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운동을 시작하려는 분이 “헬스장에 가면 일단 러닝머신부터 오래 뛰어야 하나요?” 하고 물으셨습니다. 운동복까지 챙겼는데 막상 들어서면 기구가 낯설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능숙해 보여 마음이 급해질 수 있지요. 처음에는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보다 다음에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첫날은 30분만 있어도 괜찮습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면 첫날부터 여러 기구를 다 써볼 필요는 없습니다. 가볍게 걷기 5분으로 몸을 움직이고, 걷기나 실내 자전거를 10~15분 한 뒤, 다리와 등처럼 큰 근육을 쓰는 기구를 한두 가지 경험해 보세요. 끝날 때도 5분 정도 천천히 걸으며 숨을 고르면 됩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맞는 처방이라기보다 처음 방문했을 때 부담을 줄이는 예시입니다.
기구를 쓸 때는 무게를 올리기 전에 의자 높이와 움직이는 범위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자세가 낯설다면 직원에게 사용법을 물어보세요. 옆 사람의 무게를 따라 들 이유는 없습니다. 움직이는 동안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관절이 아프다면 무게나 범위를 줄여야 합니다.
숨이 차는 정도는 말로 가늠할 수 있어요
운동 강도를 숫자로만 정하려면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안내하는 간단한 기준은 ‘대화할 수 있는가’입니다. 중간 강도로 움직일 때는 숨이 조금 차도 말을 이어갈 수 있지만 노래하기는 어렵습니다. 몇 마디마다 숨을 골라야 한다면 강도가 꽤 높은 편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땀이 흠뻑 나야 운동이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거의 걷지 않았다면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제법 힘들 수 있고, 이미 활동적인 분에게는 가벼울 수 있습니다. 같은 러닝머신 속도라도 몸이 느끼는 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운동 중 숨이 지나치게 가쁘다면 속도를 낮추고 몸 상태를 살피세요.
일주일 계획은 작게 시작해 늘려가세요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중간 강도의 유산소 활동 150~300분과, 주요 근육을 쓰는 근력 운동 주 2일 이상을 권합니다. 하지만 운동을 막 시작한 사람이 첫 주부터 이 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적은 양이라도 움직이기 시작하고, 몸이 적응하는 동안 횟수와 시간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권고의 취지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첫 주에는 헬스장에 주 2번 가서 20~30분씩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익숙해지면 걷는 시간을 조금 늘리거나 하루를 더해 보세요. 헬스장에 못 가는 날의 동네 산책도 활동 시간에 들어갑니다. 등록비가 아까워 매일 출석하려다 금세 지치는 것보다, 내 생활에 들어맞는 요일을 정하는 편이 오래 갑니다.
운동 다음 날 근육이 뻐근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통증 때문에 절뚝거리거나,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거나, 관절이 붓고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운동 후 뻐근함으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는 편이 좋습니다. 아픈 부위를 참고 반복해서 움직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신호가 있으면 운동을 멈추세요
운동 중 가슴이 눌리듯 아프거나, 평소와 다르게 숨쉬기 힘들거나,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다면 즉시 멈추세요. 특히 가슴 통증이 계속되거나 식은땀·메스꺼움·심한 호흡곤란이 함께 나타나면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운동하며 확인할 상황이 아닙니다.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질환을 관리 중이거나, 운동할 때마다 가슴 통증·심한 숨참이 반복된다면 운동 강도를 높이기 전에 진료받는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무릎이나 허리 통증이 있다면 편한 동작과 피해야 할 동작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헬스장은 몸을 시험하는 장소라기보다 내 몸에 맞는 움직임을 찾는 장소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첫날의 기록이 짧아도 괜찮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돌아와 다음 방문을 계획할 수 있다면, 이미 좋은 출발을 한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