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상임이사국은 왜 다섯 나라일까요?

유엔 상임이사국은 왜 다섯 나라일까요?

뉴스에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강의실에서는 비슷한 질문이 나옵니다. 유엔 회원국은 많은데, 왜 다섯 나라의 반대가 특별한 힘을 가질까요? 이 구조는 지금의 국력 순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유엔이 만들어진 때의 협상과 헌장에 적힌 규칙을 함께 봐야 합니다.

상임이사국은 어디에 있는 자리일까요?

유엔 상임이사국은 유엔의 모든 회의를 이끄는 나라를 뜻하지 않습니다.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에 일차적 책임을 지는 안전보장이사회, 줄여서 안보리의 상설 의석을 가진 나라입니다. 현재 다섯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입니다. 유엔 헌장 제23조가 이 자리를 정하고 있습니다.

안보리에는 모두 15개국이 앉습니다. 상임이사국 5개국 외에 10개국은 유엔 총회에서 뽑는 비상임이사국이며, 임기는 2년입니다. 비상임이사국도 표결에서는 나라별로 한 표씩 행사합니다. 차이는 임기가 끝나면 자리가 바뀐다는 점, 그리고 뒤에서 설명할 거부권이 없다는 점입니다. 유엔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는 총회와 안보리를 구별하면 뉴스의 표현이 한결 분명해집니다.

안보리가 다루는 일은 추상적인 외교 토론에 그치지 않습니다. 분쟁 당사자에게 평화적 해결을 권고하고, 제재를 결정하거나 평화유지활동의 임무를 정할 수 있습니다. 유엔 헌장 제25조에 따라 회원국은 안보리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이행하기로 동의했습니다. 다만 안보리에서 나오는 모든 문장이 같은 법적 성격을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제재를 담은 결정인지, 정치적 권고인지도 구분해서 읽어야 합니다.

다섯 나라는 어떻게 정해졌을까요?

출발점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1945년입니다. 그해 6월 서명된 유엔 헌장은 10월 24일 발효됐습니다. 당시 창설을 주도한 주요 국가들이 전후 평화와 안전을 책임지는 기구에 계속 참여하도록 상설 의석을 둔 것입니다. 유엔의 설명 역시 다섯 나라가 창설 과정과 전후 국제질서에서 맡은 역할을 이 제도의 배경으로 제시합니다.

처음의 명단을 지금과 그대로 겹쳐 보면 두 곳에서 막힙니다. 중국 의석은 1945년 당시 중화민국 대표가 차지했습니다. 1971년 10월 25일 유엔 총회가 결의 2758호를 채택하면서 유엔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정부가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바뀌었습니다. 러시아 자리에는 원래 소련이 있었습니다. 소련 해체 과정인 1991년 12월 24일, 러시아는 소련의 유엔 회원국 지위를 계속 이어간다고 통보했고 유엔에서 그 이름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1945년에 지금의 다섯 나라가 그대로 선정됐다’고 하면 이 변화를 놓치게 됩니다.

안보리의 크기도 한 번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상임 5개국과 비상임 6개국, 모두 11개국이었습니다. 1963년 총회에서 채택한 헌장 개정이 1965년 8월 31일 발효되면서 비상임 의석이 10개로 늘어났습니다. 전체는 15개국이 됐지만 상임 의석은 다섯 개로 유지됐습니다. 유엔 회원국이 늘어나는 동안 안보리의 대표성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논의가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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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은 표결에서 어떻게 작동할까요?

거부권은 상임이사국이 모든 안건을 혼자 결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엔 헌장 제27조에 따르면 절차 문제에는 15개국 가운데 최소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그 밖의 실질 문제에도 최소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하며, 상임이사국 한 곳이 반대표를 던지면 그 안건은 채택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4개국이 찬성하고 상임이사국 1개국이 반대해도 실질 문제의 결의안은 통과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기권과 반대는 다릅니다. 상임이사국이 기권하더라도 찬성표가 9표 이상이고 다른 거부권이 없으면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습니다. 또 9표를 채우지 못한 안건은 상임이사국이 반대하지 않아도 부결됩니다. 그래서 ‘안보리에서 통과되지 않았다’는 보도를 볼 때는 먼저 찬성표가 몇 표였는지, 상임이사국이 반대표를 냈는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거부권에는 서로 다른 평가가 따릅니다. 제도를 지지하는 쪽은 주요 강대국의 동의 없이 강제 조치를 밀어붙이면 실행 가능성이 떨어지고 충돌이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비판하는 쪽은 분쟁 당사국이나 그와 가까운 나라가 상임이사국일 때 안보리의 대응이 막힐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두 논거는 모두 제도의 실제 기능을 묻고 있습니다. 어느 사건에서 거부권이 쓰였는지는 표결 기록과 안건 내용을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의석을 바꾸자는 논의는 어디까지 왔을까요?

대표성 문제는 오래된 의제입니다. 특히 아프리카에는 상임 의석이 없습니다. 2024년 9월 22일 유엔 총회가 채택한 ‘미래를 위한 협약’도 아프리카의 대표성 부족을 바로잡고, 안보리 확대와 거부권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협약을 채택한 것과 헌장을 고쳐 새 상임이사국을 정한 것은 다른 일입니다.

개편 방향도 하나가 아닙니다. 상임 의석을 늘려 오늘날의 지역 구성을 반영하자는 주장에는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근거가 있습니다. 반면 새 상임 의석을 만들면 특권이 더 고정되고 안보리의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비상임 의석을 늘리거나 더 긴 임기의 선출직을 두자는 구상은 선거를 통한 책임성을 강조합니다. 이 경우에도 어느 지역에 몇 자리를 배분할지 합의해야 합니다.

절차의 문턱도 높습니다. 유엔 헌장 제108조에 따르면 헌장 개정안은 총회 회원국 3분의 2의 찬성으로 채택된 뒤, 상임이사국 전부를 포함한 회원국 3분의 2가 각국 절차에 따라 비준해야 발효됩니다. 의석 개편을 논의할 때 기존 상임이사국의 동의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1965년의 확대는 안보리 구성이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때도 상임 의석의 수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상임 의석 확대, 선출직 확대, 거부권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처럼 여러 경로가 논의될 수 있습니다. 어느 안이 채택될지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안보리 뉴스를 읽을 때 저는 먼저 안건이 무엇인지, 표가 어떻게 나뉘었는지, 그 결정이 어떤 효력을 갖는지를 봅니다. 다섯 나라의 이름보다 그 세 가지가 한 사건에서 상임이사국의 힘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 더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유엔 상임이사국은 왜 다섯 나라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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