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주말에 이태원 약속을 잡으려다가 지하철역에서 얼마나 걸어야 할지부터 확인하게 됐습니다. 2026년 핼러윈 당일인 10월 31일이 토요일과 겹치면서, 이태원에는 밤늦게까지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거리의 분위기만큼 눈에 띈 것은 차량을 막아 보행 공간을 넓히고, 골목의 이동 방향을 나누고, 혼잡할 때 지하철역을 지나치게 한 조치였습니다. ‘핼러윈 이태원 인산인해’라는 말이 올해는 귀가 경로까지 바꾼 셈입니다.
사람이 얼마나 모였을까요?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인용한 현장 보도에 따르면, 10월 31일 오후 9시 이태원 관광특구의 체류 인구는 약 2만 6천~2만 8천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혼잡도는 ‘붐빔’으로 표시됐습니다. 11월 1일 0시에는 약 3만~3만 2천 명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저녁 한때의 숫자만 보고 밤 전체의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이 수치는 관광특구라는 넓은 구역에 머무는 사람을 추정한 값입니다. 특정 골목에 그만큼의 사람이 한꺼번에 들어갔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지역 안에서도 큰길은 걸을 만한데 가게 앞 대기 줄이나 골목 입구에서는 발걸음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전체 인원보다 내가 지나갈 길의 폭과 사람들의 이동 속도가 더 직접적인 정보인 셈이지요.
현장에서는 분장을 하고 나온 시민들과 함께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즐기는 사람과 추모하는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점도 올해 이태원의 모습입니다. 어느 한 장면만으로 거리 전체의 분위기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차량 통제는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서울시는 핼러윈에 앞서 이태원을 포함한 14개 지역을 관리 대상으로 정하고,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특별대책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31일에는 이태원로의 차량 통제를 미리 계획했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오후 6시부터 이태원로와 주변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을 막고 차도를 보행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현장 혼잡을 확인한 뒤 늦은 밤 도로 통제가 이뤄졌는데, 올해는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공간을 확보한 것입니다.
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하차 지점까지 갈 수 없거나 우회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걷는 사람에게는 넓어진 공간이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차도가 열렸으니 어디서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세계음식문화거리 같은 좁은 길에는 분리대와 유도선이 설치됐고, 현장 안내에 따라 한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가게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거나 사진을 찍는 일도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졌을 겁니다. 보행 흐름이 좁아지는 자리에서 잠시 멈추는 것만으로 뒤쪽 줄이 빠르게 길어질 수 있어서입니다. 약속 장소를 정할 때는 골목 안쪽보다는 여유가 있는 곳을 고르고, 현장 안내를 따라 이동하는 편이 서로에게 편합니다.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는 왜 중요했을까요?
10월 31일 밤 11시 47분부터 지하철 6호선 열차는 혼잡을 이유로 이태원역에 서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용산구는 안전안내문자로 주변 인파 혼잡을 알리며 녹사평역이나 한강진역 이용을 안내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무정차 통과는 그날 막차 운행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조치는 지하철을 이용하려던 사람의 귀가 계획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역 앞에 도착해서야 열차가 서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다른 역까지 걸어가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31일 밤의 조치를 다른 날에도 계속 적용되는 일정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역 출입이나 열차 정차 여부는 그때그때 인파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방문하거나 귀가할 때는 안전안내문자와 역·현장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전 관리가 강화됐다는 말은 무엇을 뜻할까요?
서울시는 인파 감지 폐쇄회로텔레비전과 실시간 도시데이터 등을 활용해 혼잡을 살피고, 관계기관이 함께 운영하는 현장상황실을 마련했습니다. 행정안전부도 전국 28개 지역을 핼러윈 인파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이태원 현장에서는 경찰과 안전요원이 통행을 안내하고, 일부 업소 앞 대기 줄이 보행로를 막지 않도록 관리했습니다. 11월 1일 아침 보도에서는 용산경찰서에 큰 사건·사고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래도 관리 인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개별 골목의 혼잡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안전부는 좁은 골목·계단·경사로에서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몸에 압박이 느껴지면 혼잡한 곳을 벗어나고, 위험 상황은 112 또는 119에 알리라고 안내합니다. 사람을 밀지 않고 현장 이동 방향을 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것은 축제를 즐기는 사람뿐 아니라 근처에 살거나 일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기준입니다.
올해 이태원에서 달라진 점은 ‘사람이 많다’는 소식이 실제 이동 방식의 변화로 이어졌다는 데 있습니다. 도로가 보행로가 되고, 골목에는 이동 방향이 생기고, 역은 잠시 열차가 서지 않는 곳이 됐습니다. 이런 조치가 낯설거나 불편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이태원처럼 일상과 축제, 추모가 함께 있는 거리라면 많은 사람이 모이는 밤에도 각자가 무사히 돌아갈 수 있는 동선을 만드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