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가족의 건강기능식품을 대신 고르다가 비슷해 보이는 제품인데도 가격과 표시 내용이 꽤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광고에는 좋은 말이 가득했지만, 실제로 필요한 정보는 포장지 뒷면에 더 많더라고요. 처음부터 제품을 고르기보다 왜 먹으려는지 생각하고 표시를 읽으면 선택이 한결 쉬워집니다.
먼저 필요한 이유를 하나만 정해요
피곤하다는 이유로 비타민, 홍삼, 유산균을 한꺼번에 장바구니에 담기 쉽습니다. 그런데 피로감은 수면 부족이나 생활 습관, 건강 상태처럼 여러 이유로 생길 수 있어요. 건강기능식품은 식사를 대신하거나 병을 치료하는 제품이 아니니, 몸이 계속 불편하다면 제품을 추가하기 전에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식사도 가볍게 돌아볼 만합니다. 끼니를 자주 거르는지, 채소와 단백질을 거의 먹지 않는지, 이미 비슷한 성분의 제품을 먹고 있는지 적어보는 거죠. 예를 들어 집에 종합비타민이 있는데 비타민 제품을 하나 더 사려 한다면, 두 제품의 성분과 하루 섭취량을 먼저 비교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이 좋았다고 한 제품이 나에게도 꼭 맞는 건 아닙니다. 생활 패턴도 다르고 복용 중인 약도 다를 수 있으니까요. 막연히 ‘몸에 좋다’는 설명보다 내가 확인하려는 기능성이 무엇인지 한 가지로 좁히면 광고 문구에 덜 흔들립니다.
포장지에서 읽을 곳은 생각보다 적어요
식품안전나라 안내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를 사용하고 정해진 기준에 맞춰 만든 식품입니다. 일반적인 건강식품이라는 표현과는 구분해야 해요. 구매할 때는 포장에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 기능성 내용과 섭취 시 주의사항을 읽으면 됩니다.
특히 ‘무엇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적힌 문장이 중요합니다. 원료 이름이 익숙하거나 함량 숫자가 커 보여도, 내가 기대한 기능성과 다를 수 있거든요. 원료가 여러 가지 들어간 제품이라면 앞면의 큰 글씨만 보지 말고 각각 어떤 기능성 원료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하루 섭취량도 숫자를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1회 2캡슐, 1일 2회’라면 하루에 먹는 양은 4캡슐입니다. 한 통에 60캡슐이 들어 있어도 60일분이 아니라 15일분인 셈이죠. 이 차이를 놓치면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다 먹게 됩니다.
영양소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 표시된 제품도 있습니다. 이 숫자는 해당 영양소가 하루 기준치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지 보여주는 표시예요. 숫자가 클수록 무조건 더 좋은 제품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보다, 평소 식사와 다른 제품을 통해 이미 섭취하는 양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여러 제품을 함께 먹는다면 성분을 겹쳐 봐요
건강기능식품을 여러 개 먹을 때 가장 놓치기 쉬운 건 중복입니다. 이름과 포장 색이 달라도 같은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들어 있을 수 있어요. 종합비타민에 개별 비타민 제품을 더하거나, 서로 다른 복합 제품을 함께 먹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현재 먹는 제품의 이름, 하루 섭취량, 주요 성분을 메모해 두고 새 제품의 표시와 나란히 비교하는 거예요. ‘한 알씩만 먹으니 괜찮겠지’ 싶어도 제품마다 한 알에 담긴 양이 달라서 개수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여러 제품을 동시에 추가하면 몸에 불편함이 생겼을 때 어느 제품과 관련이 있는지도 파악하기 힘들고요.
약을 복용 중이라면 더 신중해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을 과하게 섭취하거나 의약품과 함께 섭취할 때 이상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지병이 있는 경우에도 제품별 주의사항을 확인하고, 복용 중인 약과 제품명을 의사나 약사에게 함께 알려 상담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먹은 뒤 두드러기, 구토, 설사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이 생겼다면 섭취를 멈추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증상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원인이 그 제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품명과 먹은 양, 증상이 시작된 시간을 기록해 두면 상담할 때 도움이 됩니다.
가격은 한 통보다 하루 기준으로 비교해요
가격표만 보면 3만 원 제품이 4만 원 제품보다 저렴해 보입니다. 하지만 전자가 30일분이고 후자가 60일분이라면 하루 비용은 각각 1,000원과 약 667원이에요. 용량과 하루 섭취량을 확인한 뒤 하루 기준으로 계산하면 비교가 훨씬 공정해집니다.
그렇다고 하루 비용만 낮은 제품을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기능성 내용, 섭취 시 주의사항, 유통기한을 먼저 보고 내게 맞는 후보끼리 가격을 비교하는 순서가 자연스러워요. 특히 할인 폭이 큰 대용량 제품은 기간 안에 실제로 먹을 수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광고에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면 한 번 더 의심해 볼 만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며, 식품안전나라에서도 지나치게 확실한 효과를 내세우는 광고를 주의하라고 안내합니다. 화려한 후기보다 포장에 적힌 기능성 문구가 선택 기준으로 더 믿을 만합니다.
저는 요즘 건강기능식품을 살 때 포장 앞면보다 뒷면을 먼저 봅니다. 필요한 이유, 실제 하루 섭취량, 이미 먹는 제품과 겹치는 성분을 확인하고 나면 고를 제품이 의외로 금방 좁혀지더라고요. 몸에 들이는 것인 만큼 서두르지 않고 읽어보는 시간이 가장 아깝지 않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