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소를 예약할 때는 사진에 안 보이는 주차장 위치나 체크인 시간을 먼저 확인한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며 여권을 다시 만들 때도 비슷했다. ‘온라인 신청 가능’이라는 말만 보고 시작하면, 사진 파일이나 수령 장소에서 예상 밖으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출국일이 잡혀 있다면 신청 버튼을 누르기 전에 여권 만료일과 발급 조건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
온라인 신청이 되는 사람부터 확인했다
외교부 안내 기준으로, 기존에 전자여권을 발급받은 적이 있는 우리 국민은 여권 재발급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24나 KB스타뱅킹을 이용한다. 해외에서 신청해 재외공관에서 받을 예정이라면 재외동포365민원포털을 이용한다. 처음 여권을 만드는 사람은 방문 신청 대상이다.
예전 안내를 보고 ‘미성년자는 무조건 온라인 신청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현재 외교부의 온라인 재발급 안내에는 18세 미만도 법정대리인이 본인 인증 후 정부24에서 대리 신청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다만 친권이나 후견인 자격을 담당자가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경우에는 온라인 접수가 제한된다. 미성년자 여권을 준비한다면 신청 화면에 대상자로 표시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개명이나 로마자 이름 변경을 원하거나, 기존 여권의 남은 유효기간만 새 여권에 부여받으려는 경우도 온라인 신청 대상이 아니다. 긴급여권 신청자와 상습 분실자 등에도 제한이 있다. 내 상황이 이 중 하나라면 사진 파일부터 준비하기보다 여권사무 대행기관에 방문 신청 조건을 확인하는 편이 빠르다.
사진 파일은 화질보다 규격에서 먼저 걸린다
온라인 신청에서 가장 손이 가는 건 사진이다. 외교부의 온라인용 사진파일 안내는 신청일 전 6개월 이내에 촬영한 사진, JPG 또는 JPEG 형식, 500KB 이하를 요구한다. 권장 크기는 가로 413픽셀·세로 531픽셀이고, 업로드 가능한 범위도 가로 395~431픽셀·세로 507~550픽셀로 정해져 있다. 사진관에서 촬영했다면 인화 사진만 받지 말고 온라인 신청용 파일도 함께 받아두는 게 편하다.
흰 배경 앞에서 찍었다고 다 통과하는 건 아니다. 배경을 편집 프로그램으로 지우거나 얼굴을 보정해 실물과 달라진 사진은 허용되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얼굴 윤곽을 가리거나 안경에 빛이 반사된 사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외교부 사진 검증 기능은 미리 점검하는 데 쓸 만하지만, 그 결과가 실제 접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사진이 반려되면 일정이 밀릴 수 있으니 출국이 임박했을수록 새 사진을 규격에 맞춰 준비하는 게 마음 편하다.
신청 화면에서 수령 기관을 대충 고르면 곤란하다
정부24에서 ‘여권 재발급’을 검색해 본인 인증을 하고, 여권 종류와 수령 기관을 선택한 뒤 사진 파일을 올려 신청한다. KB스타뱅킹도 국내 온라인 신청 경로다. 절차 자체는 길지 않지만 수령 기관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신청을 마친 뒤에는 수령 기관을 바꿀 수 없다.
여행 전후로 생활 반경이 달라질 예정이라면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 숙소를 고를 때 지도상 거리만 보고 예약했다가 실제 이동 동선이 불편한 경우가 있듯, 여권도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령처를 고르면 방문 가능한 시간과 맞지 않을 수 있다. 신청 전에 해당 기관의 위치와 업무시간을 확인하고, 실제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
신청 정보를 잘못 입력했을 때 화면에서 곧바로 수정할 수 있다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외교부 안내상 접수된 신청은 신청자가 직접 취소할 수 없으며, 사진이나 수령 기관을 바꾸려면 선택한 수령 기관에 연락해 취소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발급 상태에 따라 취소가 어려울 수도 있다. 결제 직전 이름 표기, 사진, 수령 기관을 한 번 더 읽어볼 이유다.
온라인으로 신청해도 받으러는 가야 한다
온라인 신청의 장점은 접수를 위해 한 번 방문하는 수고를 줄이는 데 있다. 새 여권을 받을 때는 선택한 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남은 기존 여권이 있다면 반드시 가져가고, 유효한 기존 여권이 없다면 신분증을 챙긴다. 미성년자를 위해 법정대리인이 온라인 신청한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이 대리 수령할 수 있다.
기존 여권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면 새 여권을 수령하기 전까지는 그 여권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여행지마다 입국에 요구하는 여권 잔여 유효기간이 다르다. 항공권과 숙소 예약을 마쳤더라도 ‘아직 만료 전’이라는 사실만으로 출국 가능 여부를 판단하면 불안하다. 목적지의 입국 조건과 여권 발급 진행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비용도 신청 전에 숫자로 확인해 두자. 2026년 3월부터 적용된 국내 수수료는 성인 10년 복수 전자여권 기준 58면 5만 2천 원, 26면 4만 9천 원이다. 차이는 3천 원이다. 여행 횟수가 적다면 26면도 선택지지만, 출장이 잦거나 여러 나라를 자주 다닌다면 면수까지 보고 고르는 편이 낫다. 온라인 신청은 분명 편리하다. 그래도 내게는 신청 속도보다 사진이 접수될지, 언제 어디서 받을 수 있을지가 여행 일정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 부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