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고쳐 쓰다 보면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같은 말이라도 두 경우가 섞여 있습니다. 한 번 충전해서 쓰는 시간이 짧아진 것과, 배터리가 예전만큼 전기를 담지 못하게 된 것은 다릅니다. 노트북 배터리 수명 연장을 생각할 때는 먼저 이 차이를 알아야 설정도 제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전원에 오래 꽂아 쓴다면 충전 상한부터 확인합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전원 어댑터를 거의 빼지 않는다면 제조사의 충전 제한 기능이 가장 손쉬운 선택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충전 상태로 오래 머물수록 용량이 더 빨리 줄어들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배터리 관리 안내에서 높은 충전 상태와 열을 함께 주의할 조건으로 설명합니다.
설정 위치는 노트북마다 다릅니다. 제조사 관리 앱에서 배터리 보호, 충전 제한, 보존 모드처럼 표시되는 항목을 찾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일부 레노버 모델의 보존 모드는 충전량을 75~80% 부근에 유지하고, 일부 ASUS 모델은 80% 또는 60% 제한을 제공합니다. 모든 노트북에 같은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니 내 모델의 제조사 앱과 설명서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80%는 지켜야만 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평소에는 책상에서 쓰고 가끔 들고 나간다면 제한을 켜 두었다가 외출 전날 100%까지 충전하면 됩니다. 반대로 하루 종일 콘센트 없는 곳에서 일한다면 사용 시간을 확보하는 편이 낫습니다. 충전량을 아끼느라 작업 도중 전원이 꺼지면 본래 목적과 어긋납니다.
뜨거운 상태로 오래 쓰는 습관을 줄입니다
제가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때 충전 횟수만큼 유심히 보는 게 발열입니다. 게임이나 영상 편집을 하는 동안 노트북 바닥의 흡기구를 막으면 내부 열이 빠져나가기 어렵습니다. 이불 위에 올려놓거나, 뜨거운 차 안에 노트북을 두는 상황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배터리는 고온과 높은 충전 상태가 겹칠 때 특히 부담이 커집니다.
책상에서는 바닥 흡기구가 가려지지 않도록 평평하고 단단한 곳에 놓습니다. 팬이 계속 크게 돌고 키보드 주변까지 뜨겁다면 흡기구의 먼지, 팬 동작, 실행 중인 작업을 차례로 확인합니다. 다만 발열을 잡겠다고 임의로 냉각 부품을 분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증 기간이 남아 있거나 분해 경험이 없다면 제조사 점검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터리가 부풀어 하판이나 터치패드가 들뜬다면 사용을 멈춰야 합니다. 충전 제한 설정으로 해결할 단계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팽창한 배터리는 기기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압력을 가하거나 구멍을 내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윈도우 설정은 한 번 충전한 뒤의 사용 시간을 늘립니다
윈도우의 절전 설정은 배터리 자체의 노화를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대신 같은 충전량으로 더 오래 작업하게 해 줍니다. 먼저 설정에서 시스템, 전원 및 배터리로 들어가 에너지 절약 기능을 켭니다.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갔을 때 자동으로 켜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메뉴 이름과 위치는 윈도우 버전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다음 화면 밝기를 실내에서 불편하지 않은 수준까지 낮추고, 배터리 사용 중 화면이 꺼지는 시간을 짧게 잡습니다. 화면을 계속 켜 두는 작업이 아니라면 이 두 가지가 체감에 잘 드러납니다. 고주사율 화면을 쓰는 모델이라면 외출할 때 화면 설정에서 주사율을 낮추는 것도 방법입니다. 움직임의 부드러움과 사용 시간이 바뀌므로 직접 써 보고 고르면 됩니다.
갑자기 사용 시간이 줄었다면 작업 관리자에서 CPU를 오래 점유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먼저 봅니다. 윈도우 업데이트 직후의 설치 작업, 동기화 앱, 브라우저 탭 여러 개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이름을 확인하지 않고 시작 프로그램을 무작정 끄면 필요한 동기화나 알림까지 멈출 수 있습니다.
현재 배터리 상태는 숫자로 확인합니다
설정을 바꾸기 전에 배터리 자체가 얼마나 닳았는지 보고 싶다면 윈도우의 배터리 보고서를 만들면 됩니다. 시작 메뉴에서 명령 프롬프트를 찾고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한 뒤 powercfg /batteryreport를 입력합니다. 표시된 파일 위치로 이동해 보고서를 열면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내하는 윈도우 기본 기능이라 별도 진단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고서의 Design Capacity는 설계 용량, Full Charge Capacity는 현재 가득 충전했을 때 담을 수 있는 추정 용량입니다. 예를 들어 설계 용량이 50,000mWh이고 현재 완충 용량이 40,000mWh라면, 단순 계산으로 초기 설계 용량의 약 80%를 담는 셈입니다. 다만 이 값은 측정 추정치라 한 번의 숫자만 보고 교체를 결정하기보다 사용 시간과 최근 변화도 함께 봐야 합니다.
완충 용량은 괜찮은데 사용 시간이 짧다면 화면 밝기와 실행 중인 작업부터 살피는 게 맞습니다. 반대로 같은 작업을 해도 사용 시간이 계속 줄고 보고서의 완충 용량도 크게 낮아졌다면 설정만으로 회복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때는 해당 모델의 배터리 교체 가능 여부와 비용을 확인할 차례입니다.
완전 방전을 일부러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배터리를 오래 쓰려면 매번 0%까지 비운 뒤 100%로 채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직도 있습니다. 현재 노트북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관리하는 일상적인 방법으로는 권하지 않습니다. 충전량 표시가 이상해서 제조사가 별도 보정 절차를 안내한 경우와 평소 사용 습관은 구분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노트북이라면 완충한 채 뜨거운 곳에 넣어 두기보다, 적당히 충전하고 전원을 끈 뒤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합니다. 가끔 잔량을 확인해 완전히 방전된 상태로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결국 매일 신경 쓸 부분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책상에서는 충전 제한 기능을 쓰고, 들고 나갈 때는 필요한 만큼 충전하고, 열이 쌓이는 환경을 피하는 습관이 오래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