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신차 견적을 보던 지인이 선수금 캐시백 1.2%가 붙으니 하나카드 오토할부가 가장 싸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카드 상품을 기획할 때도 이런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자동차 할부는 캐시백을 한 번 받고 이자는 매달 낸다. 둘을 원화로 바꿔야 어느 쪽이 유리한지 보인다.
1. 캐시백을 받는 돈과 이자를 내는 돈은 다르다
하나카드가 안내하는 오토할부는 신차 구매용이며, 이용금액은 심사 후 300만 원에서 1억 원 사이로 정해진다. 하나카드가 필요하고 상환 방식은 원리금균등이다. 선수금 없이 신청할 수도 있다. 공개된 금리는 2026년 3월 산출 기준으로 기본형 연 4.4~4.6%, 캐시백형 연 4.9~5.1%다. 3~24개월에는 각각 4.4%, 4.9%이고 36~72개월에는 각각 4.6%, 5.1%로 안내돼 있다. 실제 적용 조건은 신청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두 유형 모두 선입금 금액에 1.2% 캐시백이 붙는다. 차이는 캐시백형이 할부금액의 0.5%를 추가로 돌려주는 대신 금리가 연 0.5%포인트 높다는 점이다. 차값이 3,000만 원이고 선수금 1,000만 원, 할부금 2,000만 원이라면 선수금 캐시백 12만 원은 두 유형에 공통이다. 캐시백형의 추가 혜택만 10만 원이다. 따라서 선택을 가르는 숫자는 12만 원이 아니라 10만 원이다.
2. 같은 2,000만 원도 기간에 따라 승자가 바뀐다
할부금 2,000만 원을 만기까지 원리금균등으로 갚고, 안내 금리가 그대로 적용되며 중도상환은 없다고 가정해 계산했다. 실제 청구액은 첫 결제일, 일할 계산, 원 단위 처리 등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다.
- 12개월: 기본형 이자 약 48만 원, 캐시백형 이자 약 53만 5,000원. 추가 이자는 약 5만 5,000원으로 추가 캐시백 10만 원보다 작다. 캐시백형이 약 4만 5,000원 유리하다.
- 24개월: 기본형 이자 약 93만 원, 캐시백형 이자 약 103만 7,000원. 추가 이자 약 10만 7,000원이 캐시백 10만 원을 넘어 기본형이 약 7,000원 유리하다.
- 36개월: 기본형 이자 약 145만 원, 캐시백형 이자 약 161만 1,000원. 추가 이자가 약 16만 1,000원이어서 기본형이 약 6만 1,000원 유리하다.
- 60개월: 추가 이자는 약 27만 4,000원이다. 캐시백 10만 원을 빼도 기본형 쪽 비용이 약 17만 4,000원 낮다.
할부금이 두 배가 되면 추가 캐시백과 금리 차이에 따른 추가 이자도 거의 두 배가 된다. 그래서 이 비교에서는 차값 자체보다 상환 기간이 더 중요하다. 안내된 기간 중 12개월은 캐시백형, 24개월 이상은 기본형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이는 두 유형의 금리 차이가 0.5%포인트이고 추가 캐시백 0.5%가 모두 지급된다는 가정의 결과다.
3. 선수금·연회비·중도상환까지 합쳐야 한다
선수금을 많이 넣으면 두 유형 모두에서 1.2% 캐시백을 받는 금액은 커지고, 이자를 내는 할부 원금은 작아진다. 앞의 3,000만 원 차량에서 선수금을 2,000만 원으로 올리면 공통 캐시백은 24만 원, 할부금은 1,000만 원이 된다. 그렇다고 캐시백만 보고 선수금을 무리하게 늘릴 이유는 없다. 당장 쓸 현금을 차에 묶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차량 취득세와 보험료까지 낸 뒤에도 필요한 현금이 남는지 먼저 계산해야 한다.
이 상품은 취급수수료가 없지만, 중도상환 때는 남은 기간에 따라 상환 원금의 2% 이내에서 수수료가 생길 수 있다. 1년쯤 뒤 목돈으로 갚을 계획이라면 만기까지 낼 이자만 비교한 위 계산은 맞지 않는다. 예상 상환 시점의 남은 원금, 절약할 이자, 실제 중도상환수수료를 함께 넣어 다시 계산해야 한다. 할부금이 5,000만 원을 넘으면 인지세도 확인할 항목이다. 하나카드 안내상 1억 원 이하 구간의 인지세 7만 원은 금융회사와 고객이 절반씩 부담한다.
카드 혜택을 더해 계산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하나카드는 오토할부 이용분에 카드별 기본 포인트, 캐시백, 마일리지, 청구할인 등을 중복 적용하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자동차 결제액에 평소 카드 적립률을 곱해 예상 혜택에 넣으면 금액이 부풀려진다. 전월실적 인정 여부나 카드 연회비는 보유 카드의 상품 설명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새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면 연회비 역시 받을 캐시백에서 빼는 게 맞다.
내게 맞는 선택은 월 납입액에서도 보인다
2,000만 원을 36개월로 갚는 앞의 사례에서 월 납입액은 기본형 약 59만 6,000원, 캐시백형 약 60만 원이다. 차이는 한 달에 약 4,500원이라 작아 보인다. 하지만 36번을 내면 약 16만 1,000원이 되고, 처음 받은 추가 캐시백 10만 원보다 커진다. 숫자가 작아 보이는 월 차액을 계약 기간 전체로 늘려 보는 이유다.
짧게 갚을 자금 여력이 있고 안내된 캐시백 조건을 충족한다면 캐시백형이 맞을 수 있다. 2년 이상 꾸준히 갚을 계획이라면 현재 공개 금리에서는 기본형 쪽 계산이 낫다. 중도상환 가능성이 크거나 카드 혜택까지 기대했다면 견적을 다시 받아봐야 한다. 제 눈에는 캐시백률보다 실제 상환 일정이 이 상품의 비용을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