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순두부찌개를 끓이면 같은 재료를 놓고도 국물 맛이 꽤 다르게 나옵니다. 대개 고춧가루를 볶을 때 불이 너무 세거나, 순두부를 넣기 전에 물을 넉넉히 부은 경우예요. 북창동 순두부찌개처럼 붉고 진한 국물을 집에서 만들 때도 재료를 많이 넣는 것보다 물 양과 넣는 순서를 잡는 게 먼저입니다.
두 그릇 분량, 재료부터 맞춰요
뚝배기가 없어도 작은 냄비면 됩니다. 아래 분량은 밥과 함께 먹기 좋은 2인분이고, 물은 400ml부터 시작합니다. 순두부와 바지락에서도 물이 나오니 처음부터 국물을 많이 잡지 않는 편이 좋아요.
- 순두부 1봉지(약 350g), 돼지고기 다짐육 80g, 해감한 바지락 120g, 달걀 2개
- 양파 1/4개(약 50g), 대파 1/2대(약 35g), 다진 마늘 1큰술
- 식용유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국간장 1큰술, 멸치액젓 1작은술, 물 400ml
- 맛을 보고 더할 소금 1/4작은술 이내, 취향에 따라 후춧가루 약간
바지락이 없으면 새우 4~5마리나 잘게 썬 애호박 70g을 넣어도 됩니다. 새우를 쓸 때는 돼지고기를 볶은 뒤 넣고, 애호박은 물을 부을 때 넣으세요. 해산물을 아예 빼면 국물이 조금 단순해지므로 멸치액젓을 1/2작은술 정도 더해 맛을 봅니다. 돼지고기가 없다면 참치 통조림 70g을 기름을 빼고 써도 좋아요. 이때는 참치를 오래 볶지 말고 물을 붓기 직전에 넣습니다.
바지락과 순두부는 이렇게 준비합니다
바지락은 이미 해감된 제품이라도 껍데기를 서로 비벼 씻고, 깨진 것은 골라냅니다. 해감이 필요한 바지락이라면 소금물에 담가 어둡게 덮어 둔 뒤 씻어 쓰세요. 익히기 전부터 입을 벌린 채 두드려도 닫히지 않거나 냄새가 이상한 것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조개가 번거로운 날에는 냉동 새우로 바꿔도 찌개의 흐름은 그대로예요.
양파는 잘게 썰고 대파는 흰 부분과 초록 부분을 나눠 송송 썹니다. 순두부는 봉지 끝을 잘라 그릇에 받아 두세요. 나오는 물까지 냄비에 전부 넣으면 잡아 둔 국물 양이 달라집니다. 저는 순두부만 숟가락으로 크게 떠 넣고, 그릇에 고인 물은 남겨 둡니다. 너무 잘게 부수면 끓는 동안 형태가 사라져 국물까지 탁해져요.
불을 낮춘 뒤 고춧가루를 넣어요
냄비를 중불로 달군 뒤 식용유 1큰술, 돼지고기, 양파, 대파 흰 부분을 넣고 2~3분 볶습니다. 고기의 분홍빛이 거의 없어지고 양파가 조금 투명해지면 불을 약불로 낮추세요. 그다음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어 20~30초만 저어 줍니다. 고춧가루가 기름에 퍼지며 붉어질 정도면 충분해요. 여기서 센 불을 유지하면 고춧가루가 타서 찌개 끝맛이 쓰고 거칠어집니다.
바로 물 400ml를 붓고 냄비 바닥을 주걱으로 훑습니다. 국간장 1큰술과 멸치액젓 1작은술을 넣은 뒤 중강불로 올려 끓이세요. 끓기 시작하면 바지락을 넣고 뚜껑을 덮어 3~4분 끓입니다. 조개가 벌어지면 순두부를 큰 덩어리로 떠 넣고 중불에서 2분 더 끓입니다. 다 끓인 뒤에도 열리지 않은 조개는 건져 버리세요.
이제 국물을 한 숟가락 식혀 맛봅니다. 싱거우면 소금을 한 꼬집씩 넣어 맞추고, 짜면 뜨거운 물을 2큰술씩 더하세요. 달걀은 마지막에 하나씩 깨 넣고 대파 초록 부분을 올립니다. 노른자를 살리고 싶다면 젓지 않은 채 약불에서 1~2분, 더 익히고 싶다면 뚜껑을 덮어 1분쯤 더 두면 됩니다. 달걀을 넣은 뒤 세게 휘저으면 국물이 뿌옇게 변해요.
국물이 묽거나 쓸 때는 이렇게 수습해요
맛이 밍밍하다고 간장부터 더 넣으면 짠맛만 빨리 올라옵니다. 먼저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2~3분 끓여 국물을 조금 줄여 보세요. 그래도 싱거우면 액젓이나 소금을 아주 조금씩 더합니다. 반대로 국물이 너무 진하면 물을 2~3큰술씩 넣고 한 번 끓인 다음 맛을 봅니다. 한꺼번에 반 컵을 부으면 다시 싱거워지기 쉬워요.
고춧가루를 볶다가 갈색으로 변하고 탄 냄새가 났다면 물을 부어도 쓴맛이 남습니다. 저도 바쁜 주방에서 그 단계를 서두르다 한 냄비를 다시 만든 적이 있어요. 그럴 때는 탄 양념을 억지로 살리기보다 냄비를 씻고 기름과 고춧가루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빠릅니다. 다음에는 볶기 전에 물 400ml를 미리 계량해 곁에 두세요. 고춧가루 색이 올라오자마자 부을 수 있어 훨씬 편합니다.
순두부찌개는 끓일수록 좋아지는 찌개가 아닙니다. 조개가 열리고 순두부가 데워졌다면 그때 불을 끄는 편이 부드럽고 국물도 선명해요. 밥을 곁들이고 첫 숟가락이 조금 싱겁게 느껴지면, 뜨거운 국물의 온도가 내려간 뒤 다시 맛을 보고 간을 맞추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