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비트코인을 처음 산다는 지인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얼마를 넣어야 하냐고 물었다. 나는 매수 가격보다 먼저, 얼마를 잃으면 거래를 멈출 건지 물었다. 7년 동안 거래소 화면과 온체인 데이터를 같이 봐도 첫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예상 수익률이 아니라 감당할 손실액이었다.
1. 최소 주문 금액부터 확인한다
비트코인하는법을 검색하면 차트 분석부터 나오지만, 실제 순서는 계정 준비가 먼저다.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는 고객확인과 본인 명의 실명계좌 인증을 마쳐야 원화로 거래할 수 있다. 거래소마다 연결 은행과 이용 조건이 다르니 입금 전에 해당 거래소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비트코인 1개를 통째로 살 필요는 없다. 업비트 고객센터가 안내하는 원화 마켓 최소 주문 금액은 5,000원이다. 다만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과 그 금액이 적절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처음에는 매수·매도 버튼, 수수료, 체결 내역이 어떻게 표시되는지 익힐 만큼만 넣는 편이 낫다. 생활비나 가까운 시일 안에 쓸 돈을 거래 계좌로 옮기는 순간, 작은 가격 변동에도 판단이 흔들린다.
2. 상승률보다 24시간 거래대금을 본다
거래 화면에서 먼저 볼 숫자는 전일 대비 상승률과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이다. 가격이 5% 올랐더라도 거래가 얇으면 몇 건의 주문만으로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거래대금이 늘었다고 무조건 매수세가 강하다는 뜻도 아니다. 급락할 때도 거래는 많이 일어난다.
나는 같은 거래소에서 최근 며칠간 비슷한 시간대의 거래대금을 비교한다. 예를 들어 평소보다 거래대금이 두 배인데 가격이 제자리라면 매수와 매도가 강하게 맞붙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한다. 이때는 거래량 숫자 하나로 방향을 단정하지 않고, 호가창의 매수·매도 가격 차이와 실제 체결 가격을 함께 본다. 거래소별 거래대금 집계 기준과 일봉 시작 시각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업비트는 거래대금을 최근 24시간 누적으로, 일봉을 UTC 기준으로 안내한다.
3. 주문 가격과 체결 가격의 차이를 계산한다
처음 주문할 때는 시장가와 지정가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시장가는 빠르게 체결될 수 있지만, 화면에서 본 가격과 실제 평균 체결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지정가는 원하는 가격을 정하는 대신 주문이 전부 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업비트의 거래 안내에도 지정가 주문은 가격과 수량을 직접 입력하며, 같은 가격에서는 먼저 낸 주문이 우선한다고 적혀 있다.
가령 매수 호가가 1억 원인데 실제 평균 체결 가격이 1억 100만 원이면 가격 차이는 약 1%다. 여기에 매수와 매도 수수료까지 더하면,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바로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거래소가 표시하는 수수료율은 주문 방식이나 적용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주문 확인 화면에서 최종 금액을 본다. 급등하는 순간 큰 시장가 주문을 넣는 행동은 특히 조심한다.
4. 온체인 수치는 기간과 집계 범위를 같이 읽는다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줄었다는 글을 보면 곧바로 매수 신호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런데 지갑 이동 목적은 데이터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글래스노드의 거래소 순포지션 변화 지표는 거래소로 분류된 주소의 보유량이 30일 동안 얼마나 변했는지 보여준다. 음수는 그 주소들에서 순유출이 있었다는 뜻이지, 그 물량이 모두 장기 보관에 들어갔다는 증거는 아니다.
더구나 거래소 주소 분류는 계속 갱신된다. 새로 확인된 주소가 반영되면 최근 수치가 바뀔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하루치 순유출 숫자보다 30일 흐름을 보고, 가격과 현물 거래대금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확인한다. 거래소 간 이동이나 내부 지갑 이동 가능성도 남겨 둔다. 온체인 지표는 주문 버튼을 대신 눌러 주는 신호가 아니라, 시장 수급을 해석할 때 쓰는 한 조각의 데이터다.
5. 매수 금액은 허용 손실액에서 거꾸로 구한다
가장 실용적인 계산은 손절 기준에서 시작한다. 거래에 쓸 돈이 100만 원이고 한 번의 판단에서 2만 원까지만 잃겠다면 허용 손실은 2%다. 매수가보다 10% 아래에서 판단을 접을 계획이라면 매수 금액은 대략 20만 원이다. 20만 원의 10%가 2만 원이기 때문이다. 수수료와 예상보다 불리한 체결까지 고려하면 실제 주문액은 이보다 줄여야 한다.
이 계산은 손절 주문이 언제나 예정한 가격에 체결된다는 보장은 아니다. 급격한 하락이나 거래소 장애가 생기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레버리지를 쓰지 않고, 매수 이유와 무효가 되는 가격을 적어 두는 편이 좋다. 거래소 밖 지갑으로 옮길 생각이라면 출금 네트워크와 받는 주소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내 경험상 오래 버티는 사람은 매번 바닥을 맞히는 사람보다, 틀렸을 때 계좌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먼저 계산하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