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완도 여행 동선을 짜다 보니, 가고 싶은 곳을 지도에 표시하는 것보다 배를 타는 날을 먼저 정하는 게 편하겠더라고요. 완도읍 주변은 차로 움직이기 좋지만 청산도는 여객선 시간에 맞춰야 하니까요. 처음 가는 1박 2일이라면 하루는 완도 본섬과 신지도를 보고, 하루는 청산도를 걷는 일정이 여유롭습니다.
배 타는 날부터 정하면 일정이 쉬워져요
첫날은 완도읍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정도리 구계등과 신지명사십리를 둘러본 뒤, 저녁에 완도타워 쪽에서 바다를 보는 순서가 무난해요. 둘째 날은 아침 배로 청산도에 들어가 걷고 오후 배로 돌아오는 식이죠. 완도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다면 첫날 장소를 두세 곳으로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해변은 잠깐 사진만 찍어도 좋지만, 걷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되거든요.
청산도를 꼭 가고 싶다면 날씨도 봐야 합니다. 배편은 기상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날과 당일에 운항 여부를 확인하세요. 완도문화관광에서는 완도항에서 청산도까지 뱃길을 약 50분으로 안내합니다. 여기에 승선 수속과 섬 안에서 움직일 시간을 더해 일정을 잡으면 마음이 한결 편해요. 돌아오는 배를 놓치지 않도록 귀항편 시간도 함께 확인해 두는 게 좋습니다.
완도 본섬에서는 돌과 모래를 모두 만나보세요
정도리 구계등은 모래 대신 둥근 갯돌이 깔린 해변이에요. 파도가 밀려왔다 빠질 때 돌이 부딪히는 소리가 참 독특합니다. 완도문화관광 안내에는 해변 길이가 약 800m라고 나와 있어요. 뒤편에 숲길도 있으니 바다만 보고 바로 돌아서기보다 잠깐 걸어볼 만합니다. 다만 갯돌 위는 발이 쉽게 피곤해져서 편한 운동화가 잘 어울려요. 돌을 밟으며 천천히 걷는 곳이지, 서둘러 끝까지 걸을 곳은 아니더라고요.
신지명사십리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요. 완도군이 소개하는 백사장 길이는 약 3.8km로, 시야가 탁 트인 모래 해변입니다. 해수욕철이 아니어도 모래사장과 해송 숲을 따라 걷기 좋아요. 물놀이를 계획한다면 개장 기간과 안전 관리 시간을 그해 완도군 안내로 확인해야 합니다. 차로 이동한다면 구계등에서 신지명사십리까지 이어 보는 동선이 좋지만, 두 곳 모두 오래 걷겠다면 해가 지는 시간까지 계산해 두세요.
저녁에는 완도타워를 넣어도 좋아요. 완도항과 주변 섬을 높은 곳에서 볼 수 있어 낮에 다녔던 방향을 되짚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망대 운영 시간과 입장료는 바뀔 수 있으니 방문 당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해요. 시간이 빠듯하다면 타워에 오래 머무는 대신 완도읍에서 저녁을 느긋하게 먹어도 충분히 좋은 하루가 됩니다.
청산도는 슬로길 한 구간만 걸어도 충분해요
청산도에 내리면 도청항에서 시작하는 슬로길 1코스를 먼저 생각해 볼 만해요. 완도문화관광 기준으로 5.71km, 안내 소요 시간은 90분입니다. 다만 전망을 보고 쉬거나 식사까지 하면 실제로는 더 넉넉한 시간이 필요해요. 길에는 도락리 마을과 서편제 촬영지가 이어지고, 언덕에 오르면 바다와 마을이 함께 보입니다. 봄 사진에 나오는 유채꽃을 기대하고 간다면 개화 시기는 해마다 다르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아요.
걷는 시간이 짧거나 동행의 체력이 걱정된다면 1코스 전체를 목표로 삼지 않아도 됩니다. 도청항에서 출발해 서편제길과 ‘봄의 왈츠’ 촬영지 부근까지 걷고 돌아오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어요. 반대로 섬 곳곳의 구들장논이나 범바위까지 보고 싶다면 이동 수단과 배 시간을 따로 맞춰야 합니다. 지도에서 가까워 보여도 섬길은 오르내림이 있어, 명소를 너무 많이 담으면 풍경을 볼 틈이 줄어들어요.
먹거리와 준비물은 이렇게 챙기면 편해요
완도에 왔으니 전복 요리를 한 끼쯤 먹고 싶어지죠. 전복죽은 아침이나 배를 타기 전에도 부담이 적고, 식사 시간을 넉넉히 잡을 수 있다면 구이나 해산물 한 상도 좋습니다. 식당마다 메뉴와 가격 차이가 있으니 도착해서 주변 메뉴판을 비교해 고르면 돼요. 청산도에서 오래 걸을 계획이라면 도청항 주변에서 물과 간단한 간식을 챙기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 배편을 이용할 때는 신분증과 귀항편 승선 정보를 함께 확인하기
- 청산도 걷기용 운동화, 바람막이, 마실 물 챙기기
- 여름에는 해수욕장 개장 여부, 다른 계절에는 일몰 시간 확인하기
- 차량을 배에 싣는다면 사람 승선권과 차량 선적 방법을 각각 확인하기
처음 완도에 가면 청산도, 해변, 전망대를 모두 빽빽하게 넣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이곳은 한 장소에서 조금 더 머물 때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아요. 갯돌 소리를 듣고, 모래사장을 걷고, 청산도 언덕에서 배가 돌아갈 시간을 가늠하는 정도면 1박 2일도 꽤 넉넉하게 느껴질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