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가을의 한 일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린 양주 옥정호수공원에 우산과 우비를 챙긴 시민들이 모였다. 제13회 양주 한마음 걷기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들이었다. 쌀쌀하고 궂은 날씨에도 참가자들의 발길은 이어졌고, 공원 곳곳에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지닌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마련한 이번 축제는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이 함께 걸으며 교류하고 소통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단순한 걷기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전통공예 체험과 문화공연, 생활 상담 등을 함께 운영해 지역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비에도 이어진 참가 행렬
이른 아침부터 옥정호수공원 행사장에는 참가자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참가자 접수처 앞에는 기념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우산을 든 채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행사 일정을 살피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어우러지면서 개회식 전부터 현장은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비는 계속 내렸지만 체험 부스 운영도 예정대로 이어졌다. 여러 부스 가운데 자개와 한지를 활용한 전통공예 체험 공간에는 직접 작품을 만들려는 참가자들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준비된 재료를 살피고 각자의 작품을 완성하며 한국 전통공예를 경험했다. 손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체험인 만큼 어린이와 가족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행사장 주변에는 페이스 페인팅과 네팔 문화 체험 놀이터도 마련됐다. 맞춤형 치안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과 근로자 직업병 예방 종합상담 부스도 함께 운영됐다. 문화 체험부터 안전과 건강에 관한 상담까지 서로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이 한자리에서 진행되면서 참가자들은 관심 분야에 따라 행사장을 둘러봤다.
여러 언어로 나눈 환영
개회식은 김지연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신한대학교 아라찬 응원단이 힘찬 오프닝 공연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고, 이어 개회 선언과 내외빈의 축하 인사가 진행됐다. 응원단의 역동적인 무대가 펼쳐지자 참가자들의 시선이 공연장으로 모였다.
개회식에서는 여러 나라의 언어로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순서도 마련됐다. 자신의 모국어가 들리자 외국인 참가자들은 같은 언어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언어가 오가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반가움을 표현했고, 행사장은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인사를 주고받는 교류의 공간이 됐다.
각자의 모국어로 주고받은 짧은 인사는 서로를 지역사회의 이웃으로 맞이한다는 축제의 취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한 공간에 모인 주민들은 익숙한 언어에는 반갑게 답하고, 낯선 언어에도 박수와 관심을 보내며 개회식에 함께했다.
방송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자히드 후세인의 인터뷰도 이어졌다. 현장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서가 함께 마련돼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직접 목소리를 전할 수 있었다.
옥정호수공원 2점5킬로미터 걷기
개회식 이후 참가자들은 양주시 서부건강지원센터 관계자와 함께 준비운동을 했다. 본격적으로 걷기 전에 몸을 풀고 동작을 따라 하며 안전한 보행을 준비했다. 준비운동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출발지점에서 차례로 걷기 코스에 들어섰다.
걷기 코스는 옥정호수공원 산책로를 따라 약 2.5km 구간으로 구성됐다. 출발지점에서 정해진 길을 걸은 뒤 별도의 도착지점으로 향하는 방식이었다. 참가자들은 우산을 들거나 우비를 입고 빗속 산책로를 걸었다.
가족과 함께 나온 참가자들은 서로의 속도에 맞춰 이동했고, 지인과 동행한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며 걸음을 이어갔다. 주변 풍경을 살피면서 여유롭게 걷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가 내리고 기온이 낮은 날씨였지만 밝은 표정으로 코스를 걷는 참가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같은 길을 함께 걷는 동안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은 구분 없이 한 지역에서 생활하는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약 2.5km의 산책로는 걷기 운동의 공간인 동시에 참가자들이 나란히 움직이고 대화를 나누는 교류의 무대가 됐다.
생활 어려움을 듣는 정부합동 상담
걷기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행사장에서는 체험 부스와 정부합동 고충상담이 계속 운영됐다. 상담 공간에서는 외국인 주민들이 국내 체류나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과 궁금한 사항을 상담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지원 정보를 안내했다.
문화행사와 함께 실생활에 필요한 상담을 제공한 점은 이번 축제의 주요 구성 가운데 하나였다. 참가자들은 걷기와 체험을 즐기는 동시에 체류와 생활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맞춤형 치안 정보, 근로자 직업병 예방 상담과 정부합동 고충상담이 함께 마련돼 안전과 건강, 생활 전반에 관한 안내가 이뤄졌다.
주민 간 교류의 장에 정부의 생활 지원 기능을 더해 외국인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제공했다. 축제의 즐거움과 행정 안내를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행사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완주 뒤 이어진 문화공연
시간이 지나면서 약 2.5km 코스를 마친 참가자들이 도착지점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완주자들에게는 기념품이 전달됐다. 가족과 지인들은 함께 도착해 완주를 확인했고, 마지막 참가자가 도착할 때까지 행사는 계속됐다.
모든 참가자의 도착이 마무리된 뒤에는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3부 축하공연이 시작됐다. 경동대학교 태권도 시범단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의 시선이 집중됐다. 시범단은 노래에 맞춰 다양한 태권도 동작을 펼쳤고 격파 시범도 선보였다. 힘찬 함성과 절도 있는 동작이 이어지면서 공연장의 열기가 높아졌다.
이어 예원예술대학교 유학생들이 민속춤 공연을 선보였다. 각기 다른 문화적 특색을 담은 춤이 무대에서 펼쳐졌고, 참가자들은 공연을 지켜보며 여러 나라의 문화를 함께 접했다. 라라빛 다문화 합창단 어린이들의 노래도 이어졌다. 어린이들이 함께 만든 화음은 다양한 문화와 음악이 공존하는 축제의 성격을 보여줬다.
태권도 시범과 유학생 민속춤, 다문화 합창단의 노래가 차례로 이어진 무대는 서로 다른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시간이었다. 공연의 형식은 달랐지만 참가자들은 같은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고 박수로 화답했다.
국적을 넘어 지역 이웃으로
마지막 경품 추첨 때까지 비는 계속됐다. 우산을 접기 어려운 날씨였지만 참가자들은 행사장에 남아 공연과 프로그램을 함께 즐겼다. 체험 부스에서는 문화와 생활 정보를 접하고, 산책로에서는 보폭을 맞춰 걸었으며, 공연장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춤과 노래에 박수를 보냈다.
제13회 양주 한마음 걷기축제는 국적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주민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 소통한 행사였다. 전통공예와 네팔 문화 체험, 치안·건강·체류·생활 상담, 약 2.5km 걷기, 태권도와 민속춤 및 합창 공연이 하나의 일정 안에서 진행됐다.
내국인과 외국인 주민이 함께 걷고 웃으며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공감대를 확인한 하루였다. 빗속에서도 이어진 참가와 교류는 서로 다른 문화가 지역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