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웨일즈 첫해 기록을 따라가니 마운드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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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웨일즈 첫해 기록을 따라가니 마운드가 보였다

창단 첫 경기 결과를 봤을 때는 울산 웨일즈가 이렇게 빨리 선두에 오를 줄 몰랐다. 2026년 3월 20일 문수야구장에서 롯데에 1대 3으로 졌다. 신생팀의 첫 승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즌이 끝난 뒤 성적표에는 남부리그 1위가 적혀 있었다. 첫 경기의 두 점 차 패배부터 가을의 두 차례 결승까지, 숫자를 따라가면 이 팀의 색깔이 꽤 선명하다.

첫 패배에서 남부리그 1위까지

울산은 퓨처스리그 첫 시즌을 58승 37패 1무, 승률 0.611로 마쳤다. 2위 롯데의 54승 39패 1무보다 3경기 앞섰다. KBO 집계대로라면 창단 첫해 남부리그 정상이다. 개막전 한 경기만 보고 전력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시즌은 96경기였고, 울산은 그 긴 구간에서 패배보다 승리를 21개 더 쌓았다.

중간 기록도 흥미롭다. 전반기 68경기에서 40승 27패 1무, 승률 0.597이었다. 후반기에 갑자기 치고 올라온 팀이라기보다, 초반에 잡은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한 쪽에 가깝다. 6월 말에는 롯데와의 선두 경쟁이 한 경기 차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그런 압박 속에서 최종 승률을 6할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첫 시즌 성적의 무게를 더한다.

팀 타율 꼴찌가 어떻게 1위가 됐을까

가장 눈에 들어오는 대비는 타격과 투구다. KBO가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발표한 울산의 팀 타율은 0.244로 퓨처스리그 12개 팀 중 12위였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3.81로 전체 1위였다. 공격이 계속 폭발해서 순위를 지킨 팀은 아니었다. 상대 득점을 억제하며 이길 수 있는 점수 차를 만든 팀이었다.

투수들의 개인 기록도 그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은 오카다 2.40, 고바야시 2.94, 나가 3.57이었다. 특히 9월 22일 한화와의 챔피언 결정전 준결승에서 오카다는 7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텼다. 울산 타선이 낸 점수는 2점뿐이었지만, 하재훈의 2타점과 마운드의 무실점이 맞물려 2대 0 승리가 됐다. 시즌 내내 통했던 방식이 큰 경기에서도 한 번 더 나온 셈이다.

물론 팀 타율만으로 공격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남부리그 타점 1위 홀은 70타점을 올렸다. 득점 기회에서 주자를 불러들이는 타자가 있었고, 투수진은 그 점수를 지켜냈다. 다만 적은 득점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뚜렷한 근거는 역시 리그 전체 1위였던 평균자책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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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의 패배가 보여준 한 끗 차이

준결승 다음 무대는 9월 28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챔피언 결정전이었다. 울산은 3대 8로 졌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도 상무에 1승 4패로 밀렸던 터라, 단판에서 뒤집어야 할 간격이 작지 않았다. 한화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오카다도 결승에서는 3⅓이닝 5실점으로 내려왔다. 한 경기의 결과가 정규시즌 마운드 전체의 가치를 지우지는 않지만,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득점과 실점의 균형이 얼마나 빨리 무너질 수 있는지는 드러났다.

이 대목에서 남부리그 1위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울산은 여러 달에 걸친 리그 경쟁에서는 가장 앞섰고, 상무와의 마지막 한 경기에서는 졌다. 기록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어느 쪽도 빼놓기 어렵다. 58승이 만든 꾸준함과 3대 8이 남긴 과제가 같은 시즌 안에 있다.

가을에도 이어진 울산의 야구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졌다. 10월 울산-KBO 가을리그에서 울산은 예선을 5승 2무 1패로 마쳐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KIA전에서는 8회까지 0대 1로 끌려가다 9회 박제범의 동점 적시타와 김성균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나가가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투구도 컸다. 적은 실점으로 버티다가 마지막 공격에서 승부를 바꾸는 장면은 울산의 시즌을 다시 보는 듯했다.

10월 31일 결승에서는 롱비치 코스트에 2대 6으로 패했다. 울산이 먼저 득점했고 7회에는 다시 앞서기도 했지만, 후반 실점을 막지 못했다. 두 번째 결승에서도 준우승이었다. 그런데 가을리그에서 박문순이 감투상, 나가가 우수투수상을 받은 사실까지 보면 팀의 성과를 결승 점수 하나로만 남기기는 아쉽다.

관중 기록도 함께 기억하고 싶다. KBO에 따르면 울산은 7월 초까지 홈 37경기에서 누적 관중 5만 명을 넘겼고, 경기당 평균 1,364명이 문수야구장을 찾았다. 첫 시즌의 승률 0.611과 이 숫자는 서로 다른 성적표다. 하나는 경기장 안에서 쌓았고, 다른 하나는 관중석에서 쌓았다. 내년 울산 웨일즈를 볼 때도 승수만큼이나 실점 억제력이 유지되는지, 접전에서 낼 수 있는 점수가 늘어나는지를 먼저 확인하게 될 것 같다.

울산 웨일즈 첫해 기록을 따라가니 마운드가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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