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상품을 기획할 때 주유 혜택을 보면 저는 할인율보다 전월 실적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먼저 확인했습니다. 주유비를 많이 써도 그 금액이 실적에서 빠지면 다음 달 할인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현대카드 주유카드도 월 주유비 12만원이라는 같은 조건을 놓고 보면 카드마다 돌려받는 금액이 꽤 다릅니다.
에너지플러스 현대카드, 주유비와 실적은 따로 계산해야 한다
에너지플러스 현대카드는 GS칼텍스에서 쓰는 카드입니다. 전월 이용 금액이 40만원 이상이면 이용한 주유소와 반경 5km 내 동일 유종 최저가의 차액을 청구 할인합니다. GS칼텍스 에너지플러스 앱의 ‘바로주유’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5%도 더해집니다. 일반 결제에는 이 5%가 붙지 않습니다. 두 할인을 합친 주유 할인 한도는 전월 실적 40만원 이상 80만원 미만일 때 월 1만5천원, 80만원 이상일 때 월 3만원입니다. 할인 계산에 들어가는 결제 금액은 하루 10만원까지이고, 연회비는 1만원입니다.
여기서 실적을 봐야 합니다. 현대카드 상품설명서상 GS칼텍스 결제액 전부와 이 카드의 할인이 적용된 결제 건 전체가 전월 실적에서 제외됩니다. 월 주유비가 30만원이어도 다른 실적 인정 결제가 40만원에 못 미치면 다음 달 주유 할인은 0원입니다. 주차·세차·정비에는 별도로 5% 할인과 월 5천원 또는 1만원 한도가 있지만, 할인받은 결제 건은 역시 다음 달 실적에 보태기 어렵습니다. 관리비, 공과금, 보험료, 하이패스, 무이자 할부 등도 실적 제외 항목에 들어갑니다.
월 12만원을 GS칼텍스에서 바로주유로 결제하고, 다른 소비로 매달 실적 40만원을 채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주변 최저가와 가격 차이가 없다면 월 할인은 6천원, 연간 7만2천원입니다. 연회비 1만원을 빼면 6만2천원입니다. 반대로 바로주유를 쓰지 않고 해당 주유소가 이미 주변 최저가라면 차액 할인도 없어 주유 혜택은 0원입니다. ‘최저가 보장’이라는 이름만으로 일정 금액을 돌려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Z family Edition2의 10%는 월 6천원부터 막힌다
현대카드Z family Edition2는 GS칼텍스, SK에너지, HD현대오일뱅크, S-OIL에서 주유 결제액의 10%를 청구 할인합니다.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이면 주유 할인 한도가 월 6천원, 100만원 이상이면 월 1만원입니다. 대상 주유소를 합쳐 하루 한 번만 적용되고 연회비는 2만원입니다. 월 주유비가 12만원이라도 전월 실적이 50만~100만원 구간이면 주유 할인은 1만2천원이 아니라 6천원입니다. 1년 내내 같은 조건이라면 7만2천원을 할인받아 연회비를 뺀 금액은 5만2천원입니다.
이 카드도 할인받은 주유 결제 건의 전체 금액이 다음 달 실적에서 빠집니다. 예를 들어 한 달 카드 사용액이 주유 12만원과 일반 소비 43만원으로 합계 55만원이라면, 주유 건에 할인이 적용된 뒤 실적 인정액은 43만원입니다. 그 상태가 반복되면 다음 달 50만원 기준을 놓칩니다. 온라인 쇼핑, 병원·약국, 학원, 생활요금 정기결제에도 각각 할인 한도가 있어 그 지출까지 꾸준히 쓰는 가정에는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할인받은 결제액과 관리비·도시가스 요금 같은 제외액을 빼고도 실적을 채울 수 있어야 합니다.
Z everyday는 주유하는 요일과 횟수가 금액을 바꾼다
현대카드Z everyday는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일 때 주유소에서 평일 5%, 토·일요일 10%를 할인합니다. LPG와 전기차·수소차 충전은 제외됩니다. 주유 할인은 월 2회까지만 적용되며, 한 건당 한도는 평일 2천5백원, 주말 5천원입니다. 다른 생활 영역 할인까지 합친 월 한도는 전월 실적 50만~100만원 구간에서 2만5천원, 100만원 이상에서 5만원입니다. 연회비는 2만원입니다.
월 12만원을 6만원씩 두 번 넣는다고 해보죠. 두 번 다 평일이면 5% 계산액은 건당 3천원이지만 건당 한도에 걸려 월 5천원입니다. 두 번 다 주말이면 건당 6천원 대신 5천원씩, 월 1만원입니다. 연회비를 제외한 연간 금액은 각각 4만원과 10만원입니다. 식당이나 마트 할인으로 월 통합 한도를 먼저 소진했다면 주유 할인은 이보다 줄어듭니다. 공휴일이어도 토·일요일이 아니면 주말 10%가 아니라 평일 기준이 적용됩니다.
연회비를 넘기는 소비액보다 실적 유지 비용이 크다
가격 차액 할인을 빼고 할인율만으로 연회비를 회수하는 최소 월 주유액을 계산하면, 에너지플러스 현대카드는 약 1만7천원, Z family Edition2도 약 1만7천원, Z everyday는 평일 5% 기준 약 3만4천원입니다. 각각 연회비를 12개월 할인율로 나눈 값이며, 매달 실적을 채우고 할인 가능한 결제 방식과 횟수를 지킨다는 가정입니다. 이 숫자만 보고 카드를 고르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이미 일반 소비로 월 40만원을 에너지플러스 현대카드에 쓸 사람이라면 바로주유 5%는 비교적 분명한 혜택입니다. 반면 주유비를 빼면 실적이 40만원에 못 미치는 사람은 혜택을 위해 소비를 옮겨야 합니다. 그 소비가 기존 카드에서 받던 할인을 잃게 만든다면 그 금액도 비용입니다. 여러 정유사를 쓰고 가족 생활비 지출이 고른 사람은 Z family Edition2를, 주말에 두 번 정도 주유하고 식당·마트 할인 한도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Z everyday를 계산해볼 만합니다. 저는 주유 영수증보다 최근 석 달의 실적 인정 결제액을 먼저 봅니다. 그 숫자가 매달 안정적이어야 카드에 적힌 할인율도 내 돈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