊게 파인 줄눈도 먼저 수리해야 합니다. 페인트는 색을 바꾸는 얇은 막이지 바닥을 고정하는 재료가 아니거든요.
줄눈이 검게 보인다고 곧바로 칠하면 곤란합니다. 곰팡이나 물때를 제거하고, 물이 스며드는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바닥이 계속 젖거나 누수가 의심된다면 작업을 멈추고 원인부터 전문가에게 확인받는 게 맞습니다. 샤워실 안쪽처럼 물이 상시 닿는 곳은 제품 설명에 사용 가능하다고 명시되지 않았다면 피하세요.
제품을 고를 때는 이름에 ‘타일’만 있는지 보지 말고 ‘바닥 사용 가능’과 적용 소재를 확인합니다. 벽면용 타일 페인트나 일반 벽 페인트를 바닥에 쓰면 통행 마찰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하도와 상도가 한 세트인 제품도 있고, 전용 프라이머가 필요한 제품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제품을 임의로 섞기보다 한 제조사가 안내한 조합을 따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작업이라면 준비물과 시간을 이렇게 잡습니다
현관이나 작은 다용도실 3㎡를 기준으로 하면 바닥용 타일 페인트, 제품이 요구하는 하도 또는 상도, 탈지용 세정제, 마스킹 테이프, 작은 붓, 롤러와 트레이, 장갑, 보안경, 환기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합니다. 타일 보수재가 필요한지도 미리 살펴보세요. 페인트 양은 제품의 ㎡당 도포 면적에 실제 칠할 면적을 대입해 계산하고, 줄눈과 표면 요철을 감안해 조금 여유를 둡니다.
재료비는 제가 작은 공간을 계획할 때 페인트와 상도에 7만~12만 원, 소모품에 2만~3만 원 정도를 임시 예산으로 잡습니다. 실제 비용은 제품 용량과 구성, 보수할 곳의 양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롤러 손잡이와 트레이가 있다면 다시 살 필요 없고, 한 번 쓸 전동 샌더는 구매보다 대여를 먼저 알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샌딩이 필요한지는 제품 설명과 접착 시험 결과를 보고 결정하세요.
손이 움직이는 시간만 보면 청소와 보양 2~3시간, 칠하기 1~2시간 정도입니다. 문제는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세척한 바닥이 완전히 마른 뒤 칠해야 하고, 하도와 상도 사이의 간격도 지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러스트올럼의 한 바닥 코팅 제품은 색을 칠한 뒤 상도까지 6시간, 상도 뒤 가벼운 보행까지 24시간, 완전 경화까지 7일을 안내합니다. 이 숫자를 모든 페인트에 그대로 적용하지 말고 구입한 제품의 표시 시간을 기준으로 일정을 잡으세요. 집에 하나뿐인 화장실 바닥이라면 며칠간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지도 먼저 따져야 합니다.
청소와 접착 시험이 칠하기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바닥의 먼지와 모래를 쓸어내고 기름때, 왁스, 세제 찌꺼기를 제거합니다. 현관은 신발 자국, 주방은 기름막이 남기 쉽습니다. 세정제는 충분히 헹구고 바닥을 완전히 말리세요. 물기가 줄눈에 남아 있으면 겉면만 말라 보여도 접착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건조 시간을 아끼려고 젖은 바닥에 바로 칠했던 자리는 나중에 가장 먼저 들뜨곤 했습니다.
눈에 덜 띄는 곳에 제품을 조금 칠해 접착을 시험하는 것도 좋습니다. 러스트올럼은 작은 면적에 색 코트를 칠하고 12시간 뒤 칼집과 테이프로 접착 상태를 확인하도록 안내합니다. 떼어낼 때 도막이 함께 올라오면 전체 면적을 칠하기 전에 표면 처리 방법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광택 타일이라고 무조건 거친 사포부터 대지는 마세요. 샌딩이 필요한 제품인지 먼저 확인하고, 기존 도장면을 갈아야 한다면 분진에 대한 보호 조치도 필요합니다.
마스킹 테이프로 걸레받이와 문틀을 가린 다음, 문에서 먼 쪽부터 출구 방향으로 작업합니다. 붓으로 가장자리를 칠하고 롤러로 넓은 면을 얇고 고르게 밀어 주세요. 한곳에 페인트가 고이면 줄눈 주변이 울퉁불퉁해집니다. 한 번에 진하게 덮으려 하기보다 제품이 지정한 도포량과 재도장 간격을 지키는 게 낫습니다.
칠한 뒤 일주일이 사용감을 좌우합니다
손으로 만져서 마른 것과 가구를 놓아도 되는 상태는 다릅니다. 제품 설명에 적힌 보행, 가구 배치, 물청소 가능 시점을 각각 지켜야 합니다. 처음 가구를 들일 때는 끌지 말고 들어서 놓고, 다리 아래 보호 패드를 붙입니다. 완전히 굳기 전에는 물걸레질도 미루는 편이 좋습니다.
욕실이나 세탁실처럼 젖을 수 있는 바닥은 도장 후 미끄러움도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이 허용하는 미끄럼 방지 마감이 있는지 살피고, 물이 고이는 샤워 구역이나 배수 문제를 페인트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환기가 어려운 좁은 공간이라면 제품의 안전 표시를 읽고 작업 중과 건조 중에도 환기를 유지하세요.
바닥타일 페인트는 멀쩡한 타일의 색을 바꾸는 데는 쓸 만하지만, 들뜬 타일이나 누수를 숨겨 주지는 못합니다. 저는 칠한 당일 사진보다 한 달 뒤 자주 밟는 자리가 어떤지를 더 믿습니다. 준비와 사용 제한을 감당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면, 그때 페인트칠을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