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을 곁에서 듣다 보면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단백질보충제부터 사야 할지 묻는 분이 많습니다. 운동하고 바로 마시지 않으면 그날 운동이 헛수고가 될까 걱정하시기도 하고요. 사실 먼저 볼 것은 보충제를 먹는 시간보다 하루 식사에서 단백질을 얼마나 먹고 있는지입니다.
내 식사에 단백질이 부족한 걸까요?
단백질은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운동하는 사람 모두에게 보충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달걀, 생선, 고기, 두부, 콩, 우유 같은 음식으로도 먹을 수 있습니다. 보충제는 바쁜 날 부족한 양을 채우기 편한 식품에 가깝습니다.
양을 가늠할 때는 음식과 보충제를 합친 하루 섭취량을 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에서 건강한 성인의 단백질 권장량은 체중 1kg당 하루 약 0.8g입니다. 체중 60kg이라면 약 48g이지요. 꾸준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체중 1kg당 약 1.2~2.0g이 제시되지만, 가끔 운동하는 사람까지 그만큼 먹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이, 운동량,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양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달걀 두 개, 점심에 생선 한 토막, 저녁에 두부 반 모를 먹었다면 이미 여러 끼에서 단백질을 얻은 셈입니다. 정확한 양은 음식의 크기와 제품에 따라 다르니 며칠 동안 평소 식사를 적어보면 부족한 끼니가 보입니다. 아침을 자주 거르거나 끼니를 간단한 빵으로만 때우는 분이라면, 보충제를 사기 전에 식사부터 살피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운동 직후에 꼭 마셔야 할까요?
운동을 마친 뒤 30분 안에 마셔야 근육이 붙는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쉐이커를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국 국립보건원이 소개한 연구에서는 운동 전후 한 시간 안에 단백질을 먹는 것만으로 근력이나 근육 크기가 뚜렷하게 더 좋아진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하루 전체 섭취량과 꾸준한 운동이 더 중요합니다.
퇴근 후 운동하고 곧 저녁을 먹는다면 그 식사에 단백질 식품을 곁들이면 됩니다. 운동 뒤 한동안 식사하기 어렵고 그날 먹은 양도 부족하다면 보충제 한 잔이 편할 수 있고요. 한 번에 많이 마신다고 운동 효과가 그만큼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식사를 음료로 계속 대신하면 채소나 곡류 등 다른 음식에서 얻는 영양까지 놓치기 쉽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 무엇을 봐야 할까요?
통 앞면에 적힌 ‘한 스쿱 30g’은 대개 가루의 무게입니다. 단백질이 30g 들어 있다는 뜻은 아닐 수 있어요. 영양정보에서 1회 제공량당 단백질이 몇 g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평소 먹는 식사에 더했을 때 필요한 만큼인지 따져보는 것이 제품 광고의 숫자보다 실용적입니다.
우유에서 얻은 유청 단백질은 흔한 재료입니다. 우유를 마시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은 제품에 든 유당 때문에 비슷한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성분표를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나 음식으로 양을 채우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우유 단백질 알레르기는 유당불내증과 다릅니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면 유당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유청 제품을 먹어서는 안 됩니다.
맛을 낸 제품이라면 당류와 열량도 함께 보세요. 체중을 관리하는 중인데 식사에 보충제까지 습관처럼 더하면 예상보다 많이 먹게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성분을 섞어 운동 효과를 강조하는 제품은 자신에게 불필요한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지도 살펴볼 만합니다.
먹기 전에 진료실에서 확인할 때는요?
콩팥 질환이 있거나 단백뇨, 신장 기능 저하를 들은 적이 있다면 임의로 섭취량을 늘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필요한 단백질 양은 질환의 단계와 투석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국 신장재단도 개인의 상태에 맞춰 의료진과 영양 상담을 받도록 안내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적용한 운동용 섭취량을 그대로 가져오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충제를 먹은 뒤 복통이나 설사가 반복되면 잠시 중단하고 어떤 제품을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해 진료 때 이야기하세요. 두드러기와 함께 입술이나 얼굴이 붓거나 숨쉬기 어렵다면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식사량이 줄고 체중이 이유 없이 빠지는 경우에도 보충제로 버티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단백질보충제는 운동을 시작할 때 반드시 챙겨야 하는 물건은 아닙니다. 평소 식사와 몸 상태를 살펴 부족한 부분이 분명할 때 쓰면 편리합니다. 상담 자리에서 자주 느끼는 건, 좋은 제품을 고르는 일보다 내 몸에 필요한 양을 아는 일이 더 오래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