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제천 여행 코스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단양 제천 여행 코스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얼마 전 단양에서 강변을 걷다가 벤치에 앉아 한참 물만 바라봤다. 유명한 전망대에 올라가지 않아도 산과 강이 가까웠다. 그날부터 제천까지 이어 걸으며, 볼거리를 몇 군데 더 넣는 대신 동네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봤다. 이 단양 제천 여행 코스는 1박 2일로 잡으면 걸음이 한결 느긋해진다.

단양역에서 상진리 강변으로

단양역에 내리면 읍내부터 향하기 쉽지만, 나는 먼저 상진리 쪽 강변으로 갔다. 역에서 읍내로 이동하는 버스나 택시를 이용할 때 상진리에서 내려 걷기 시작하면 된다. 강을 따라 난 길은 방향을 잡기도 편하다. 차가 다니는 길과 만나는 곳에서는 산책로 안내를 보고 다시 강 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상진리 장미터널은 단양군이 안내하는 길이 450m의 산책 구간이다. 장미가 피는 5~6월에는 이 길 자체가 목적지가 되겠지만, 꽃이 없는 날에도 강을 옆에 두고 천천히 걷기 좋았다. 다만 장미가 만개하는 시기나 주말 오후에는 한적함을 기대하기 어렵다. 조용한 걸음을 원한다면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편이 낫겠다.

여기서 발걸음이 붙는다고 단양강 잔도까지 한꺼번에 이어 걸을 필요는 없었다. 잔도는 제법 긴 별도 구간이다. 나는 강변에서 잠시 앉을 자리 하나를 찾고 읍내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하루에 두 도시를 담는 여행이라면 걷는 거리보다 쉬는 시간을 먼저 남겨두는 게 좋았다.

구경시장에서는 골목으로 한 걸음 더

단양구경시장에 닿으면 먹거리 가게 앞부터 사람들의 걸음이 느려진다. 마늘을 넣은 음식으로 알려진 시장이지만, 내 눈에는 채소와 생활용품을 파는 자리도 오래 남았다.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본 뒤에는 주변 주택가 골목을 짧게 걸었다. 가게 간판이 줄어드는 곳에서 여행지의 표정보다 평소 동네의 표정이 보인다.

단양구경시장은 날짜 끝자리가 1일과 6일인 날 오일장이 열린다. 장날의 활기를 보고 싶다면 그 날짜가 좋고, 사람 적은 골목이 우선이라면 다른 평일이 더 맞을 수 있다. 시장 가게마다 문 여는 시간이 달라서 한 집을 정해두고 찾아가기보다 열려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는 편이 마음 편했다.

식사 뒤에는 남한강 수변로로 다시 나왔다. 시장 안에서는 짧게 느껴지던 시간이 강 앞에서는 길어진다. 강 건너 산을 보며 쉬다가 숙소로 가니, 단양에서 보낸 하루가 명소 몇 곳의 이름보다 하나의 산책으로 기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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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에서는 역 앞 시장과 교동 골목

다음 날은 단양역에서 제천역으로 이동했다. 두 역은 중앙선으로 이어지지만 모든 열차의 정차역과 시간은 같지 않으니 출발 전 열차편을 확인해야 한다. 제천역에 도착해서는 곧장 멀리 나가지 않고 역 앞 시장 주변부터 걸었다.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과 여행 가방을 든 사람이 같은 길을 지나는 모습이 좋았다.

교동 민화마을은 제천 시내에서 골목 산책을 이어가기 좋은 곳이다. 제천시 관광 안내에 따르면 이곳의 벽화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2009년부터 담장에 그리기 시작했다. 호랑이와 물고기 같은 그림을 찾는 재미도 있지만, 실제로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담장 앞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집 안이 보이는 방향은 피하고, 좁은 길에서는 목소리를 낮췄다.

교동에서는 벽화를 모두 찾아다니려 하지 않았다. 제천향교 쪽 길을 천천히 보고, 골목 끝에 이르면 큰길로 나왔다. 낮은 집들이 이어지는 구간은 오래 걷지 않아도 분위기가 남는다. 이 동선은 발길이 닿는 대로 조금씩 바꿔도 좋지만, 주민의 일상을 구경거리처럼 대하지 않는 마음만큼은 챙기고 싶다.

의림지에서 조금 더 걸으면 솔밭이 나온다

제천에서 향한 곳은 의림지였다. 잘 알려진 장소라 주말에는 사람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물가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서지 않고 북쪽의 솔밭공원 쪽으로 걸음을 옮기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제천시 안내에는 솔밭공원이 의림지에서 북쪽으로 약 500m 지점에 있다고 나온다. 가까운 거리지만 물가를 걷는 시간과 나무 아래를 걷는 시간은 느낌이 꽤 다르다.

의림지에서 솔밭공원까지 걸은 뒤에는 체력과 돌아갈 교통편을 보고 더 갈지 정하면 된다. 숲길을 무리해서 늘리지 않아도 소나무 아래서 쉬는 시간만으로 충분했다. 시내로 돌아오는 버스는 시간대에 따라 대기 시간이 생길 수 있어 제천시 교통정보센터에서 운행 정보를 확인했다. 차 없이 움직인다면 돌아갈 열차보다 버스와 역으로 이동할 시간을 먼저 맞춰두는 편이 여유롭다.

단양에서는 강 옆에, 제천에서는 골목과 솔밭 사이에 오래 머물렀다. 유명한 곳을 아예 지나치지 않아도 여행의 속도는 스스로 고를 수 있었다. 두 도시를 다녀와서 가장 선명하게 남은 장면도 사진을 찍던 순간보다 잠깐 멈춰 서 있던 때다.

단양 제천 여행 코스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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