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차에 자전거를 싣고 나가려는데 뒷바퀴가 눈에 띄게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지난번에는 멀쩡하게 탔으니 괜찮겠지 싶었지만, 공기를 넣고 보니 타이어에 작은 유리 조각이 박혀 있더군요. 자동차를 운전할 때도 출발 전 타이어와 계기판을 확인하듯, 자전거 역시 몇 분만 살피면 길 위에서 당황할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타이어는 공기압보다 상태를 먼저 봅니다
바퀴를 천천히 돌리며 타이어 표면과 옆면을 살펴보세요. 유리 조각이나 날카로운 돌이 박혀 있거나, 옆면에 실밥처럼 내부 섬유가 드러난 곳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고무에 얕은 흠집이 생긴 것과 내부 구조가 보일 만큼 깊게 찢어진 것은 다릅니다. 깊은 손상이나 불룩하게 솟은 부분이 있다면 공기만 더 넣고 출발할 일이 아닙니다.
공기압은 손으로 눌러 보는 감각보다 압력계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적정 범위는 타이어 옆면의 표시와 자전거 제조사의 안내를 기준으로 잡으세요. 타이어 폭, 탑승자 체중, 짐의 무게에 따라 알맞은 압력이 달라집니다. 너무 낮으면 턱을 넘을 때 튜브가 림에 눌려 펑크가 날 수 있고, 지나치게 높으면 노면 충격이 거칠게 전해집니다. 특히 오랫동안 세워 둔 자전거는 눈에 띄는 펑크가 없어도 공기가 빠질 수 있습니다.
바퀴를 잡고 좌우로 가볍게 흔들었을 때 덜컥거림이 느껴지는지도 보세요. 바퀴 고정 장치가 제대로 잠겼는지, 바퀴가 돌면서 브레이크나 프레임에 닿지 않는지도 함께 확인하면 좋습니다. 바퀴를 탈착한 직후라면 이 순서가 더욱 중요합니다.
브레이크는 서서 시험하고 출발합니다
브레이크 레버를 각각 당겼을 때 손잡이에 거의 닿을 만큼 깊이 들어가거나, 평소보다 힘없이 움직인다면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자전거를 끌면서 앞브레이크와 뒷브레이크를 따로 잡아 보세요. 각각의 바퀴가 확실히 멈추는지 확인한 뒤, 안전한 곳에서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다시 시험하는 순서가 좋습니다.
림 브레이크는 패드가 타이어 고무를 누르지 않고 림의 제동면에 닿는지 살펴봅니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로터가 심하게 휘어 패드에 계속 닿는지, 제동할 때 평소와 다른 소리나 떨림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비를 맞았거나 세차한 직후에는 제동감이 달라질 수 있으니 처음부터 빠르게 달리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제동력이 약하거나 오일이 새는 흔적이 보인다면 조정이나 수리를 받은 뒤 타야 합니다.
체인과 페달은 소리로도 이상을 알려줍니다
체인이 심하게 녹슬었거나 뻣뻣하게 굳은 마디가 있으면 페달을 밟을 때 걸리는 느낌이 납니다. 뒷바퀴를 들어 페달을 천천히 돌려 보고, 체인이 고르게 움직이는지 확인하세요. 흙먼지가 많이 묻었다면 마른 천으로 닦은 뒤 자전거 체인용 윤활제를 소량 사용합니다. 윤활제를 뿌린 다음 겉면에 남은 기름은 닦아내야 먼지가 덜 달라붙습니다. 자동차용 그리스처럼 끈적한 제품을 체인 전체에 두껍게 바르는 방식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페달과 크랭크를 손으로 흔들었을 때 유격이 느껴지거나, 페달을 밟을 때마다 규칙적으로 딸깍거린다면 체인만의 문제는 아닐 수 있습니다. 페달, 크랭크, 안장 고정부처럼 힘을 받는 곳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변속이 자꾸 튀거나 체인이 이탈한다면 주행 중 해결하려 하지 말고 안전한 곳에 멈춰 상태를 확인하세요.
출발 직전에는 몸에 맞는지 확인합니다
안장이 비뚤어지거나 핸들바가 앞바퀴와 다른 방향을 향한다면 고정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자전거를 세워 두고 핸들바와 안장을 잡아 가볍게 힘을 주었을 때 움직이지 않아야 합니다. 볼트를 조일 때는 무작정 세게 조이기보다 부품에 표시된 조임값이나 제조사 안내를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가벼운 소재의 부품은 지나친 힘으로 손상될 수 있습니다.
가방 끈이나 바지 끝이 바퀴와 체인에 닿지 않는지도 확인하세요. 야간이나 어두운 구간을 지날 예정이라면 앞뒤 조명이 켜지는지, 충전 상태가 충분한지도 미리 봐야 합니다. 헬멧은 머리를 흔들어도 쉽게 움직이지 않도록 맞추고 턱끈을 잠급니다. 이런 준비는 자전거가 멀쩡한지 확인하는 일만큼 실제 주행에 영향을 줍니다.
저는 자전거를 꺼내면 타이어를 보고, 브레이크를 잡고, 바퀴를 굴려 보는 순서부터 지킵니다.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이상 징후를 알아차릴 때가 많습니다. 평소와 다른 소리나 움직임을 발견했다면 그날의 주행 계획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