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항에서 비진도 가는 배를 기다리다 보면, 돌아오는 배부터 확인하는 사람과 들어갈 배만 확인한 사람이 금방 구분됩니다. 비진도는 해변이 좋아서 몇 시간쯤 더 머물고 싶어지는 섬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배를 놓치면 그날 통영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저는 비진도 일정을 잡을 때도 귀항편 좌석부터 확인합니다.
통영에서 들어가는 배와 돌아오는 배를 같이 잡기
비진도 배편은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 탑니다. 한솔해운의 매물도 방면 여객선이 비진도에 들릅니다. 2026년 10월 말 선사 예매 화면에는 통영 출발이 오전 6시 50분, 10시 50분, 오후 2시 30분으로 나왔고, 비진도 외항에서 통영으로 나오는 편은 오전 9시 30분, 오후 1시 20분, 5시 15분으로 표시됐습니다. 이 시각을 여행 당일의 고정 시간표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날짜와 기상, 선박 운용에 따라 달라지니 왕복 날짜를 각각 선택해 다시 봐야 합니다.
당일치기라면 오전 10시 50분 배로 들어가 오후 5시대 배로 나오는 구성이 무난합니다. 해변만 걷고 밥을 먹기에는 여유가 있지만, 산호길까지 길게 걸을 생각이라면 하산 시간을 계속 살펴야 합니다. 아침 6시 50분 배는 섬에서 보내는 시간이 넉넉한 대신 통영에 일찍 도착해야 합니다. 먼 곳에서 새벽에 차를 몰고 오는 일정이라면 운전 피로까지 계산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솔해운이 공개한 비진도 외항행 성인 편도 운임은 주중 1만 200원, 주말 1만 1천 원입니다. 요금은 바뀔 수 있고 할인 대상에 따라 결제액도 다릅니다. 예매 화면에서 왕복 총액을 확인하세요. 성수기 주말에는 갈 때 좌석만 잡아 두지 말고 돌아오는 편까지 함께 예약하는 게 안전합니다. 승선할 때는 신분증도 챙겨야 합니다.
해수욕장이 목적이면 외항에서 내리기
비진도에는 내항과 외항이라는 이름의 선착장이 있습니다. 여행객이 많이 찾는 비진도해수욕장과 산호길 들머리는 외항 쪽입니다. 표를 살 때 목적지를 비진도 외항으로 골랐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내항은 마을을 천천히 둘러보려는 사람에게 맞지만, 해변에 바로 가려던 사람에게는 동선이 길어집니다. 선착장 이름이 비슷해서 매표 단계에서 한 번 더 보는 게 좋습니다.
외항에 내리면 해변부터 걷게 됩니다. 한쪽은 모래사장이고 다른 쪽은 몽돌이 보여, 같은 자리에 서 있어도 바다의 표정이 다릅니다. 여름에는 물놀이 손님이 몰리고 민박과 식당도 바빠집니다. 반대로 비수기 평일에는 문을 닫거나 운영 시간이 짧은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섬에서 꼭 식사할 생각이라면 영업 여부를 미리 묻고, 물과 간단한 먹거리는 통영에서 준비하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차량을 가져갈 생각이라면 배에 실을 수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투입 선박에 따라 차량 선적 가능 여부가 다르므로 선사에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해변과 산호길을 걷는 일정이라면 차는 통영항 주변 주차장에 두고 들어가는 쪽이 단순합니다. 큰 짐이 있거나 내항 쪽 숙소를 예약했다면 선착장 픽업을 해주는지도 숙소에 물어보세요. 섬 안 이동은 배에서 내린 뒤의 첫 동선에 따라 수고가 꽤 달라집니다.
외항에서 해변과 산호길을 걷는 순서
외항 선착장에 내리면 저는 먼저 돌아갈 배를 탈 위치를 확인하고 해변으로 갑니다. 선착장에서 해수욕장까지 걸으며 바람과 햇볕을 보면 그날 산길에 오를지 판단하기 쉽습니다. 짐이 많다면 숙소에 먼저 맡기는 편이 낫습니다. 모래사장을 충분히 보고 나서 산호길로 향해도 비진도의 매력은 줄지 않습니다.
산호길은 바다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좋지만 평평한 해안 산책로만은 아닙니다. 선유봉으로 오르는 구간에는 경사가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여행 안내에도 갈림길에서 짧게 걷는 약 1.7㎞ 구간과 선유봉 쪽으로 이어지는 약 3.2㎞ 구간의 소요 시간을 다르게 소개합니다. 실제로는 사진을 찍고 쉬는 시간이 더해집니다. 왕복 배 시간이 촉박하거나 무더운 날이라면 짧게 걷고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그늘을 벗어나는 구간이 덥고, 비가 온 뒤에는 흙길과 돌계단이 미끄럽습니다. 샌들로 해변을 걷다가 그대로 산에 오르기보다 걷기 편한 신발을 따로 챙기세요. 배 출항 30분 전에는 선착장 쪽으로 돌아올 수 있게 시간을 잡으면, 길에서 서두르느라 풍경을 놓칠 일이 적습니다.
결항 가능성까지 숙박 일정에 넣기
비진도는 소매물도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을 맞춰 들어가는 섬은 아닙니다. 배편에서 더 크게 봐야 할 변수는 바람과 파도, 안개입니다. 전날 운항 예정이라고 해도 당일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출발 전날 한솔해운 예매 화면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운항 예보를 보고, 출발 당일 아침에는 실제 운항 여부를 다시 확인합니다. 특히 비행기나 장거리 열차를 타야 하는 날에는 섬에서 나오는 배와 다음 교통편 사이에 충분한 간격을 두는 게 좋습니다.
1박을 한다면 숙소 예약 때 들어가는 날의 막배와 다음 날 첫 배를 함께 확인하세요. 기상 악화로 하루 더 머물 가능성도 생각해 두면 일정이 덜 조급해집니다. 여름 주말에는 숙소와 귀항편 좌석을 같이 확인해야 하고, 비수기에는 숙소의 식사 제공 여부와 주변 식당 운영부터 묻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비진도는 해수욕과 산길 걷기를 하루에 묶기 좋은 섬입니다. 다만 짧은 시간에 선유봉까지 다녀와야 한다는 마음으로 들어가면 배 시계만 보게 됩니다. 돌아오는 배를 먼저 확보하고, 남은 시간에 맞춰 해변과 산호길 중 하나를 길게 즐기는 일정이 이 섬에는 더 잘 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