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계에 모인 의성의 맛과 예술

안계에 모인 의성의 맛과 예술

경북 의성군 안계면이 지역의 술과 전통시장 먹거리, 문화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축제 공간으로 변했다. 2026년 10월 24일 안계플랫폼 일원에서는 의성술래길축제와 안계야놀자, 고향사랑예술제가 함께 펼쳐졌다.

행사는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이어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의성의 맛과 문화, 고향의 이야기를 만나려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의 발길이 행사장 곳곳으로 이어졌다. 안계플랫폼을 중심으로 술 시음과 시장 먹거리 장터, 영화 상영, 체험, 미술 전시가 마련되면서 서로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이 하나의 지역 축제로 연결됐다.

안계평야에서 시작된 의성술래길

의성술래길은 안계평야와 함께 살아온 주민들의 삶과 농경문화, 그 속에서 탄생한 지역 술을 따라 의성을 둘러보는 로컬 여행이다. 술 한 잔에서 출발해 음식과 사람, 마을을 만나고 의성 곳곳에 남아 있는 이야기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안계평야는 비옥한 토질과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품질 좋은 안계쌀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러한 농업 환경 속에서 의성 지역의 전통주 양조장도 대를 이어 왔으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여러 종류의 술이 만들어졌다.

의성술래길은 단순히 술을 맛보는 데 머물지 않고 의성의 농업과 양조문화, 지역 주민의 생활을 하나의 여행 이야기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문객들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술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떠올리며 안계평야와 양조문화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었다.

2025년 행사가 술래길 양조장축제로 진행됐다면, 2026년에는 의성의 대표적인 로컬 술과 안계전통시장의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 범위가 넓어졌다. 술과 음식, 시장과 예술이 이어지면서 안계면의 여러 공간도 축제 무대로 활용됐다.

열 가지 로컬 술을 한자리에서

의성술래길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은 지역 술 시음 행사였다. 행사장에는 의성의 농산물과 지역적 특색을 담은 여러 종류의 술이 준비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시음 품목에는 안계막걸리와 할매막걸리를 비롯해 토마토바질 막걸리, 시나노골드 막걸리가 포함됐다. 막걸리뿐 아니라 의성 군고구마소주, 안계랩소디 맥주, 흠회홀리데이 맥주, 복숭아세종 맥주, 보리보리쌀 맥주도 선보였다.

익숙한 전통 막걸리부터 토마토와 바질, 사과 품종인 시나노골드, 군고구마와 복숭아 등을 이름과 재료에 담은 술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각각의 술은 의성의 농산물과 양조문화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보여줬다.

행사에서는 열 가지 로컬 술을 맛볼 수 있는 시음권이 5000원에 판매됐다. 방문객들은 여러 시음 부스를 차례로 둘러보며 술마다 다른 특징을 비교하고 각자의 취향에 맞는 술을 선택했다. 소량씩 나눠 맛보는 방식이어서 평소 접하기 어려운 지역 술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음 공간에서는 술의 이름과 재료를 살펴보는 사람들과 맛을 비교하는 방문객들이 어우러졌다. 한 잔에 담긴 지역 농산물과 마을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대화의 소재가 되면서 축제 현장에는 의성의 다양한 술을 알아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광고

음식과 이야기를 잇는 프로그램

의성술래길축제에는 로컬 술 시음 외에도 미식영화제와 술 만들기 체험이 마련됐다. 음식과 문화를 함께 다룬 미식영화제는 시음 중심의 행사에 또 다른 흐름을 더했다.

이날 비로 인해 야외 활동에는 일부 아쉬움이 있었지만 미식영화제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음식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영화를 보며 축제의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접했다. 술 만들기 체험 역시 지역 술을 완성된 상품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만드는 문화와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안계전통시장 먹거리 안계야놀자

안계플랫폼 1층에서는 안계전통시장과 함께하는 먹거리 축제인 안계야놀자가 열렸다. 의성술래길축제가 지역 술을 중심으로 의성의 농업과 양조문화를 소개했다면, 안계야놀자는 전통시장의 정겨운 음식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자리였다.

안계전통시장 점포들은 먹거리 장터를 열고 방문객을 맞았다. 안계 수제어묵과 반찬나라, 금보식당, 또또분식, 안계주막, 시장마차 등이 참여해 각 점포의 먹거리를 선보였다.

지역 술과 전통시장 음식을 한 공간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세 행사가 연계된 축제의 뚜렷한 특징이었다. 방문객들은 술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거나 가족과 함께 시장 음식을 나눠 먹었다. 빗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먹거리 장터에는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술과 시장 음식의 결합은 안계면의 생활문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안계평야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지역의 양조문화가 술로 이어지고, 전통시장 점포의 음식이 곁들여지면서 의성의 맛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광고

불의 기억과 물의 위로

축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안계미술관에서도 이어졌다. 안계미술관에서는 2026년 10월 20일부터 10월 24일까지 작품전 ‘불의 기억, 물의 위로’가 열렸다.

전시는 의성술래길 투어 코스와 연계됐다. 관람객들은 지역 술과 농경문화를 따라 이동한 뒤 작품을 통해 안계평야와 그곳에서 이어진 삶의 모습을 바라봤다. 같은 지역의 풍경과 기억이 술과 음식에서는 생활문화로, 미술관에서는 작품으로 표현됐다.

술과 농경문화를 따라가던 여정이 미술 작품으로 이어지면서 안계의 풍경과 주민들의 기억을 다른 시선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서는 축제장의 활기와는 다른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안계미술관 옆 웰컴센터 쌀롱에서는 ‘찾아보는 새로운 여행’을 주제로 작은 전시도 진행됐다. 이 공간은 잊혀 가는 농경문화를 돌아보고, 이를 의성술래길이라는 여행 콘텐츠로 풀어낸 의미를 소개했다.

전시장에는 의성을 대표하는 술인 할매막걸리를 비롯해 여러 지역 술도 전시됐다. 관람객들은 실제 시음 행사에서 만난 술을 전시 공간에서 다시 살펴보며 의성술래길이 농업과 양조, 여행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고향에서 다시 만난 예술인들

안계플랫폼에서는 고향사랑예술제도 함께 열렸다. 예술제는 ‘다시 고향에서, 서로 다른 현재가 만나는 자리’를 주제로 마련됐으며, 전시 기간은 2026년 10월 24일부터 11월 14일까지다. 전시 장소는 안계행복플랫폼 2층이다.

이번 작품전은 의성을 고향으로 둔 예술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 온 작업을 가지고 다시 고향에 모이는 자리로 구성됐다. 같은 고향에서 출발했지만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작업해 온 예술인들의 현재가 한 전시 공간에서 만났다.

고향은 누군가에게 떠나온 장소인 동시에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의미로 해석되는 삶의 바탕이기도 하다. 고향사랑예술제는 이러한 고향의 의미를 작품으로 보여주며 의성과 예술인의 관계를 조명했다.

관람객들은 서로 다른 작품을 차례로 살펴보며 예술인들이 기억하는 의성과 현재의 작업을 함께 마주했다. 지역 술과 전통시장 먹거리를 중심으로 활기가 이어진 1층과 달리, 2층 전시장에서는 작품을 천천히 감상하는 차분한 흐름이 이어졌다.

맛과 문화가 연결된 안계의 하루

의성술래길축제와 안계야놀자, 고향사랑예술제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행사였지만 안계면이라는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의성의 로컬 술은 안계평야의 농업과 양조문화를 전했고, 안계전통시장의 먹거리는 주민들의 생활과 시장의 정취를 보여줬다. 미술 전시와 영화, 체험 프로그램은 지역의 기억과 문화를 보다 폭넓게 살펴보게 했다.

한 잔의 술에서 시작된 축제는 음식과 사람, 시장과 예술, 마을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방문객들은 안계플랫폼과 전통시장, 안계미술관, 웰컴센터 쌀롱을 오가며 각 프로그램을 관람하고 체험했다.

각 공간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의성을 드러냈다. 시음 부스에서는 지역 농산물로 만든 술이 소개됐고, 먹거리 장터에서는 전통시장 점포들이 음식을 내놓았다. 미술관과 전시장에서는 안계평야의 삶과 고향에 대한 기억이 작품으로 펼쳐졌다.

2027년에도 행사가 준비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축제는 의성의 술과 먹거리, 농경문화와 예술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안계면의 지역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의성의 맛과 멋, 고향의 이야기가 한데 모인 안계의 하루는 지역 자원이 하나의 여행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선명하게 전했다.

안계에 모인 의성의 맛과 예술
안계에 모인 의성의 맛과 예술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