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사려는 지인이 우리카드 할인이 몇 퍼센트냐고 물었다. 카드 이름만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 알리 결제 화면의 행사 할인, 카드 자체의 상시 할인, 해외 결제 수수료가 서로 다른 항목이기 때문이다. 상품이 해외 배송인지 한국 발송인지에 따라서도 적용 조건이 달라진다. 나는 주문할 때마다 네 가지 숫자를 따로 적어본다.
1. 알리 행사 할인은 카드의 고정 혜택이 아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보이는 ‘우리카드 할인’은 대개 특정 기간의 결제 행사다. 예를 들어 70달러 이상 결제하면 13달러를 깎는 행사라면, 기준 금액을 정확히 채웠을 때 할인율은 약 18.6%다. 140달러를 결제해도 할인액이 13달러로 같다면 할인율은 약 9.3%로 내려간다. 같은 행사 문구라도 장바구니 금액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달라진다. 이 숫자는 계산을 위한 예시이며, 현재 진행 중인 행사 조건을 뜻하지 않는다.
행사는 카드 브랜드까지 지정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카드’라는 말만 보고 국내전용 카드나 다른 국제 브랜드 카드를 꺼내면 할인 표시가 뜨지 않을 수 있다. 해외직구 상품만 대상인 행사도 한국 발송 상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쿠폰을 먼저 적용한 뒤 결제 금액이 행사 기준 밑으로 떨어지는지도 봐야 한다. 행사 예산이 소진되면 기간이 남아 있어도 할인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실제 인정 금액은 결제 직전 화면에 표시된 금액이다.
2. 카드 자체 혜택은 전월실적과 월 한도로 계산한다
행사가 없는 날에는 카드의 기본 혜택이 남는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2 SUPER를 예로 들면, 우리카드 안내 기준 국내외 가맹점 결제액의 2%를 청구할인한다. 전월실적 조건은 없고 월 할인한도는 10만원이다. 10만원을 결제하면 할인액은 2천원, 30만원이면 6천원이다. 할인 대상 결제가 한 달에 500만원에 이르면 10만원 한도를 채운다. 그달에 이미 한도를 다 썼다면 알리에서 추가로 결제해도 이 카드의 2% 할인은 더 늘지 않는다.
다만 이 카드는 해외겸용 Mastercard로 발급해야 해외 배송 상품의 해외 결제에 쓸 수 있다. 행사 문구가 우리 Visa를 지정했다면 카드의정석2 SUPER의 Mastercard는 그 행사 대상이 아니다. ‘우리카드라서 행사 할인도 받고 카드 할인도 받는다’는 계산은 두 혜택의 대상 카드와 중복 적용 조건을 확인한 다음에만 성립한다. 행사 할인과 카드 청구할인을 처음부터 합산해 예상 절감액으로 잡으면 장바구니 판단이 틀어진다.
3. 해외 수수료와 연회비를 빼야 손에 남는 금액이 보인다
카드의정석2 SUPER의 연회비는 3만원이다. 우리카드 안내에는 해외 결제 시 국제 브랜드 수수료 1.0%와 해외 이용 수수료 0.3%를 면제한다고 적혀 있다. 해외 매출로 처리되는 알리 주문이라면 2% 청구할인과 수수료 면제를 함께 따질 만하다. 다만 수수료 면제 1.3%를 현금처럼 별도의 할인액에 더해서는 안 된다. 원래 그 수수료를 내는 카드와 비교할 때 아끼는 비용이다. 원화 결제 여부, 환율과 실제 매출 처리 방식에 따라서도 최종 청구액은 달라진다.
연회비를 오직 2% 할인으로 회수한다면 계산은 단순하다. 3만원을 2%로 나누면 연간 할인 대상 결제액 150만원, 월평균 12만5천원이 손익분기점이다. 알리에서 한 해 30만원만 쓰는 사람은 할인액이 6천원이다. 다른 곳에서 이 카드를 쓰지 않는다면 연회비보다 2만4천원이 적다. 반대로 알리와 일상 소비를 합쳐 매달 30만원씩 할인 대상 결제를 한다면 연간 할인액은 7만2천원이고, 연회비를 뺀 금액은 4만2천원이다. 이 계산은 매달 월 한도 안에서 결제하고 모든 결제가 할인 대상이라는 가정이다.
이미 연회비 없는 1% 할인 카드를 쓰고 있다면 비교 기준은 달라진다. 2% 카드로 바꿔 얻는 추가 할인은 1%포인트이므로, 연회비 3만원을 추가 할인만으로 메우려면 연간 300만원을 써야 한다. 월평균 25만원이다. 기존 카드도 해외 수수료를 면제한다면 수수료 절감분을 또 넣을 이유가 없다. 새 카드가 내 지갑에 추가로 가져오는 돈만 계산해야 한다.
4. 주문 유형별로 유리한 사람이 다르다
알리에서 가끔 2만~3만원짜리 소품을 사는 사람은 카드 행사 최소 결제 금액을 채우기 어렵다. 그런 소비 때문에 필요 없는 물건을 보태거나 연회비 3만원짜리 카드를 새로 만들 이유는 약하다. 반면 해외 배송 상품을 자주 사고, 평소 생활비까지 같은 카드로 결제해 연간 150만원 이상을 자연스럽게 채우는 사람은 상시 2% 할인과 수수료 면제를 계산해 볼 만하다. 금액이 큰 주문을 한 달에 몰아서 한다면 월 10만원 할인한도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세금, 공과금, 관리비, 상품권·선불카드 구매 및 충전, 무이자할부 금액 등은 카드의정석2 SUPER의 할인 대상에서 빠진다. 이런 지출까지 ‘연간 카드 사용액’에 넣으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착각하기 쉽다. 알리 주문 역시 해외 결제인지 국내 매출인지, 행사 대상 상품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혜택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나는 카드 이름보다 결제 화면의 최종 할인액과 다음 달 청구서에 남을 금액을 믿는다. 그 두 숫자가 연회비를 충분히 넘지 못한다면 기존 카드를 쓰는 편이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