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다이어트보조제 두 제품을 보여주며 어느 쪽이 더 잘 빠지느냐고 물었다. 광고에는 둘 다 ‘체지방 관리’가 크게 쓰여 있었지만, 포장 뒷면을 보니 원료와 하루 섭취량이 달랐다. 이런 제품은 광고 문구보다 작은 글씨부터 읽는 편이 선택에 도움이 된다.
먼저 건강기능식품 표시를 확인하기
‘다이어트보조제’는 여러 제품을 부르는 말이다. 제품에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있는지, 기능성 내용에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적혀 있는지 확인하자. 식품안전나라 안내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기능성 원료를 사용하며, 포장에 기능성 내용과 섭취 방법을 표시한다. 이름이 비슷한 일반식품이라고 해서 같은 기능성을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여기서 ‘도움을 줄 수 있음’은 ‘먹으면 체중이 반드시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체지방 감소 기능성과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의 효과도 구분해야 한다. 특히 ‘운동 없이 한 달에 몇 킬로그램’처럼 결과를 단정하는 광고는 한 번 더 의심해 볼 만하다.
원료 이름보다 하루 섭취량을 읽기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녹차추출물, 공액리놀레산처럼 자주 보이는 원료도 제품마다 함량과 섭취 방법이 다르다. 앞면에 적힌 원료 이름만 보고 고르기보다 뒷면의 기능성분 함량, 1일 섭취량, 섭취 시 주의사항을 함께 읽어야 한다. 원료가 여러 개 들어갔다고 해서 더 좋은 제품이라고 판단할 근거도 없다.
예를 들어 A 제품은 하루 2정, B 제품은 하루 4정이라면 통에 든 알약 수만 비교해서는 실제 비용을 알기 어렵다. A 제품이 60정에 3만 원이면 30일분으로 하루 1천 원이다. B 제품이 60정에 2만 4천 원이어도 하루 4정을 먹어야 한다면 15일분으로 하루 1천 6백 원이다. 구매 가격과 함께 ‘하루치 가격’을 계산하면 비교가 쉬워진다.
젤리나 음료 형태라면 영양정보도 보자. 같은 목적의 제품이라도 당류와 열량이 다를 수 있다. 간식처럼 먹기 쉬운 형태일수록 권장량을 넘기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게 좋다.
함께 먹는 제품과 몸 상태를 점검하기
체지방 관련 제품을 두세 개 함께 먹으면 성분이 겹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녹차추출물과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처럼 비슷한 기능성의 제품을 중복 섭취하면 이상사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미 먹는 영양제나 보조제의 원료명을 먼저 확인하는 이유다.
주의사항을 읽는 일도 빼놓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의 급성 간염 이상사례를 반영해 섭취 시 주의사항을 추가했다. 간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제품을 고르기 전에 의사나 약사에게 성분표를 보여주는 편이 안전하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성장기라면 특히 신중해야 한다.
섭취 후 평소와 다른 증상이 생기면 일단 먹는 것을 멈추고 전문가와 상담하자. ‘건강기능식품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계속 먹을 이유는 없다. 몸에 맞지 않는 제품을 참고 먹는 것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일이 먼저다.
체중계 숫자만으로 효과를 판단하지 않기
체중은 먹은 음식과 수분 상태에 따라서도 하루 사이에 달라진다. 새 제품을 먹은 다음 날 숫자가 내려갔다고 곧바로 체지방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며칠간 숫자가 그대로라고 해서 섭취량을 마음대로 늘려서도 안 된다. 제품에 표시된 양을 지키면서 식사와 활동량을 함께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질병관리청은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이 식사 조절과 운동으로 체중의 3~5%를 감량하면 건강상 이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몸무게가 80kg인 사람이라면 3%는 2.4kg이다. 이 수치는 보조제 하나로 달성할 목표가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꿀 때 참고할 만한 범위다.
식사가 들쭉날쭉하고 활동량도 그대로라면 보조제에만 기대기 쉽다. 그래서 나는 제품을 고를 때 ‘얼마나 빨리 빠질까’보다 표시를 읽고, 내 몸 상태에 맞는지 확인하고, 계속 실천할 수 있는 식사와 움직임을 먼저 생각하는 쪽이 낫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