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드니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오페라하우스도 보고 싶고, 해변에도 가고 싶고, 페리도 타고 싶어지죠. 그런데 지도를 펼쳐 보니 가고 싶은 곳들이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3일 일정이라면 장소를 많이 넣는 것보다 하루에 한 지역씩 묶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시내, 동쪽 해변, 맨리로 나누면 이동에 시간을 덜 쓰면서도 시드니의 서로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첫날은 서큘러 키와 시내를 천천히 걷기
첫날은 서큘러 키에서 시작하면 동선이 단순합니다. 항구 앞에서 오페라하우스를 보고, 물가를 따라 걸으며 하버 브리지도 구경하세요. 사진을 찍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이 일대에 오전을 넉넉히 쓰는 게 좋습니다. 오페라하우스 내부 투어나 공연을 보고 싶다면 시간을 따로 확보해야 해요. 겉모습을 보는 것과 내부에 들어가는 것은 일정의 무게가 꽤 다릅니다.
점심 무렵에는 더 록스 골목으로 이동해 식사하고 쉬어 가면 됩니다. 오래된 건물 사이를 걷는 재미가 있지만, 가게마다 들르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요. 오후에는 다시 오페라하우스 쪽으로 돌아와 왕립 식물원 방향으로 걸어보세요. 항구 풍경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도착한 날이라 피곤하다면 식물원 산책까지만 하고 숙소로 돌아가도 충분해요.
저녁까지 힘이 남았다면 서큘러 키에서 야경을 보거나 시내에서 식사하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첫날부터 먼 지역을 하나 더 넣으면 다음 날 해변 일정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거든요. 숙소를 시내나 기차역 근처에 잡았다면 돌아오는 길도 한결 편합니다.
둘째 날은 본다이에서 쿠지까지 바다 따라 걷기
둘째 날은 본다이 비치에 오전 일찍 도착하는 일정으로 잡아보세요. 해변에서 잠깐 쉬었다가 남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으면 타마라마, 브론테, 클로벨리를 지나 쿠지까지 갈 수 있습니다. 시드니 관광청 안내에 따르면 본다이에서 쿠지까지는 편도 약 6km, 걷는 데 2~3시간 정도 걸립니다. 사진을 찍고 점심도 먹을 생각이라면 반나절 이상을 비워두는 편이 현실적이에요.
이 길은 바다가 계속 옆에 보여서 지루할 틈이 적지만 계단이 있는 구간도 있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물을 챙기면 걷기가 편해요. 완주가 부담스럽다면 본다이에서 브론테까지만 걷고 돌아오는 식으로 줄여도 됩니다. 해변 이름을 모두 찍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곳에서 오래 머무는 쪽이 더 기억에 남을 때가 많습니다.
본다이 주변은 붐빌 수 있으니 식사 시간을 조금 앞당기거나, 산책을 마친 뒤 쿠지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바람이 세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해안 산책을 고집하지 말고 첫날의 시내 일정과 순서를 바꾸세요. 바다 풍경이 중심인 날은 날씨가 만족도를 크게 좌우합니다.
셋째 날은 페리 타고 맨리에서 여유 있게
셋째 날에는 서큘러 키에서 맨리행 페리를 타면 좋습니다. 시드니 관광청이 소개하는 이 항로에서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리지를 물 위에서 볼 수 있어요. 목적지에 가는 교통수단이 여행의 한 장면이 되는 셈이죠. 출발 전에 페리 운항 정보를 확인하고, 선착장에는 조금 여유 있게 도착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맨리 선착장에 내리면 맨리 코르소를 따라 해변 쪽으로 걸어가세요. 해변을 구경하고 카페에 앉았다가, 더 걷고 싶다면 셸리 비치 방향 산책길을 이어가면 됩니다. 둘째 날에 이미 6km를 걸었다면 셋째 날은 일부러 느슨하게 보내는 편이 좋아요. 페리 왕복과 해변 산책만으로도 오전부터 오후까지 자연스럽게 채워집니다.
시간이 넉넉하다고 맨리와 블루마운틴을 같은 날에 묶지는 않는 게 좋겠습니다. 블루마운틴은 별도의 하루를 쓰는 일정으로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시드니에 4일 이상 머문다면 날씨 좋은 날을 골라 추가하고, 3일이라면 맨리에서 돌아온 뒤 시내에서 마지막 저녁을 보내는 구성이 편안합니다.
교통비와 이동 시간은 이렇게 잡기
시드니 대중교통은 기차, 버스, 페리 등을 함께 이용하게 됩니다. 뉴사우스웨일스 교통당국 안내에 따르면 오팔 카드나 비접촉식 카드로 탈 수 있고, 승하차할 때 같은 카드나 기기를 사용해야 요금이 제대로 계산됩니다. 출발 직전에는 공식 여행 계획 서비스에서 경로와 실시간 운행 정보를 확인해 두세요. 특히 페리와 주말 기차는 운행 변경 여부를 한 번 더 보는 게 좋습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올 때도 비용을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공항역을 이용하는 기차에는 일반 운임 외에 역 이용료가 붙고, 이 금액은 일반적인 일일 교통비 상한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숙소 위치와 인원에 따라 기차와 택시 중 어느 쪽이 편할지 비교해 보면 좋아요. 시내에서는 이동 시간을 촘촘히 계산하기보다 식사와 휴식 사이에 30분가량 여유를 두면 일정이 덜 급해집니다.
시드니 여행 일정은 유명한 장소를 몇 군데 방문했는지보다, 항구와 바다에서 얼마나 편하게 시간을 보냈는지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하루에 한 지역씩 머물며 걷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 앞에서 잠시 멈추는 일정이 시드니에는 잘 어울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