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하코네 여행 일정을 짜다 보니 온천에 가는 것보다 어느 지역에서 쉴지를 고르는 일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하코네는 한 곳의 온천 이름이 아니라 여러 온천 마을이 모인 지역이다. 도쿄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고, 료칸에서 하룻밤 머물며 느긋하게 즐길 수도 있다. 처음 간다면 유명한 시설부터 찾기보다 여행에 쓸 수 있는 시간과 이동 동선을 먼저 정하는 편이 훨씬 편하다.
당일치기라면 하코네유모토부터 고르기
하코네유모토는 하코네 여행의 입구 같은 곳이다. 신주쿠에서 오다큐 로망스카를 타면 약 90분 만에 하코네유모토역에 닿는다. 역 주변에 식당과 상점이 모여 있고, 숙박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 온천도 여럿 있다. 도쿄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라면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기 전에 이곳에서 목욕 시간을 확보하는 게 마음 편하다.
시설을 고를 때는 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지, 송영버스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면 좋다. 예를 들어 하코네 유료는 하코네유모토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대욕장과 대여하는 개인탕을 운영한다. 개인탕은 원하는 시간대가 먼저 찰 수 있어 예약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낫다. 당일 온천이라도 수건 제공 여부와 식사 가능 시간은 시설마다 다르다. 작은 차이 같지만 목욕 후 젖은 수건을 들고 이동하는 일은 생각보다 번거롭다.
온천만 즐길 생각이라면 오전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오후에 목욕한 뒤 역 주변을 천천히 걷는 일정이면 충분하다. 반대로 아시노코 호수나 오와쿠다니까지 같은 날 넣으면 버스와 환승에 시간이 꽤 든다. 사진 찍을 장소를 여러 곳 넣고 온천은 남는 시간에 가는 식으로 짜면, 정작 탕에서는 시계를 보게 되기 쉽다.
하룻밤 묵는다면 지역 분위기를 보고 고르기
숙박할 때는 하코네유모토와 고라의 차이가 크다. 유모토는 도착과 출발이 간편하고 식당을 찾기도 쉽다. 고라는 등산전차와 케이블카를 이어 타며 산쪽 풍경을 즐기기 좋아, 다음 날 오와쿠다니나 아시노코 방면으로 움직일 계획과 잘 맞는다. 미야노시타는 오래된 온천 마을 분위기가 있고, 센고쿠하라는 조금 더 조용한 곳에서 머물고 싶을 때 눈여겨볼 만하다.
료칸 예약 화면에서는 객실 사진보다 목욕 조건을 자세히 보는 게 좋다. 객실 안에 온천탕이 있는지, 숙소 안에 예약해서 쓰는 개인탕이 있는지, 대욕장만 있는지는 서로 다르다. 저녁 식사가 포함된 숙소라면 체크인 마감과 식사 시작 시간도 중요하다. 산길에서는 짧아 보이는 거리도 버스 배차와 교통 상황 때문에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첫날 관광을 빽빽하게 채우기보다 해가 지기 전에 숙소에 들어가 한 번 씻고 쉬는 편이 숙박의 장점을 살린다.
아이와 함께 가거나 일행끼리 조용히 탕을 쓰고 싶다면 개인탕이 편할 수 있다. 다만 대여 시간과 추가 요금은 숙소마다 달라서 객실 요금만 비교하면 실제 비용을 놓치기 쉽다. 문신이 있다면 입장 기준도 시설별로 확인해야 한다. 하코네 관광 안내에서도 허용 여부가 온천마다 다르다고 설명한다.
교통패스는 이동 횟수를 적어보고 결정하기
하코네 프리패스는 여러 교통수단을 타고 돌아다닐 때 유용하다. 오다큐 안내 기준으로 신주쿠 출발 성인 2일권은 7,100엔이며, 지정 구간의 등산전차·케이블카·로프웨이·유람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로망스카를 타려면 특급권 요금을 별도로 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 두자. 가격과 운행 조건은 바뀔 수 있으니 구매할 때 오다큐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하코네유모토에서 당일 온천 한 곳만 들렀다가 돌아온다면 패스가 늘 이득인 것은 아니다. 반면 유모토에서 고라로 올라가고, 케이블카와 로프웨이를 거쳐 아시노코까지 이동한다면 개별 승차권을 여러 번 사는 수고가 줄어든다. 일정표에 실제로 탈 교통수단을 적어본 뒤 비교하면 판단이 쉬워진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로프웨이나 배가 운휴할 수도 있으니, 풍경을 보러 가는 날에는 당일 운행 정보도 확인하자.
탕에 들어가기 전 알아두면 편한 것들
일본 온천이 처음이면 이용 방법이 낯설 수 있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탕에 들어가기 전에 씻는 것이 기본이다. 비누 거품을 충분히 헹군 뒤 들어가고, 작은 수건과 머리카락은 물에 담그지 않는다. 하코네 관광 안내에도 이런 기본 예절이 소개돼 있다. 대욕장에서는 조용히 쉬는 사람이 많아 대화도 낮은 목소리로 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뜨거운 물이 부담스럽다면 처음부터 오래 앉아 있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들어갔다가 몸이 충분히 따뜻해지면 나와 쉬고, 목욕 뒤에는 물을 마시면 된다. 어지럽거나 메스꺼우면 바로 탕에서 나오는 게 좋다. 수건을 챙겨 탈의실로 돌아가기 전에 몸의 물기를 닦으면 바닥도 덜 젖는다.
하코네 온천의 매력은 유명한 곳을 몇 군데 돌았느냐보다, 내 일정에 맞는 탕에서 서두르지 않고 쉬는 시간에 있는 것 같다. 당일치기라면 이동이 쉬운 유모토에서, 하룻밤 묵는다면 마음에 드는 마을의 숙소에서 여유를 남겨두는 쪽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