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휴대폰을 보다가 전쟁 관련 속보 알림이 연달아 뜨는 걸 봤다. 첫 알림을 누른 뒤 기사 하나만 읽으려 했는데, 비슷한 제목의 기사와 댓글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30분이 지나 있었다. 화면을 덮고 나서도 새 소식이 생겼을까 싶어 다시 휴대폰을 열었다. 궁금해서 확인한 건데, 확인할수록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그렇다고 뉴스를 아예 끊고 싶지는 않았다. 중요한 변화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전쟁 뉴스를 보는 방식을 조금씩 바꿔봤다. 별도의 앱을 깔거나 거창한 규칙을 만든 건 아니고, 알림과 확인 시간을 손본 정도다.
속보를 여러 번 봐도 새로 알게 되는 건 적었다
첫날에는 평소처럼 알림이 뜰 때마다 눌러봤다. 같은 사건을 다룬 기사라도 제목은 조금씩 달랐다. 어떤 기사는 막 일어난 일처럼 보였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오전에 본 발표를 다시 전한 경우도 있었다. 제목을 여러 개 본 것과 새로운 사실을 여러 개 안 것은 다르다는 걸 그때 느꼈다.
그래서 다음 날부터는 알림을 누르기 전에 제목만 보고 잠깐 멈췄다. 지금 당장 알아야 하는 내용인지, 퇴근 후에 읽어도 되는 내용인지 생각해본 것이다. 대부분은 몇 시간 뒤에 확인해도 일상에서 달라지는 게 없었다. 반면 중요한 변화라면 저녁에 뉴스를 열었을 때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댓글은 예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 기사 내용은 몇 분 만에 읽었는데, 댓글의 주장과 반박을 따라가다 다시 다른 기사를 여는 식이었다. 내가 궁금했던 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였지, 낯선 사람들의 논쟁을 끝까지 따라가는 일이 아니었다.
알림은 줄이고 확인 시간은 두 번으로 정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뉴스 앱의 속보 알림을 끄는 것이었다. 앱을 삭제하지는 않았다. 오전에 일을 시작하기 전 한 번, 저녁 식사 후 한 번만 직접 열었다. 휴대폰 메모에는 확인하고 싶은 질문을 남겼다. 예를 들면 ‘어제 나온 발표 이후 실제로 달라진 게 있나?’ 같은 식이다.
처음 이틀은 손이 자꾸 휴대폰으로 갔다. 알림이 오지 않는데도 습관처럼 화면을 켰다. 그때마다 메모에 적어둔 질문이 있는지 봤다. 질문이 없으면 뉴스를 열지 않았다. 사흘쯤 지나니 기사 제목을 계속 새로고침하는 횟수가 확실히 줄었다. 시간을 재서 비교한 실험은 아니지만, 저녁에 뉴스를 확인할 때 ‘오늘 처음 보는 내용’과 ‘이미 본 내용’을 구분하기는 훨씬 쉬워졌다.
두 번이라는 횟수가 누구에게나 맞지는 않을 것이다. 업무 때문에 실시간 소식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다만 내 경우에는 알림이 울릴 때마다 읽는 방식보다, 내가 정한 때에 직접 확인하는 방식이 편했다. 하루 종일 뉴스가 끼어드는 느낌이 덜했다.
헷갈리는 내용은 세 가지만 확인했다
전쟁 기사는 숫자와 지명이 많고 상황도 빠르게 바뀐다. 같은 사건처럼 보이는 기사 두 개의 설명이 다를 때는 어느 쪽을 먼저 믿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기사마다 세 가지만 확인했다. 언제 일어난 일인지, 누가 말한 내용인지, 확인된 사실과 전망이 구분되어 있는지다.
- 기사 게시 시각보다 사건이 발생한 시각을 먼저 본다.
- 발표 주체가 누구인지 확인한다. 당사자의 주장은 확인된 사실과 따로 읽는다.
- ‘가능성’이나 ‘전망’이라는 표현은 이미 벌어진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렇게 읽어도 모든 사실을 내가 판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오래된 영상을 방금 촬영한 장면으로 착각하거나, 누군가의 예상을 확정된 소식처럼 받아들이는 일은 줄일 수 있었다. 설명이 불분명한 게시물은 일단 공유하지 않았다. 나중에 더 분명한 정보가 나올 때까지 두는 편이 마음도 편했다.
뉴스를 닫는 기준도 필요했다
확인 시간을 정해도 끝없이 읽으면 소용이 없었다. 저녁에는 먼저 궁금했던 질문의 답을 찾고, 관련 기사 두세 개를 읽으면 화면을 닫았다. 새로운 사실이 거의 없는 기사까지 계속 열어보던 날에는 다시 피로감이 올라왔다. 반대로 읽을 이유가 끝났을 때 멈추면 남은 저녁을 다른 일에 쓸 수 있었다.
일주일 만에 전쟁 소식이 가볍게 느껴진 건 아니다. 여전히 마음이 쓰이고, 큰 일이 생기면 더 자주 확인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속보가 뜨는 속도에 맞춰 하루를 보내지 않아도 필요한 내용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알게 됐다. 앞으로도 궁금한 점을 적어두고, 확인할 때는 차분히 읽는 방식을 이어가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