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문경 여행 일정을 짜다가 문경새재만 걷고 돌아오기엔 주변 풍경이 아깝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에서 가까운 곳끼리 묶어보니 하루 코스가 꽤 자연스럽게 나왔다. 오전에는 문경새재에서 걷고, 점심을 먹은 뒤 진남교반과 고모산성, 오미자테마터널로 이동하는 순서다. 자가용으로 움직이고, 새재에서 제2관문까지 무리해서 왕복하지 않는 일정이라면 당일 여행으로도 여유가 있다.
오전에는 문경새재에서 걷는 거리를 정하기
문경새재에 도착하면 먼저 옛길박물관에 들러도 좋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향하던 사람들이 오갔던 길이라는 배경을 알고 걸으면, 길가의 관문과 옛터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박물관은 공원 입구 쪽에 있어 산책을 시작하기 전이나 돌아온 뒤에 넣기 편하다. 한국관광공사 관광 안내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소개돼 있다.
이어서 제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 오픈세트장으로 간다. 궁궐과 옛 거리처럼 꾸민 공간이라 사극을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예상보다 오래 머물 수 있다. 옛길박물관과 오픈세트장 사이에는 전동차도 운행한다. 걷는 시간을 아끼고 싶거나 동행 중 어린아이, 어르신이 있다면 현장에서 운행 여부와 대기 시간을 확인해 이용하면 된다.
여기서 선택이 갈린다. 사진을 찍고 식사까지 느긋하게 즐기려면 오픈세트장 관람 후 돌아오는 편이 좋다. 걷는 게 여행의 목적이라면 제2관문인 조곡관 쪽으로 더 올라가면 된다. 제1관문부터 제3관문까지는 한국관광공사 안내 기준 약 6.5㎞다. 왕복 거리와 관람 시간을 생각하면 세 관문을 모두 걷는 날에는 오후 일정을 줄이는 게 편하다. 흙길과 돌길이 섞여 있으니 바닥이 편한 신발도 챙기는 편이 낫다.
점심은 새재 입구에서 문경 맛으로
새재에서 내려오면 입구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 쉽다. 약돌돼지 석쇠구이나 더덕구이처럼 문경을 찾는 여행객이 많이 고르는 메뉴가 있고, 가볍게 먹고 싶다면 산채비빔밥이나 묵밥도 선택지다. 오전에 많이 걸었다면 식사를 너무 늦추지 않는 편이 오후 산책까지 이어가기 편하다.
식사 뒤에는 오미자 음료 한 잔으로 쉬어가도 좋다. 오미자는 문경의 대표 특산물이라 음료뿐 아니라 차와 가공식품으로도 만날 수 있다. 문경새재 초입의 농특산물 판매장에서는 사과와 오미자 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 선물을 살 생각이라면 여행 끝에 급히 고르기보다 이때 종류와 가격을 한번 봐두면 마음이 편하다.
오후에는 고모산성에서 진남교반 내려다보기
점심 후에는 차로 마성면의 진남교반 쪽으로 이동한다. 영강이 굽어 흐르는 풍경을 높은 곳에서 보고 싶다면 고모산성이 잘 맞는다. 성곽에 올라서면 강과 다리, 주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새재의 숲길과는 분위기가 달라 같은 날 이어서 봐도 지루하지 않다.
성곽 주변은 경사가 있고 발밑이 고르지 않은 구간도 있다. 비 온 뒤라면 전망을 보겠다고 무리해서 오르기보다 안전한 곳에서 강변 풍경을 즐기는 편이 낫다.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둘러볼 생각이라면 오후에 이곳만 40분에서 1시간 정도 잡아두면 일정이 덜 빡빡하다. 걷는 양을 줄이고 싶다면 성곽에 오래 머물지 않고 진남교반 주변 경치를 보는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오미자테마터널까지 이어 가는 시간표
고모산성에서 내려오면 가까운 오미자테마터널로 향한다. 석탄을 실어 나르던 옛 터널을 활용한 공간으로, 한국관광공사 안내에 따르면 길이는 540m다. 조명과 전시물을 보며 실내에서 걸을 수 있어 더운 날이나 바람이 찬 날에도 들르기 좋다. 터널을 둘러본 뒤에는 여행을 끝내도 되고, 시간이 남으면 주변에서 오미자 음료를 마시며 쉬어도 좋다.
- 오전 9시 30분 무렵: 문경새재 도착, 옛길박물관과 제1관문 둘러보기
- 오전 10시 30분 무렵: 오픈세트장 관람, 걷는 양에 따라 새재길 추가
- 낮 12시 30분 무렵: 새재 입구에서 점심
- 오후 2시 무렵: 진남교반과 고모산성 산책
- 오후 3시 30분 무렵: 오미자테마터널 관람
이 시간표는 길을 짧게 걷는 당일 코스다. 제2관문까지 다녀오거나 오픈세트장에서 사진을 오래 찍는다면 뒤 일정은 자연스럽게 밀린다. 특히 오미자테마터널은 월요일 휴무로 안내돼 있고, 오픈세트장과 터널의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출발 전 문경시 관광 안내나 각 시설의 당일 운영 정보를 확인해두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문경 여행코스는 장소를 많이 넣는 것보다 새재에서 얼마나 걸을지 먼저 정하는 게 편했다. 숲길을 길게 걷고 싶은 날이라면 새재에 시간을 더 쓰고, 여러 풍경을 보고 싶은 날이라면 제1관문과 오픈세트장까지만 둘러본 뒤 강가로 내려오면 된다. 하루 안에서도 문경의 길과 산, 강이 제법 다른 표정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